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 출신 CEO, 직접 코딩에 뛰어든 사연

프랑스 스타트업인 라깝슐(La Capsule) 공동창업자이자 CEO를 맡고 있는 마흘렌(MARLENE)은 오래 전부터 창업에 대한 열망을 간직해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프랑스 내 명문 경영 학교인 에드헥 비즈니스 스쿨(Edhec Business School)을 졸업할 당시만 해도 창업 분위기가 무르익은 시기가 아니었다고 말한다. 갓 졸업한 청년은 스타트업보다는 다국적 대기업 입사를 원했다는 것. 이런 이유로 당시엔 그도 창업에 뛰어들 엄두를 감히 내지 못했다. 결국 여러 IT 기업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창업 바이러스’에 다시 걸렸고 결국은 뛰어들게 된 것이다.

마흘렌은 인테리어 디자인 분야 웹서비스에서 아이템을 찾았다. 서비스와 예산을 장악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웹 에이전시에 서비스 개발을 의뢰할 생각이었지만 구체적인 과업 지시서를 작성해야 했다. 그는 이 단계에서 여러 옵션과 버전을 테스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린스타트업 모드, 그러니까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빠르게 최소 기능을 만든 다음 고객 반응을 바탕으로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유연성을 지키면서 시장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싶었던 게 이유다. 고객 피드백에 따라 사이트를 최적화하고 서비스를 개선하려는 것.

출처 GettyImages

하지만 웹서비스를 개발할 때 필요한 이런 개선 사항을 외주에 맡기면 가격이 비싸고 시간도 많이 잡아먹는다. 구체적인 수준으로 과업 지시서를 재작성해야 할 뿐 아니라 정량적이라고 보기 힘든 추가 비용까지 들여야 했다. 마흘렌은 이런 부분이 이상적인 솔루션이라고 할 수 없다고 봤고 결국 개발자를 영입할 결심을 하게 된다.

◇ 개발자 찾다가 김빠진 기분=이렇게 당시 그는 개발자를 찾는 게 마땅한 해결책이라고 믿었다. CTO라는 좋은 기술 동업자를 찾으면 돈 들이지 않고도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 뿐 아니라 동업자를 얻는다는 건 함께 프로젝트에 관해 아이디어와 관점을 나눌 사람을 얻는 것으로 여긴 것이다.

하지만 여러 개발자를 찾아 헤매기 시작한 지 머지않아 그는 자신이 웹사이트나 모바일앱을 코딩할 줄도 모르면서 그들의 역량을 가늠해야 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는 걸 느꼈다. 그는 비로소 스스로 서비스를 제어하고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한 기술적 도구를 갖추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직접 코딩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이전에도 마케팅 책임자로 일하던 당시부터 이런 마음이 들긴 했다고 고백한다. 개발자 사이에서 무장 해제된 느낌을 느낀 게 한두 번이 아니었던 것이다. 개방형 온라인 강좌(MOOCs, Massive Open Online Courses)를 이용하기로 결심했지만 일정 리듬을 유지하면서 끝까지 혼자 독파하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CTO를 만나 이 강좌를 완강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 도움이나 지원 없이 무크로 학습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집념을 갖고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하지 않으면 안 되더라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교사를 둔다는 게 얼마나 효율적인지 느꼈다고 한다.

◇ 코딩 배우기는 가장 잘 한 일 중 하나=그는 코딩 학습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였지만 전혀 후회가 없다고 말한다. 결과적으로 직접 웹사이트를 코딩할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개발자와의 의사소통에서도 더 신뢰성을 갖출 수 있는 새로운 경쟁력을 얻게 됐다. 그는 경험이 쌓이자 사이트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을 뿐 아니라 혼자 관리하는 수준이 됐다. 2년 동안 즐겁게 이 일을 주체적으로 소화했고 마케팅이나 홍보 예산을 아낄 수 있었다.

코딩을 배운다는 건 시간과 개인 투자를 요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한 결정 중 가장 잘한 일이라고 단언한다. 열정적인 이 세계를 경험했을 뿐 아니라 지금 훨씬 자율적이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글은 마흘렌 (MARLENE)가 자신의 미디엄에 올린 글을 바벨탑이 번역, 소개한 것이다. 바벨탑은 통역번역대학원 출신 전문 번역사로 이뤄진 번역 스타트업이다. 전문성 뿐 아니라 전문 분야별로 특화되어 있다는 게 특징이다. 해당 기사의 번역 원본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