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성공 스타트업에게 열정을 배우다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지난 9월 20일(현지시간) 뉴욕 힐튼미드타운호텔에 성공한 스타트업 관계자를 패널로 초대해 뉴욕 스타트업 에코시스템 세미나 2017(New York Startup Ecosystem Seminar 2017)을 개최했다. 손수득 뉴욕무역관 본부장은 개회사에서 “패널로 참가한 스타트업 기업의 성공 사례는 뉴욕 교민에게 모범이 될 뿐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직접 행동으로 옮긴 좋은 모범”이라며 “많은 분이 긍정적 영향을 받아 성공 스타트업 기업가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기조연설을 하는 코넬리아 휴엘슈트렁크 교수

한인 스타트업 성공 스토리를 말하다=기조연설에는 코넬리아 휴얼슈트렁크(Cornelia Huelstrunk) 뉴욕프린스턴대학 교수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아이를 키우기 위해 모든 마을이 움직여야 한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인용하며 스타트업을 키우려면 네트워크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또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을 설명하며 “우리가 갖고 있는 아이디어가 실제 세상에서 진실로 필요한지를 창조적이고 혁신적 방법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순서는 뉴욕 스타트업 성공 사례. 소코글램(SOKO GLAM) 창업자인 데이비드 조(David Cho)는 공동 창업을 한 아내와의 팀워크를 말하며 스타트업에서 파트너와의 팀워크 중요성을 얘기했다.

뉴욕에서 한국 음식으로 스타트업 성공 신화를 쓴 에스터 최(Esther Choi)는 “어릴 적 할머니가 만들어준 한국 음식이 자신에게 가장 큰 영감을 줬다”며 “힘들지만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어려움을 극복할 힘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먹바(Mokbar)라는 브랜드를 내걸고 한국 음식점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할머니 이름을 따서 미즈유(Ms Yoo)라는 펍레스토랑도 창업했다.

왼쪽부터 진행을 맡은 조셉전(Joseph Juhn)과 패널로 참가한 준윤(Jun Yoon), 에스더최(Esther Choi), 데이빗조(David Cho)

마지막으로 자신이 토종 한국인이라고 소개한 준 윤(Jun S. Yoon)은 우리나라에서 군대를 마치고 미국 유학 생활 후 쿨리너리에이전트(Culinary Agents)를 창업하기까지의 얘기를 풀어나갔다.

클로징 연설을 맡은 드라마피버(DramaFever)의 공동창업자 승 박(Seung Bak)은 스타트업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가능성을 말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신을 믿는 것이며 열정”이라며 성공한 다른 기업가와 비교하면서 “전 아무런 능력도 없고 보잘 것 없는 존재였다”고 말해 참가자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2017 커리어페어 NYC(2017 Career Fair NYC)와 함께 진행된 이번 세미나에는 30여 개 현지 기업이 직접 참가해 취업 준비생을 직접 만나 인터뷰까지 진행했다. 500여 명에 이르는 젊은 인재가 참가해 취업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클로징연설 승박(Seung Bak) 드라마피버 공동창업자가 스타트업의 진행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직접 느껴본 한인 스타트업 분위기=실제 행사장을 보니 뉴욕 한인의 스타트업 분위기는 기대한 것보다 크지는 않았다. 패널로 참가한 3개 기업은 아이디어가 뛰어나거나 창의적이라기 보단 한국적 콘텐츠를 이용한 스타트업이다 보니 새로운 영감을 받기엔 2% 부족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또 이들은 모두 투자를 받아 진행하지 않아 한인 스타트업에 보다 넓은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걸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라는 공기업이 스타트업을 지원하지만 뉴욕이라는 곳에서 현지 투자자와의 네트워크 없이 한인끼리 스타트업 활성화를 기대한다는 건 한인끼리의 경쟁만 부축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스쳤다.

미국 현지 스타트업 관계자에게 공통적으로 듣는 네트워킹은 한인이 얘기하는 네트워킹과는 문화적으로 다른 의미인 듯싶다. 미국인의 네트워킹은 경쟁이 아닌 협력 관계에서 새로운 공통점을 찾아가려는 파트너십이다. 반면 한인 네트워킹은 사업적 공통분모 안에서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호이익적 관계를 얘기하는 것 같다.

한인 사회의 스타트업을 증진시키려면 정부기관은 단기적 스타트업 창업 수 같은 성과보다 장기적으로 창업 환경을 만드는 창업 문화를 형성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또 한인은 다른 분야 스타트업이라도 함께 모여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창의적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조하는 커뮤니티를 형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행사가 단지 행사로 끝나지 않고 더 많은 스타트업 성공 신화가 쌓여 많은 현지 동포 뿐 아니라 한국 스타트업 꿈나무가 영감을 받을 수 있는 행사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