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보험, 그것이 궁금하다

4대보험이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직원을 고용하면 뭔가 가입해야 하는 것 같긴 한데 4개나 된다니 복잡하고 어렵다는 생각부터 덜컥 든다.

4대보험이란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4가지를 의미한다. 모두 사회보장 목적이 있어 가입을 강제하고 있다. 직장을 다녀본 경험이 있다면 월급날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세금, 여러 공제항목이 차감된 후 잔액만 통장에 입금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공제항목이 바로 4대보험이다. 근로자가 1인 이상 사업자라면 4대보험 가입은 의무다.

그런데 4대보험은 직원만 부담하는 게 아니다. 사업주 입장에서도 직원을 고용하면 급여 중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4대보험료를 부담하게 된다.

구분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합계 처리
사업주 4.5 3.26 0.9 0.7 9.36 사업주 추가 부담
근로자 4.5 3.26 0.65 8.41 급여에서 차감

※ 단위 : %

예상보다 인건비가 부담될 수 있다=정확하게는 비과세소득이나 수당 같은 걸 따져보고 기준소득과 보수월액을 산출, 위 표에서 제시한 비율을 적용해야 한다. 하지만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가 큰 틀에서 대략적인 개념을 세울 수 있게 최대한 단순하게 설명해보겠다.

예를 들어 스타트업을 창업한 대표이사가 엔지니어를 고용, 월 급여 200만 원을 지급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4대보험을 포함하면 월 219만 원(200만원+200만원×9.36%)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 급여 외에 보험료 19만 원을 다음달 10일까지 회사가 4대보험 공단에 납부하게 된다.

또 근로자 입장에선 200만 원을 받는 게 아니다. 소득세도 내겠지만 소득세 외에도 17만 원(200만 원×8.41%)가 세금처럼 차감되고 잔액만 받게 된다.

이번에는 1년간 회사가 부담하는 비용을 계산해본다. 1년 이상 근무한 직원에게는 1개월 급여에 상당하는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발생한다. 월 급여 200만 원을 적용하면 사업주 입장에서 발생하는 연간 비용 부담은 연봉 2,400만 원, 퇴직금 200만 원, 4대보험 225만 원(연봉의 9.36%)을 합해 2,825만 원이 된다.

그 밖에 회식비와 간식비 등 각종 복지성 비용을 감안하면 연간 3,000만 원 가량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스타트업을 준비한다면 생각보다 인건비 부담이 클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4대보험을 내지 않을 방법이 있을까?=4대보험은 의무 적용 사항인 만큼 국가 지원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회사라면 4대보험을 내지 않을 방법은 없다. 만일 국세청에 직원 급여 신고를 했지만 4대보험을 공단에 신고하지 않았다면 국세청과 4대보험 공단 데이터 불일치가 발생, 과태료 등 추징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그런데 근로계약이 아닌 프리랜서 계약을 한다면 프리랜서에게 지급하는 보수는 4대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프리랜서가 월 200만 원을 받게 됐다면 실제 지급일에는 프리랜서의 사업소득세 3.3%만 차감한 193만 원을 지급하게 되며 회사의 추가 부담은 없다.

그렇다면 4대보험을 내지 않겠다고 근로자를 프리랜서 계약으로 돌려놓으면 되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근로자와 프리랜서의 차이는 계약의 형식상 문제가 아니다. 계약의 실질에 따라 판단해야 할 문제인 것. 예를 들어 급여가 고정되어 있고 매일 출근해서 일정시간 근무하며 대표이사 지휘나 감독을 받는다면 이들을 프리랜서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4대보험 관련 지원 제도는?=먼저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 사업. 근로자 수가 10명 미만인 개입이나 법인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 중 월 평균 보수가 140만 원 미만이라면 해당 근로자에 대해 기업과 개인이 부담하는 국민연금과 고용보험을 60%까지 국가가 지원해주는 제도다.

예를 들어 월 평균 보수가 135만 원인 근로자를 신규 채용한다면 지원 내역은 이렇다. 더 구체적인 내용은 두루누리 사회보험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구분 보험료 총액 사업주 지원액 근로자 지원액 지원액 합계 납부할 보험료
국민연금 121,500 36,450 36,450 72,900 48,600
고용보험 20,925 7,290 5,265 12,555 8,370

※ 단위 : 원

다음은 국민연금 납부 예외 신청. 사업 중단이나 실직, 재해, 사고 등 국민연금을 납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납부 예외를 신청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타트업 초기 대표자를 포함한 설립 멤버가 급여를 가져가지 못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을 내라고 공단에서 고지서가 날아왔다면 납부 예외 신청을 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보통 6개월간 국민연금 납부를 면제받을 수 있다.

특수 상황에서의 4대보험 처리=먼저 일용근로자나 시간제 근로자 등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한 경우. 근로시간이 월 60시간 이상, 1개월 이상 근로 계약이라면 필수적으로 4대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월 60시간 미만 초단기 아르바이트생이라면 산재보험만 납부하면 된다. 사례별로 판정 기준을 구체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는 만큼 실제 사례가 발생하면 공단에 문의하거나 담당 회계사, 노무사 등 전문가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대표자 적용 여부. 법인 대표이사나 개인사업자 대표라면 4대보험 중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2가지는 가입 대상이다. 고용보험은 선택 사항, 산재보험은 가입 대상이 아니다. 고용보험은 근로자 고용에 대한 사회보장적 성격을 갖고 있다. 산재보험 역시 산업재해를 입은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다.

다음은 직장을 다니며 4대보험을 납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창업할 때. 앞서 밝혔듯 4대보험은 근로자가 1인 이상 존재하는 사업장에선 필수다. 따라서 창업자 혼자 사업을 한다면 국민연금 등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직원을 고용하게 되면 대표자가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다니고 있는 직장과 사업장에서 이중으로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을 납부하게 된다. 물론 고용한 직원에 대해선 4대보험을 당연히 납부해야 한다.

4대보험 관련 실무의 수행 주체=혼자 혹은 마음에 맞는 몇 명이 모여 창업을 하고 비즈니스를 만들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마당에 4대보험 같은 것까지 신경 쓸 여력이 있을까. 미국 창업자에게 차고 창업(Garage Startup)이 보편화되어 있듯 요즘 국내에선 코워킹스페이스 창업이 대세인 듯하다. 최근 필자는 현대카드가 운영하는 코워킹스페이스인 스튜디오블랙을 방문한 적이 있다. 월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다양한 공간을 활용할 수 있고 네트워킹도 가능하다. 외로운 차고 창업보단 백배 나아 보였다.

물론 코워킹스페이스에서 밤새 일하는 창업자가 집중해야 할 부분이 4대보험은 아니다. 엄밀하게 보면 4대보험과 관련한 업무는 인사담당자 역할이다. 하지만 스타트업처럼 경영 지원 인력이 부족한 경우 보통 기장 대리 업무를 수행하는 회계법인이나 세무회계사무소 등이 기장대리수수료에 포함해 대행해준다. 직원을 채용하면 인적사항과 연봉, 입사일자 등을 회계법인 등에 알려주면 되는 것. 만일 기장 대리를 하고 있지 않아 직접 처리한다면 국가가 운영하는 4대보험 통합 서비스를 통해 처리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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