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1000X의 헌신

소니가 국내에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갖춘 프리미엄 라인업, 1000X 시리즈를 국내에 출시했다. 지난 9월초 독일 IFA에서 첫선을 보인 후 불과 보름만에 출시다. 이날 제품 설명을 맡은 소니 관계자는 국내 출시가 아마도 세계 최초일 것이란 이야기까지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포터블 오디오 시장에서 무선이라는 화두는 더이상 유행이 아닌 주류다. 전체 시장에서 무선 헤드폰과 이어폰이 차지하는 비율이 과반수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작년대비 무선 제품이 145% 이상 성장했다는 지표 역시 이를 뒷바침하는 방증이다.

지난해 소니는 MDR-1000X의 성공을 통해 시장 노이즈 캔슬링 무선 헤드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이런 헌신이 있었기에 올해는 1000X 시리즈를 무려 3종이나 내놓을 수 있게된 탄탄한 배경이 됐다. 이른바 용의자 1000X의 헌신이다.

1979년 워크맨의 등장과 함께 포터블 오디오 시장은 본격적인 성장하기 시작했다. 외부 소음을 제거해 보다 효과적으로 헤드폰에서 나오는 소리에 집중할 수 있는 노이즈 캔슬링 기술은 워크맨 출시후 30여년이 지난 2008년이 돼서야 가능했다. 그 이후는 음질의 개선이다. 2012년에 이르러 스튜디오급 고해상도 음원을 지원하기 시작했고, 2014년에는 무선으로도 고해상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환경으로 발전해갔다.

이번에 소니가 포터블 음악 시장에 던진 화두는 바로 ‘스마트 리스닝(Smart Listening)‘이다. 헤드폰의 다양한 기능을 스마트폰의 앱을 통해 쉽게 빠르게 설정하는게 사용자가 기존보다 ‘똑똑하게 음악을 듣게 하는 것’이 이 기능의 핵심이다. 

헤드폰을 똑똑하게 만들기 위해 약간의 꼼수는 필요했다. 바로 언제나 함께해야 하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것. 스마트폰의 내장된 GPS를 통해 사용자가 멈춰 서 있는지, 걷는 지, 뛰는 지, 아니면 교통수단을 통해 이동 중인지를 눈치챈다. 사용자의 상황을 이렇게 알아냈으니 그 다음 과정은 식은 죽 먹기다.

1000X 시리즈는 3가지 스타일로 무선 이어폰 WF-1000X(29만9천원), 무선 넥밴드 이어폰 WI-1000X(39만9천원), 무선 헤드폰 WH-1000XM2(54만9천원)로 구성된다.

일단 대중교통을 통해 이동중일때는 주변 소음이 들릴 필요가 없다. 오직 음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주변 소음과 음성의 유입을 막아준다. 공항라운지에서 비행기를 기다릴 땐 쉴새 없이 울려퍼지는 탑승 안내를 들어야 한다. 이럴때는 주변 소음은 제거하고 음악과 음성만 사용자의 귀에서 들릴 수 있도록 제어한다. 소니는 이런 기술을 ‘적응형 사운드 제어’라고 부르는 데 무려 20단계로 세밀하게 조절이 가능하다. 지난해 출시한 MDR-1000X에 내장된 수동 제어 방식의 센스엔진을 자동화 시킨 것.

기존 1세대 MDR-1000X의 내장된 기술인 ‘노이즈 캔슬링 최적화’ 기술은 2세대 모델도 고스란히 되물림 받았다. 특히 개인최적화를 통해 사용자의 헤어스타일이나 안경 착용 유무 등의 다양한 외부 요소를 파악해 최적의 성능으로 소리를 제어하기 위한 기능으로 플래그십 모델인 WH-1000XM2 무선 헤드폰에만 허락된 기능이다.

단순히 기존 모델이 있던 기능을 ‘자동화’하는 것에 그쳤다면 요즘 신제품이 출시될때마다 불거지는 ‘혁신’이라는 족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노이즈 캔슬링 최적화의 경우 무선 넥밴드 모델인 WI-1000X와 WH-1000XM2에서 지원하는 데 주변 대기압을 분석해 노이즈 캔슬링 성능을 더욱 향상시켜 주는 ‘대기압 최적화(Atmospheric Pressure Optimising)’ 기능을 세계 최초로 탑재했다. 제품 본체에 대기압 센서를 내장해 지상 보다 낮은 기압의 환경에서 최적의 성능을 내도록 노이즈 캔슬링용 진동판을 제어하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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