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X와 친구들에 대한 조금 다른 시선

일단 오늘의 주인공인 아이폰X에 대해 알아보자. 읽을때는 ‘아이폰엑스’가 아니라 ‘아이폰텐’이라고 읽어야 한다. EXO를 ‘엑소’가 아닌 ‘이엑스오’로 읽으면 안되듯이 말이다.

소위 ‘M자 탈모’라 불리는 베젤은 검은색 배경에서는 티가 나지 않는다. 불행 중 다행이다.

스펙이나 가격은 이미 수많은 매체에서 공개했으니 기자는 여러분의 모바일 데이터 낭비를 위해 거론하지 않겠다. 첫번째는 뒷면 글래스 재질에 대한 부분이다. 새로운 베젤리스 디자인에 가장 부합하는 재질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추락에 대한 공포. 아이폰7까지는 뒷판으로 떨어지면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아이폰X부터는 또다시 어떻게 떨어지더라도 간담이 서늘해질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이미 아이폰4 시절부터 학습을 통해 알고 있다. 아무리 튼튼한 강화유리라도 떨어지면 깨진다는 사실을 말이다.  

아이폰의 시그니처인 홈버튼도 이별을 고했다. 이제 창 닫기나 앱 전환은 아래에서 위로 화면을 스와이프 하며 바꿔야하고 기존에 홈 버튼을 꾹 눌러 부르던 시리는 이제 본체 측면에 자리잡은 전용 버튼을 눌러야만 동작한다. 이밖에 다른 기능 역시 스와이프나 시리에 의존해야 함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앞으로 애플 관련 기기의 UI에 큰 변화를 암시하는 대목이다. 홈 버튼을 없앴으니 당장은 적응 기간동안 혼돈이 예상되지만 음성 UI나 다른 무선 기기를 통한 제어로 사용자는 눈길을 돌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홈버튼이 사라졌으니 동시에 지문인식도 사라졌다. 참으로 다행이다. 앞으로는 설거지를 하다 잠금화면 해제를 위해 손가락에 묻은 물기를 제거하거나 장갑을 벗는 일이 없다는 얘기다.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하는 페이스ID는 오차율이 백만분의 일이다. 기존 터치 아이디의 오만분의 일보다 훨씬 적다. IR카메라가 얼굴을 인식하니 극장처럼 어두운 곳에서도 인식이 된다. 한가지 고민거리가 생겼다. 미팅을 할때 테이블 밑에서 몰래 화면을 열어야 할 때는 어쩌란 말인가? 지극히 앱등이스러운 사고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자면 애플워치를 쓰면 그만이다. 

LTE버전은 디지털 크라운(용두)에 빨간색 점을 찍어 포인트를 줬다. 물론 아무런 기능은 없다.

애플워치 시리즈3는 일반 버전과 LTE 지원 버전 두 가지를 동시에 선보인다. 당장은 한국에서 구동이 되는지가 관심사다. 현재 국내 이통사는 웨어러블 요금제를 지원하지만 단말기 마다 별도의 번호를 부여받는다. 사용자의 아이폰과 같은 번호를 쓰는게 안된다는 얘기다. 다른 번호라도 사용할 수 있다면야 문제가 없겠지만 애플이 계속 밀고 있는 ‘연속성’이라는 부분에서 걸림돌이 된다.

그동안 애플워치는 진화를 거듭해 왔다. 초기 모델은 광학식 심박계를 내장하고 오직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를 통해 아이폰과 종속된 상태로 동작했다. 한마디로 아이폰 없이는 어떤것도 할 수 없는 기기였다. 시리즈2는 GPS를 탑재하면서 비로소 본인의 위치를 스스로 파악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여전히 아이폰 앓이는 계속됐다. 이번에는 LTE를 품었다. 상황이 달라졌다. 돌연 아이폰과의 종속 관계를 끊은 이유는 뭘까? 표면적으로는 시장 니즈를 운운할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분명 또다른 수요를 위한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새로운 밴드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누군가 그랬다. ‘시계의 끝은 줄질(=시계 밴드를 바꾸는 일)’ 이라고.

하지만 애플워치는 아이폰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붙임성 없고 자존감 떨어지는 소심한 아이에 불과했다. 그런 아이에게 LTE라는 붙임성 좋은 활동적인 성격을 넣어줬으니 이제는 아무와도 쉽게 어울릴 수 있게된 것. 예를들어 개방적인 성격으로 많은 친구를 사귄 안드로이드 폰 같은 라이벌 말이다. 그동안 애플의 폐쇄적인 정책에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시점이다. 이미 갤럭시 기어도 iOS를 지원하고 있으니까 불가능한 시나리오도 아니다.

디자인은 전작과 동일하다. TV연결에 반드시 필요한 HDMI 케이블 역시 여전히 별도다.

드디어 4세대 애플TV의 장기집권이 끝났다. 이번 발표회를 통해 애플은 5세대 4K 애플TV를 공개했다. 2년 만이다. 미국에서는 단연 스포츠 경기의 4K 실시간 중계 서비스가 가장 인기인 만큼 이번 4K 지원은 평상시 그들의 행보에 비해선 다소 늦은 대응이다. 당장 국내에서는 애플TV를 통해 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UHD로 즐길 수 있게됐다.

애플뮤직 같은 별도의 비디오 스트리밍 시장의 본격적인 진입 시도는 이미  지난해 10월 발표한 ‘Watch Now’부터다. 일종의 본방사수를 독려하는 서비스로 HBO나 쇼타임 같은 케이블 TV 방송이 업데이트 될때마다 iOS 기기를 통해 알려주고 어디서나 시청이 가능토록 해주는 서비스다. 한글 자막 없이도 HBO의 간판 미드인 ‘왕좌의 게임’을 볼 수 있다면 새로운 에피소드가 올라올때마다 실시간으로 시청이 가능하다. 또한 시리를 통해 생중계되는 스포츠 경기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한일전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어떤 채널에서 하는지 일일이 찾을 필요 없이 ‘시리야 지금 한일전 축구 경기하는 채널 틀어줘’라는 음성 명령 만으로 간단히 피튀기는 한일전을 볼 수 있다. TV리모컨의 종말론 역시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사실 그래야만 지금까지 애플TV 가 4K 지원을 미룬 명분이 된다.

무선 충전은 이번 신형 아이폰 사용자에게 에어팟을 사지 않아도 충전하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의외의 기회를 제공하게 됐다.

마지막으로 무선충전. 전용 충전 크래들인 에어파워를 선보였다. 아이폰, 애플워치, 에어팟을 동시에 올려두고 충전할 수 있다. 이 사진 한장으로 앞으로 무선 충전이 나아가야 할 길을 알려주는듯 하다. 우리는 미드에서 수없이 이런 장면을 봐왔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현관문 앞에 높인 책장 위에 집 열쇠를 올려두는 모습을 말이다.

벨킨같은 회사에서 열쇠까지 함께 얹을 수 있는 크래들이 나올지 모른다. 사진은 내년 출시 예정인 애플의 무선 충전 크래들인 에어파워.

앞으로 다양한 모바일 기기도 이런 모습으로 변할 것이다. 어차피 실내에 들어오면 모바일 기기는 필요가 없다. 그 시점이 되면 음성 인식 인공지능 기술인 시리가 그들의 빈자리를 책임질테니까. 올해 연말에 선보일 시리를 내장한 인공지능 스피커 홈팟이 그 주인공이다.

한국은 2차 출시국이다. 여러분 내년에 만나요. (2년 약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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