생명공학·로봇이 원하는 新스타트업 생태계

마치 사람이 그렇듯 기업도 생애 주기가 있다.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는 발전 단계를 갖는 건 물론이다. 이 과정에서 인큐베이터나 액셀러레이터, 코워킹스페이스 같은 조직이 스타트업 같은 초기 기업 성장을 돕는 도우미로 나선다. 에어비앤비나 드롭박스, 우버처럼 덜 자본집약적인 소프트웨어나 앱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에게 이들은 효과적인 자양분이 됐다.

하지만 로봇공학이나 생물의학 같은 분야에선 이런 전통적인 스타트업 지원 조직이 처리할 수 없는 수많은 장애물이 있다. 이 분야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생태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로 등장한 새로운 스타트업 지원 시스템이 바로 스타트업 에스컬레이터다. 스타트업 에스컬레이터는 차세대 혁신 공간을 말한다. 또 앞서 소개한 분야를 타깃으로 한다는 점도 특징 가운데 하나. 이 분야는 기술 개발 기간이 길고 프로토타이핑과 테스트에는 고가의 전문 장비가 필요하다. 전형적인 VC 펀딩을 받은 스타트업보다 시장 진입 속도가 훨씬 더 오래 걸리는 것.

그 탓에 신소재를 개발하거나 로봇공학, 생물의학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은 기존 인큐베이터나 액셀러레이터로는 효과가 떨어지는 ‘터프테크’ 분야로 분류된다. 하지만 스타트업 에스컬레이터는 아예 특수 장비와 실험실은 물론 공동 작업 공간과 멘토, 투자자와 특수 지원이 가능한 가상 네트워크까지 제공해 터프테크 분야의 요구를 해소한다.

스타트업 에스컬레이터가 갖춰야 할 조건은 이렇다. 업계 중심이어야 하며 프로그램은 지속 기간이 고정되어 있지 않아야 한다는 것. 또 앞서 밝혔듯 특수 장비와 인프라를 제공하고 임대료나 멤버십 기반 모델을 채택해야 한다. 전문 투자자와 기업 제휴사, 서비스 제공사 등을 이어주는 네트워크 유치는 물론이다.

에스컬레이터라는 말 자체에서 알 수 있듯 단계별로 하나씩 올라갈 준비가 될 때마다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트업 에스컬레이터는 터프테크 스타트업이 제품이나 시장 검증 단계를 넘어 상용화와 고용, 수익 창출에 이르기까지 자금을 확보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중에서도 이런 스타트업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는 고도로 전문화된 고가 장비 사용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로봇공학을 예로 들면 가공 설비와 장비, 3D프린터와 전자 실험실, 테스트 도구 같은 게 필요하다. 하지만 고가인 탓에 스타트업 입장에선 조달을 생각하기 어렵다. 설사 자금을 조달할 수 있더라도 이렇게 값비싼 물리적 자산 매입보다는 그 돈으로 좋은 인재를 고용하고 프로토타입 생산, 고객 유치에 이용하는 편이 좋다. 스타트업 에스컬레이터는 기존 모델이 제공하지 못하던 가치를 더해줄 수 있다.

물론 지금까지 구축된 스타트업 생태계가 모든 스타트업 형태를 지원할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자본집약적이고 긴 시간을 요구하는 터프테크 기업에겐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이제 이런 간극을 줄일 필요가 있다. 로봇공학이나 생물의학 같은 기술은 이런 어려움이 있지만 기술 발전으로 인한 인류의 삶이 향상될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동시에 투자자에겐 상당한 수익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

마이애미 캠브리지의 랩 센트럴(Lab Central) 같은 곳은 성공적인 스타트업 에스컬레이터 중 하나로 꼽힌다. 생물의학 스타트업에 초점을 맞춰 코워킹스페이스와 실험실을 제공한다. 마이애미 소머빌에 위치한 그린타운 랩(Greentown Labs)도 마찬가지. 청정에너지 관련 설비와 테스트 시설을 제공한다. 최근 나온 MIT 지원 조직인 엔진(The Engine) 역시 자본집약적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과 투자 모델의 필요성을 잘 보여준다.

스타트업 에스컬레이터가 지속적인 견인력을 가져가려면 인큐베이터나 액셀러레이터, 코워킹스페이스 같은 기존 생태계가 지닌 장점을 통합, 제공하는 동시에 전통 방식으론 제공하지 못하는 가치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 로봇공학과 생물의학 같은 분야가 지닌 잠재력을 실현하려면 스타트업 에스컬레이터가 앞으로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건 분명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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