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ve me alone…’포즈팟’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지만 가끔은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데 가끔이라 부르는 상황이 때론 의외의 장소라면 때론 문제가 되곤 한다.

포즈팟(Pause Pod)은 일종의 휴대용 개인 텐트다.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아 어디서든 펼쳐 ‘나만의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스웨덴 사람들은 왜 피곤하지 않을까>라는 책에는 스마트기기를 멀리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야 말로 현대인의 피로를 줄일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마치 국정교과서처럼) 말한다.

“상사의 갈굼에 굴하지 않고 오늘도 난 포즈팟 속에 들어가 음악에 몸을 맡긴다. 음악은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니까…”

포즈팟은 아예 대놓고 ‘스트레스 받고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고 외친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선 전적으로 동의한다. 마음대로 안되는 게 문제지만.

포즈팟을 이용하는 건 생각보다 쉽다. 텐트 안으로 들어가서 모든 전자기기를 동떨어진 채 피곤에 찌든 몸을 충전하면서 자연스럽게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 그냥 다 끄고 자면 된다. 실험을 통해 밝혀진 결과에 따르면 15분간의 낮잠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한다.

“Namasute…”

자연에서의 재충전은 훨씬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 항상 내 손에 쥐여 있는 문명의 이기는 옛날 이통사 광고 카피처럼  ’또다른 세상을 만날 땐 잠시 꺼둬도 된다’ 귀마개와 안대가 일체형으로 된 미니포즈를 사용하면 보다 수면에 집중할 수 있다. 단점은 바깥에서 무슨일이 일어나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굳이 잠을 청하지 않더라도 LED 전등을 켠채 책을 읽고 명상 같은 오롯이 나만의 시간으로 쓰거나 편히 누워 천정의 별을 보며 멍 때리기를 할 수 있다. 좀더 시간이 허락된다면 태블릿을 매달아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잉여스럽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포즈팟에선 모두 허락된다. 물론 따로 구매해야 하는 제품이다.

저 광경을 상사에게 걸린다면… R.I.P.

포즈팟은 하늘로 던지면 한번에 펴지는 원터치 형태의 텐트다. 무게는 2kg 정도로 높이 120cm에 눕기 위한 별도 공간을 펼치면 220cm까지 바닥이 늘어난다. 보다 안락한 실내 공간을 위해 텐트 천은 빛이 잘 투과하지 못하는 암막천이고 바닥에는 폭신한 요가메트가 들어갈 정도의 폭이다. 원활한 환기를 위해 위아래 통풍구 역시 뚫려 있다.

마지막은 포즈앱이다. 이름처럼 스마트폰의 모든 기능을 일시정지 시킨다. 잠시 멈출 수 있는 시간은 전적으로 사용자의 의지와 용기에 달려있다. 60초부터 5분, 10분, 15분, 20분 중에서 고르면 된다. 사무실 한복판에 포즈팟을 당당히 펼칠 수 있다는 가정 하에서 말이다.

현재 킥스타터를 통해 99달러에 펀딩중이며 LED 전등 같은 아이템을 추가할 때마다 25달러씩 가격이 올라간다. 예상 배송일은 올해 10월.

이렇게 멀쩡한 사람들이 이토록 현실감 떨어지는 기괴한 제품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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