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한량을 꿈꾸다 ‘버스킹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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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몰이 등장하면서 생긴 가장 큰 효과는 가격의 평준화다. 들쑥날쑥한 가격이 일정 수준으로 자리잡는데 가격비교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건 철저히 소비자 관점에서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가격비교로 인해 시장 가격이 결정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기득권자 입장에서 주도권이 넘어가는걸 불보듯 빤히 보고만 있을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테니까.

반면에 여전히 가격 평준화가 이뤄지지 못하는 시장이 있다. 행사 관련 분야다. 업계에서는 수익 분배 구조를 행사 시장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는다. 일단 수익 분배 시스템 자체가 투명하지 못해서다. 예를들어 행사를 위해 아티스트를 섭외하고 1:9로 나누는 형식이다. 투명하게 하면 남는 게 없어 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 어쩔 수 없다는 게 이 바닥 논리다.

버스킹티비는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 시스템화 하는데 역량을 집중했다. 시스템을 구축하면 효율성이 높아지고 예전보다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 버스킹티비 남궁요 대표의 생각이다. 섭외 시장도 마찬가지다. 인기 없는 소위 비주류 아티스트는 일당 5만원에 행사를 해야하지만 이름만 들어도 아는  A급 가수는 행사 한번에 5천만원을 버는 게 현실이다.

극심한 양극화 현상 때문에 애초에 새로운 아티스트가 성장할 수 있는 중간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이 차근차근 올라갈 수 있는 계단 역할을 하는 것. 버스킹티비는 이 부분을 타깃으로 삼았다. 물론 이런 시도가 처음은 아니다. 이미 여러 팀이 시도했지만 번번히 실패로 끝나 프로젝트다. 일단 이런 플랫폼을 인지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서다.

버스킹티비는 사업 초창기에 아티스트의 영상을 찍어 업로드 하는 지금의 딩고 같은 MCN 서비스로 시작한 회사다. 초기엔 큰 빛을 보지 못했다. 2013년에 시작했으니 너무 빨리 시대를 앞서 갔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시대를 앞서가다 시간이라는 값비싼 수업료를 치렀지만 배운것도 있었다. 당시 여건이 아티스트가 예술 활동을 하기에 그리 좋은 환경이라는 사실이다. 아티스트가 언제나 관객과 소통하며 공연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절실했다. 그렇게 공간 비즈니스가 시작됐다. 물론 사업 방향 자체를 바꾸는 피보팅은 아니었다. 남궁 대표는 “영상이라는 이름의 버스킹티비 콘텐츠는 먼지처럼 계속 꾸준히 쌓아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라이브 방송이 활성화되는 시점이라 다시 초창기 비즈니스로 회귀하는 중이다. 너무 앞서간 탓에 사업 시작 4년만에 도돌이표를 찍었다.

물론 버스킹티비의 캐시카우는 여전히 공간 비즈니스에서 발생한다. 버스킹 플레이 앱을 통한 공연공간 공유사업 플랫폼을 기반으로 여기에 이벤트/공연을 섭외해 콘텐츠를 붙이고 공간 제공 업체에서도 콘텐츠를 통해 마케팅을 하는 형태다.

공연 사업 시작 후 올해 상반기까지 약 9천여 회의 공연을 진행했고 올해 상반기만 2천여건 이상의 공연을 기획했다.

남궁 대표가 새로 그린 판은 도시재생과 맞물린 문화재생 사업이다. 공간 제휴 사업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자체 시설을 갖춘 공간의 중요함을 깨닫게 됐고 동시에 도시재생이라는 키워드와 맞아 떨어졌다. 아티스트나 문화에 초점을 맞춘 스타트업이 모여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공간이다.

대방동101 복합문화공간 프로젝트 멤버들과 공사 준비중에 찍은 사진이다. (맨오른쪽)

동작구는 서울에서도 노인층 인구가 많은 전형적인 주택지구다. 문화적인 격차를 해소하고자 강남이나 홍대가 아닌 동작구 대방동으로 이전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이달 초 대방동으로 사옥을 옮기는데 1층은 공연, 스튜디오 시설을 갖춘 문화공간, 2층은 코워킹스페이스, 3층은 버스킹티비 본사 사무실로 사용할 예정이다.

무형의 문화를 유형의 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장소의 이름은 ‘대방동 101’이다. 마침 건물의 신주소가 101이었고 ‘프로듀스 101’이나 실리콘밸리의 101도로처럼 처음 이곳에서 시작한다는 바람을 담았다.

대방동 101에 이은 2호점은 제주도에 생길 예정이다. 앞으로 대구, 광주, 부산 등 도별로 한 곳씩 거점을 둘 생각이었다. 도시재생과 문화재생은 마치 편의점 속 택배서비스처럼 동시에 진행했을 때 시너지를 내기 좋은 조합이다.

코어 비즈니스와 핵심 역량은 분명 다르다. 잘 할 수 있는 것에서 제대로 된 수익을 내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아직 공간 제휴 사업에서 대부분의 수익을 내고 있지만 버스킹티비의 힘은 회사명처럼 콘텐츠에 있다. 영상은 곡 단위로 약 천여편을 보유하고 있고 꾸준히 촬영을 통해 콘텐츠는 늘어나는 중이다. 여전히 제작비는 이 업계에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인 만큼 제작 비용을 낮춰 경쟁력을 갖추는 게 비결이라 귀뜸했다.

상당히 어려운 시장이라 생각한 반면 기회는 의외로 많았다. 최근에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이른바 풍선효과를 누리게 됐다. 최근 힙합 장르에만 편중된 방송 트랜드 역시 기회 요소다. 인터넷 영상이 장르간 벽을 허물 수 있는 접점이 된 것. 능력있는 아티스트를 발굴할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사업 역시 충분히 고려해 볼만하다.

남궁 대표는 국내에서 시작했지만 글로벌한 미디어 플랫폼으로 성장시키는 게 중장기적 목표라고 말한다. 아티스트가 국내에 머물지 않고 전세계를 누빌 수 있도록 지역별로 거점을 두려는 이유 역시 쉐어하우스 개념으로 어디서든 활동이 가능하기 위한 초석이었다.

아마도 얼마전 종편에서 방영한 ‘비긴어게인’ 같은 예능 프로가 버스킹티비와 가장 근접한 비즈니스 모델일지 모른다. “한량같은 비전이죠?. 아, 글로벌 한량 플랫폼. 이게 딱이겠네요” 남궁 대표의 말이다. 한량은 관직이 없이 한가롭게 사는 사람을 속칭하는 단어다. 아티스트와 대중의 접점에서 중간 계단 역할을 하는 버스킹티비에게 이보다 적당한 포지션이 있을까. 조선시대 한량은 직업이 없어도 비교적 부유한 계층이었다고 하니 이 또한 다행이지 싶다.

About Author

김재희 기자
/ wasabi@venturesquare.net

신제품을 써보는 게 좋아 덜컥 입사해 버린 PC활용지 기자를 거쳐 이제는 15년차 생계형 글쟁이. 바퀴 달린 모든 것을 사랑하며 질주를 즐기는 드라이버/라이더/스키어. 그리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Drea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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