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 글로벌 유니콘을 찾습니다”

지난해 11월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에 새로 부임한 주영범 센터장은 2013년 KT위즈를 창단하고 이후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 창조사업본부장으로 합류해 조직 기틀을 다지기도 한 전문가다. 주 센터장이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의 특화 분야로 지목한 건 “스마트시티와 스마트물류, 스마트 에너지” 3가지다. 그는 “올해 이 분야 스타트업 60개를 육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한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건 미래도시 혁신기술 공모전. 지난 4월부터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찾겠다는 목표로 개최한 것이다. 주 센터장은 공모전을 시작한 이유로 스마트시티 분야에 기회가 많다고 봤다고 말한다. “영국 레벨39나 중국 청두시를 가봐도 스마트시티 분야를 성장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정부와 엑셀러레이터 지원 하에 수많은 스타트업이 스마트시티 분야 사업을 시작하고 있는 거죠.”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역시 스마트시티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트업 발굴을 목표로 공모전을 개최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주영범 센터장

주 센터장이 눈여겨보는 분야는 그의 표현을 빌리면 “사람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는 기술”이다. 도심에 무인 자율주행차가 늘어날수록 운전자나 보행자 안전도 반드시 함께 확보해야 한다는 것.

그는 “재난이나 범죄 같은 것에서 시민이 안전할 수 있냐도 중요한 문제”라고 설명한다. “요즘 중부권은 국가 재난이라고 할 만큼 미세먼지로 고통 받고 있잖아요. 당장 막으려면 개인이 마스크를 쓰는 방법 밖에 없어요.” 주 센터장은 결국 대기 상태를 미리 확인하고 건물 외벽 등을 제어해 도시 전체가 미세먼지에 대응하는 공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사람 중심 스마트시티라고 강조한다.

그는 스타트업을 두고 “앙트러프러너십(Entrepreneurship. 기업가정신)을 갖춘 자들의 아주 놀라운 시도”라고 말한다. 공모전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기업 역시 이런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곳이었으면 한다는 것. 주 센터장은 또 궁극적으론 스타트업이 글로벌 유니콘이 되어달라고 주문한다. 적당한 선에서 만족하지 말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이름을 떨쳐 국가 성장 동력에 불을 붙여주겠다는 야망을 품은 스타트업이면 좋겠다는 것.

미래도시 혁신기술 공모전에는 총상금만 1억 원이 걸려 있다. 하지만 주 센터장은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가 단순 상금 외에도 스타트업에게 지원할 부가적인 걸 많이 준비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니 공모전을 통해 단순히 상금만 타는 게 아니라 해당 분야에서 끝장을 볼 기업가가 있다면 공모전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라는 것. 그런데 주 센터장이 말한 ‘스마트업에 지원해줄 부가적인 것’이 어떤 의미일까.

“먼저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할 겁니다.”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를 포함해 전국에 위치한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대기업 컨소시엄으로 이뤄져 있다. 대기업은 사실 스스로 혁신하기 쉽지 않다. 의사 결정 단계가 복잡하고 내부 자원을 집중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 주 센터장은 “발굴한 스타트업이 대기업의 파트너이자 오픈 이노베이션 기업이 될 수 있게 연결고리를 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 발굴한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도 돕겠다고 강조했다.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는 중국 진출의 전초기지 격이다. 이미 북경과 상해, 위해, 청두 4곳에 전초기지를 구축한 상태.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좋은 스타트업이나 이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스타트업이라면 전초기지로 보내 트레이닝을 받게 하고 사업 파트너나 투자자와 만날 수 있게 돕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형제 센터인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와 MOU를 체결해 40개가 넘는 보육 공간도 확보했다. 덕분에 분당과 서초동, 우면동 보육 공간도 활용할 수 있다. 기업 특정에 따라 보육 공간을 배정할 계획이라는 얘기다.

물론 이번 행사가 스타트업만 대상으로 한 건 아니다.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는 공모전 모집 대상에서 스타트업 뿐 아니라 인천 관내에 있는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도 포함시켰다. 왜 그랬냐고 물으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것보다 창업에 관심을 가지는 학생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답이 돌아온다.

“학생은 국가의 바로미터죠. 무궁무진하고 유연하게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번 공모전을 통해서 인천 관내에 있는 학생들이 자신이 보유한 아이디어를 마음껏 표출했으면 좋겠어요.”

물론 주 센터장 표현을 빌리자면 학생에게 본업을 다 때려치우고 창업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리더가 되기 위한 충분한 소양을 쌓길 바라는 마음이라는 것. “지금이 아니라 미래를 봐서 학생들의 잠자던 기업가정신을 깨우는 게 바로 이번 공모전의 역할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속된 말로 맛보기만 보여주자는 것이다. 이번 공모전 경험이 창업에 도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것이다.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는 올해 크게 3가지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미 발굴한 94개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돕는 공공 엑셀러레이터 역할을 하는 게 첫째 목표. 다음은 스마트 물류와 스마트 에너지, 스마트시티 등 분야별로 20개, 모두 60개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게 두 번째 목표다. 마지막 목표는 시장에서 가능성을 확인했고 어느 정도 성과를 서둔 소수 스타트업을 추려서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의 역량을 총동원해 지원하는 것이다. “시리즈A 라운드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투자를 받을 수 있게 돕고 중국에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말하면 파트너를 구해주는 등 한 번 해봐하고 던지는 게 아니라 끝까지 붙잡고 끌고 가겠습니다.”

한편 미래도시 혁신기술 공모전은 4월 1일부터 5월 12일까지 접수를 받고 이 중 7개 팀 내외를 선발할 예정이다. 공모 분야는 스마트시티나 에너지 분야이며 예비창업자나 창업 7낸 이내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사업화 분야 외에 앞서 밝혔듯 인천 관내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아이디어 분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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