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화 잰걸음 위챗 ‘알리바바 질주에 제동’

[Weekly China] 위챗이 공중계정 콘텐츠 중간에 커머스 광고를 삽입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중국 음식배달 O2O 서비스인 바이두 와이마이는 알리바바가 투자한 업계 1위 업체 어러머(饿了么)에 인수된다.

커머스에 속도 내는 위챗=위챗(微信·Wechat)이 공중계정에서 사용자에게 보내는 콘텐츠 중간에 광고를 삽입하는 기능을 오픈했다. 사용자가 콘텐츠를 읽는 도중에 구매 페이지로 자연스럽게 연결하도록 개선한 것이다. 이전에는 콘텐츠 구독 환경을 해치지 않는 범위인 상단과 하단에만 광고 배너를 넣을 수 있었다.

재밌는 것은 광고에서 링크하는 페이지가 티몰, JD 등 외부 이커머스 플랫폼이 아니라 위챗 내 애플릿(小程序, 샤오청쉬)이란 점이다. 사용자가 위챗 제공 콘텐츠로 정보를 얻은 후 구매 등의 활동을 위해 외부로 이탈하는 것을 방지한다.

위챗 공중계정을 팔로우한 사용자는 각 브랜드나 기업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를 구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뷰티 브랜드는 팔로우한 사용자에게 제품 소개, 메이크업 팁, 할인 광고 등의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제공한다. 이런 콘텐츠 중간에 광고 배너를 삽입하도록 허용한 것인데, 관심 있는 영역을 직접 선택한 사용자에게 노출하므로 구매 전환을 비롯해 광고 효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위챗은 현재 일부 유력 공중계정에만 기능을 오픈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광고를 삽입할 수 있는 상품군은 패션, 화장품, 전자제품, 유아용품, 식품, 여행, 교육 등 이커머스 영역 대부분을 포함한다. 정식 오픈 후 다양한 브랜드가 활발히 사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콘텐츠 중간 광고 기능은 위챗이 알리바바와 같은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을 이기기 위한 전략 중 하나다. 구독 콘텐츠나 검색을 통해 상품 정보를 얻은 사용자가 애플릿을 활용해 구매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것이다.

곧 출시 예정인 “상품 검색(商品搜索)” 서비스도 그 일환이다. 사용자의 능동적인 활동인 검색이 구매로 이어질 수 있게 하는 것. 위챗 내 검색창인 소우이소우(搜一搜)에 상품 관련 키워드를 입력하면 애플릿에서 결과를 보여주거나 구매할 수 있게 안내한다. 위챗의 전략은 간단하다. 사용자의 니즈를 건드려 구매로 연결한다. 그리고 그 모든 생태계가 위챗 내에서 이루어지게 한다.

1위 음식배달 O2O 어러머, 바이두 와이마이 인수 임박=바이두의 음식배달 O2O 서비스인 바이두 와이마이(百度外卖)가 업계 1위 업체 어러머에 인수될 것으로 보인다. 어러머는 알리바바 및 알리바바그룹의 금융 계열사 앤트파이낸셜이 투자한 회사다. 중국 언론 제일재경(第一财经)은 이번 주 내 인수 사실이 공표될 거라 보도했다.

2015년 7월에 출시된 바이두 와이마이는 적자를 면치 못하며 만년 3위에 머물렀다. 시장분석기관마다 1, 2위가 바뀌긴 하지만 올해 5월 트러스트데이터 1분기 통계 기준 중국 음식배달 앱의 시장점유율은 어러머가 36.5%로 1위, 메이퇀 와이마이(美团)가 2위(33%), 바이두 와이마이가 점유율 17.3%를 기록했다.

그동안 바이두 와이마이에 대한 매각 혹은 합병설은 계속 대두됐다. 연평균 30%를 넘던 바이두 매출이 지난해 6%대로 떨어지며 하락세를 보인 데엔 바이두 와이마이의 부진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바이두는 올해 2분기에 와이마이에 대한 보조금을 축소해 판관비를 줄임으로써 전년 대비 영업이익률을 4.5%p 올리기도 했다.

바이두 와이마이는 대규모 배달 인력을 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사용자는 음식배달 O2O 서비스를 이용하며 다양한 지역의 음식을 빠르게 배달받기를 원한다. 바이두 와이마이는 서비스 질을 높이고 배달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주요 도시 90여 곳에 거점을 두고 2만 명이 넘는 배달 인력을 고용했지만, 경쟁업체에 밀리면서 비효율적인 체계로 들어섰다. 실제로 중국 주요 길거리에선 주문을 기다리며 시간을 때우는 배달기사를 종종 볼 수 있다.

지난 2분기 재정보고에서 바이두 CEO 리엔홍(李彦宏)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핵심 업무를 재편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두는 최근 2년 반 동안 인공지능 분야에 200억 위안(한화 약 3조4천억 원)을 꾸준히 투자해왔다. 바이두가 O2O 서비스를 과감히 포기하고 향후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한 검색엔진, 모바일 광고 개발 등에 집중하지 않겠냐는 추측이 나온다.

어러머가 바이두 와이마이를 인수해 덩치를 키우면 업계 2위 메이퇀과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 중국 음식배달 O2O 시장이 양분될지, 어러머 독주체제로 갈지는 메이퇀이 어떤 전략을 세우느냐에 달렸다. 다만 어러머와 바이두 양사가 1년간 독립 운영을 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바이두 와이마이 서비스는 당분간 지속한다.

위클리 차이나는 중국 마케팅 전문 기업인 투에이비가 제공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한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중국 관련 소식도 매주 제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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