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 후에 더 유용한 의료 앱

휴먼스케이프(Humanscape)의 헬렌은 미용 수술을 받은 환자가 병원을 나와 회복될 때까지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해주는 모바일 사후 관리 앱이다.

진료 예약은 물론 주의 사항 안내, 복용하는 약의 정보 등 환자의 회복 관리에 필요한 맞춤형 콘텐츠를 푸시 알람으로 알려준다. 일종의 개인 의료 비서인 셈이다.

휴먼스케이프가 진행한 리서치에 따르면 환자들은 수술 후 병원에서 전혀 케어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성형 수술이 잘돼도 좋은 병원이라고 추천하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헬렌이라는 새로운 서비스가 주목받게된 이유도 대부분의 병원이 환자의 사후관리에는 소홀하다는 점에 있다.

휴먼스케이프는 2014년 장민후 대표가 대학 재학 중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제대 후 창업 관련과목을 들으면서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4학년 무렵 학교에서 주최한 창업 경진 대회에서 상을 받고 수상 특혜로 실리콘밸리에 다녀오는 기회도 얻었다.

장 대표는 “사실 수업 들을 때만 해도 창업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대회에서 수상하고 실리콘밸리에서 직접 창업한 선배들을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창업을 꿈꾸게 됐다” 고 말했다.

장 대표의 첫 번째 사업 아이템은 초기 임산부들을 위한 달력 서비스. 사용자는 많았지만 수익모델을 찾기 어려워 오래 운영하진 못했다. 이를 계기로 그는 수익모델이 없는 사업은 사용자가 많더라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소비자가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시장을 찾아야 했다. 그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미용 의료 광고 마케팅 시장이었다.

“거울아 거울아 라는 성형견적앱을 만들고 성형 외과 광고마케팅 시장에 뛰어들었어요. 본인 얼굴을 찍어 올리면 병원에서 역으로 성형견적을 제안해주는 앱이었는데 10~20대 사이에서 폭팔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병원에서도 인수제의가 올 정도였죠”

하지만 두번째 사업도 의료법에 걸려 접을 수밖에 없었다. 의료법이 뭔지도 모를 정도로 순진했고 시장에 대한 지식도 부족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병원 마케팅 외주를 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병원 홈페이지를 만들어주고 병원 운영 실무자와 환자들과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이들이 가진 진짜 고충과 니즈를 파악할 수 있었다.

“환자들은 성형 수술 후 병원에서 사후 관리를 해주지 않는다는 점에 큰 불만을 느끼고 있었어요. 불안감은 커지는데 병원은 주의사항이 적힌 종이 한 장만 주고 통원 진료만을 받으라고 하니 답답할 노릇인 거죠”

문제가 생기면 콜센터에서는 예약만 잡아줄뿐 의사는 연결해주지 않는다. 아무리 수술이 잘돼도 주변에 좋은 병원이라고 추천하지 않는 이유 역시 프랜들리하지 않은 병원의 태도 때문이었다.

현장에서 고객의 불편함을 알게 된 후 만든 것이 바로 헬렌. 서비스가 나오고 헬렌 사용자는 물론 헬렌을 이용하는 병원에서도 반응이 좋다. 병원 평판도 덩달아 좋아져서 바이럴 되는 효과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그 전에는 신규모객에 마케팅비를 쏟아붓던 병원들도 헬렌을 만난 후 생각을 바꾸게 됐다. 기존 환자를 관리하고 재방문을 유도하는 데도 신경 쓰면서 불필요했던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휴먼스케이프는 사후 관리 앱뿐만 아니라 병원 고객 관리서비스도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병원에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하다 병원 고객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존 고객 관리 솔루션은 방식 자체가 너무 노후되어 있어 비효율적이라는 것이 장 대표 설명이다. 다수의 중소 규모 병원은 아직도 엑셀을 이용해 환자를 관리하고, 문자로 진료 안내를 해주고 있다.

현재 강남 대표 성형외과 몇 곳이 휴먼스케이프가 개발한 병원 고객 관리 솔루션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곳 병원 코디네이터는 PC와 앱이 연동된 솔루션으로 고객 관리를 한층 쉽고 편리하게 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휴먼스케이프는 매쉬업엔젤스에 이어 최근 마젤란기술투자로부터 추가 투자를 받게 되면서 서비스 고도화 및 동남아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병원 업무의 효율성을 개선해 의사는 진료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돕고 환자는 전보다 더 편리하게 진료받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