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창업자 지원 늘어야 할 이유

“국내에서 여성이 사업을 하기에는 아직 많은 것이 부족하다.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여성 기업의 역할은 과거보다 커졌지만 그에 상응하는 지원과 환경 조성은 아직 많이 미흡한 상태다.” 한국여성벤처협회 윤소라 회장은 여성 기업인의 경제활동을 촉진하고 여성 벤처 활성화를 위한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여성벤처협회에 등록된 여성벤처 기업은 1,200개를 넘어섰다. 19년 전 10명 내외 여성 창업자가 모여 여성벤처인의 권리 신장 위한 협회를 설립한 이래로 여성창업자 수는 매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하지만 여성벤처협회에 따르면 여성 벤처 지원 환경과 인식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제주에서 개최된 벤처써머포럼에 참석한 여성벤처협회의 윤소라 회장과 협회 임원진을 만나 여성 창업의 어려움과 여성창업 활성화를 위한 여성벤처협회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이들은 “여성 창업자가 사업을 진행하면서 경험하는 어려움은 모두 인적 네트워크 부족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입을 모았다. 여성창업자는 상대적으로 사회 경험이 적고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등으로 출발 시점 부터 남성 벤처인보다 여러 면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성벤처기업 비중이 2007년 3.5%에서 지난해 8.7%로 상승했다고는 하지만 남성 벤처인이 90% 이상을 주도하는 환경에서 여성 벤처인이 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다. 벤처 투자 시장에서도 여성 심사역은 찾아보기 어렵다. 네트워크와 커뮤니케이션이 핵심인 투자 시장 역시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어 여성벤처인이 동등한 위치에서 평가 받기 위해서는 배의 노력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성 벤처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정책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경우도 있다. 공공기관에서 진행하는 사업에는 여성 할당제가 있어 반드시 사업 발주 물량의 5%는 여성벤처에 할당해야한다. 취지는 여성기업인의 매출 신장과 판로 확대지만 실제는 감사 과정에서 부정적인 시각들이 존재해 공공 기관이 여성벤처를 꺼리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한다.

윤 회장은 “과거 여성들은 현모양처, 신사임당처럼 살아오도록 교육받았지만 과감하게 창업에 도전해 일자리 창출 및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여성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어려운 길을 선택한 여성 벤처인을 위한 지원이 더욱 늘어나고 여성기업 친화적인 환경이 마련돼 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여성 벤처 활성화 명목으로 매년 약 6억 원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는 회원사가 600개였던 7년 전과 동일한 금액으로 지원 규모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 벤처인에게 특혜를 달라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남성 벤처인들과 동등한 출발선에서 창업을 시작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도 젊은 여성 벤처인은 매해 큰 수치로 증가하고 있다. 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스타트업까지 합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여성벤처기업협회 회원사 1200개 중 약 200여개 회사는 스타트업이라고 불릴 수 있는 신생 기업들이다. 대표의 연령도 20~30대로 협회 평균 연령보다 젊다. 창업을 이제 막 시작한 이들을 위해 여성벤처협회는 청년미래성장위원회 발족하고 중장년 여성벤처인이 경험했던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돕고 있다.

윤 회장은 “최근엔 창업에 관한 정보가 많다고는 하지만 정말 이들에게 필요한 정보는 없다” 고 말했다. 신생기업에게 진짜 필요한 정보는 10년 이상된 기업 대표들과 만나 현실적인 조언을 얻고 창업 과정에서 만날 수 있는 실수를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청년미래성장위원회는 언니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언니시리즈는 실제 IT기술벤처기업으로 창업에 성공한 스타트업 대표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여성 예비창업자들이 어려워하는 아이템 발굴부터 초기에 경험할 수 있는 애로사항 극복 경험 등을 전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청년미래성장위원회 김경민 위원장은 “언니시리즈는 따로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여성벤처기업이 많다” 며 ” 이는 여성벤처만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들이 더욱 늘어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아줌마들은 사우나에서 만나지만 여성벤처는 여성벤처협회에서 모여 서로 교류하고 정보를 공유한다” 며 ” 다정한 언니처럼 필요할때 언제나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되려고 한다” 고 덧붙였다.

올해 여성벤처기업협회는 늘어난 여성벤처수 만큼 여성벤처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여성친화적인 벤처 생태계를 만들고 현 정부의 국정정책 중 하나인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데도 앞장 설  예정이다. 윤 회장은 “내년에 여성벤처협회가 20주년을 맞는다” 며” 지금까지 20년을 잘 버텨왔다면 올해는 앞으로의 20년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새우는데 역점을 두고 여성벤처인들을 위해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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