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외국인 직원 ‘이렇게 고용하라’

출처 GettyImages

“저희는 10개국에서 온 직원들이 한 사무실에서 일하는 글로벌 스타트업입니다.”

사람들이 알테아의 기업문화에 대해 물어볼 때 자주 언급하는 말이다. 현재 알테아는 한국에 본사가 있고, 말레이시아 지사에 대만, 말레이시아, 미국, 방글라데시, 유럽,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한국 등에서 온 직원이 한 공간에서 근무하는 문화적 다양성이 있는 스타트업이다.

다양한 국가와 문화가 서로 시너지를 내서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그만큼 소통의 중요성이 강조가 되기도 한다. 언어, 시차, 문화 등 서로가 서로에 대해 배우고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소통을 위한 알테아만의 문화가 있는데 말레이시아 지사에선 한 달에 한번씩 팀빌딩 오프사이트를 진행한다. 팀별로 자유롭게 주제를 정해서 사무실 밖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데, 스포츠를 하면서 같이 땀을 흘리기도 하고 때로는 카페에서 몇시간이고 수다를 떨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게 될 뿐더러 업무상 일어나기도 하는 상호 간의 오해도 자연스럽게 해소되기도 한다. 눈코뜰새 없이 바쁜 스타트업이긴 하지만,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해 발생하는 크고 작은 비효율성을 생각하면 이러한 오프사이트는 오히려 회사의 생산성과 문화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또한 이런 다양성은 고객과의 소통에도 적용되는데, 흔히 동남아라고 하면 다 비슷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치 한국 – 중국 – 일본과 같이 매우 다른 문화와 언어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알테아는 동남아 5개국과 미국, 대만 등의 지역에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이러한 고객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대고객 서비스를 하는 소셜미디어와 고객센터에서는 각 국가별 현지 직원들로 구성이 되어 있고 알테아 픽시, 알테아 프린스 등으로 이름을 붙여 고객과 감성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항상 고객 입장에서 생각을 하고, 고객의 문화와 생각을 우선하는 가치가 1년 반 만에 동남아 최대 케이뷰티 커머스로 성장할 수 있는 핵심이었다.

문화적인 부분뿐 아니라 법적, 인사적으로도 다양한 외국인 직원을 채용하는데는 해결해야할 사항이 많다. 특히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는 것이 비자의 발급. 말레이시아의 경우, MSC라는 기관에서 고속성장하는 기술기반 스타트업에 한해 일반적인 방법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외국인 고용비자를 발급해 주는 정책이 있다. 알테아도 2016년 MSC 지위를 받아 다양한 국적의 직원을 고용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MSC 지위를 받는데도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특히 동남아 국가들 특유의 느긋하고도 느린 처리 속도 때문에 일반적으로 MSC 지위를 받는데 최소 1년에서 1년 반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비자가 해결이 됐더라도 필요한 스펙을 가진 외국인 직원을 찾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의 허브로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유학 및 근무를 하고 있어 여러 글로벌 기업들의 HQ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국가에 특정 경험을 가진 직원을 찾는 것은 항상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런 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알테아는 초기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 업체를 활용했다. BPO에서는 원하는 국가의 인재를 직접 사무실로 보내 정직원과 함께 교육받고 근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직접 고용하는 것보다 비용이 약간 더 높지만 그래도 비자발급이 안되는 초기, 특정 경험을 가진 외국인 직원을 빠르게 충원하기엔 충분히 고려해 볼만한 옵션이다. 게다가 아웃소싱 업체를 활용하면 비자 발급이 되더라도 1~2년 단위로 비자 및 근로 계약을 하는 것이 아닌 월 단위 인사고과 평가를 통해 비즈니스 니즈에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렇게 검증된 인재의 경우엔 나중에 비자를 발급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정직원으로 전환도 가능하다. 알테아도 그렇게 외국인 직원 몇명을 정직원으로 채용했다.

외국인 직원들의 경우 비자발급, 세금, 리포팅 등 인사적인 비용도 추가적으로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채용에 더욱 신중할 수 밖에 없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신규 채용을 할때 평균적으로 3개월 수습기간을 둔다. 해당 수습기간 동안 직무를 기준에 맞춰 수행하지 못했을 경우에 이는 회사와 직원 양쪽이 서로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가 된다. 하지만 외국인 직원의 경우 수습기간이라도 기본적인 비자 및 등록은 완료를 해야 한다. 만일 수습기간 중 기준 미달로 계약이 해지가 되는 경우에도 이러한 인사적인 비용은 어쩔 수 없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외국인 직원을 채용할 때에는 인터뷰 및 테스트 등 현지 채용보다도 더욱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알테아에서는 외국인 직원을 채용할때 스타트업으로서는 까다로운 면접 3차례를 본다. 첫번째는 인사 담당자와의 면접, 두번째는 각 부서의 장과의 면접, 마지막으로는 임원 면접이다. 모든 면접이 끝난 후 면접관들이 모여 테스트 결과와 설문조사지를 바탕으로 최종 의사 결정을 내린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유연한 사고방식과 다른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력이다. 매일 새로운 도전과 다양한 문화가 모인 스타트업 조직인 만큼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고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 여기고 있다. 다행히도 이러한 기업 가치와 면접 프로세스를 통해 아직까지 알테아의 외국인 직원들 중에 수습기간을 통과하지 못한 직원은 없었다.

그 어디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스타트업들에게 세계화는 어느덧 중요한 옵션이 되어버렸다. 동남아에서도 최근 많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진출을 하고 있고, 현지 사무실도 오픈을 하는 것이 보인다. 하지만 단일 민족 국가인 한국에서는 다양한 국적의 직원들을 고용하거나 함께 일하는 기회가 부족한 것 또한 사실이다. 코트라, 중소기업청, 무역협외 및 각종 엑셀러레이터 등에서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정책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실제로 현지에서 사업체를 만들고 직원을 채용하는 것에 대한 정보는 실제 현지상황과 다른 경우가 많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이러한 경우에는 기존에 먼저 진출한 업체들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같은 한국적인 정서와 문화를 가지고 해당 국가에서 이미 경험을 한 한국회사들의 경우, 지금의 모습을 하기 위해 수많은 정보수집과 시행착오를 해왔을 것이다.앞으로 진출하는 회사들이 우리처럼 의미없는 시간과 돈 낭비를 하지 않기를 바라며, 내가 경험한 시행착오는 하지 않도록 도움을 드리고 싶다.

※ 이 글은 서울창업허브(http://seoulstartuphub.com/)와 공동 기획, 진행한 것입니다. 관련 내용 원문은 서울창업허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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