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못생긴 과일·채소를 금맥으로

풀하베스트(Full Harvest)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스타트업으로 전 오가닉 애비뉴(Organic Avenue)의 사업 개발 책임자였던 크리스틴 모슬리(Christine Moseley)가 설립했다. 이 기업은 매장에서 팔기에는 조금 부족한 과일이나 채소를 원하는 식료품 제조업자에게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농장에서 과일이나 채소가 버려지는 걸 막아주는 셈이다.

설립자인 모슬리는 어떻게 하면 유기농 식품을 저렴한 가격에 확보할지 고민해왔다. 또 곧바로 주스로 만들 과일이나 채소를 꼭 신선한 것으로만 구입하는 것에도 의문을 품었다. 그가 다니던 오가닉 애비뉴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높은 가격에 매입했지만 그 덕(?)에 탄생한 건강한 주소 가격은 10달러를 훌쩍 넘겼다.

그는 로메인 상추 농장에 직접 갔다가 농부가 상점에서 판매할 수 있는 완벽한 상추를 뺀 나머지를 모두 버리는 광경을 보게 됐다. 지난 몇 년간 버려지는 음식물에 대한 관심은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2014년 UN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매년 생산되는 식량 중 무려 3분의 1이 낭비되고 있다. 이 가운데 4분의 1만 절약해도 전 세계에서 굶주린 사람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이 보고서는 또 낭비 식량 대부분은 농장 단계에서 버려진다고 지적했다. 풀하베스트가 시작된 이유다.

UN 보고서 뿐 아니라 풀하베스트 같은 기업이 등장하면서 영국 세인스버리, 테스코는 물론 미국 내 일부 식료품 시장에서도 제한된 양이지만 비틀어진 당근이나 쌍둥이 딸기, 울퉁불퉁한 감자를 팔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식료품점 외형 기준에 맞지 않아 농장에서 버려지는 과일이나 채소는 20∼40%라고 한다.

모슬리는 이렇게 버림받는 못생긴 과일이나 채소를 주스, 비누, 소스, 유아식, 냉동식품, 애완동물 식품 등을 만드는 기업과 손잡고 개척하면 곧바로 큰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고 봤다. 이렇게 버려지는 과일이나 채소를 이용하려는 움직임에는 비영리단체인 BFB(Borderlands Food Bank)를 비롯해 수많은 테크 스타트업이 함께 하고 있기도 하다.

풀하베스트는 최근 200만 달러(한화 22억 원대)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와이어프레임벤처스(Wireframe Ventures), BBG벤처스(BBG Ventures), 얼리임팩트벤처스(Early Impact Ventures), 임팩트엔진(Impact Engine), 래디클(Radicle), 아스티아(Astia), 조앤 윌슨(Joanne Wilson) 등이 참여했다. 래디클 CEO인 릭 해리(Rick Haney)는 “풀하베스트가 농부와 판매자, 구매자를 더 많이 확보한다면 알리바바나 아마존 프라임, 렌트더런웨이처럼 다른 시장에서 볼 수 있는 네트워크 효과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풀하베스트는 이번 투자 유치로 확보한 자금을 자사 플랫폼 기능 개선, 인력 충원에 쓸 계획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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