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엔진 없이…건축물에 3D 기술을 입히다

천 마디 말보다 한번 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터치 몇 번만으로 내가 살게 될 집의 구석구석을 3차원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구매를 결정하는데 훨씬 더 효과적일 것 같다. 건축물 3D 소프트웨어 하우즈드(Hauzd)는 언제 어디서나 고객이 원할 때 PC, 모바일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건축물의 3D형상을 확인할 수 있게하는 3D 모델링 엔진을 개발한다.

하우즈드는 자체 개발한 엔진을 활용해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원하는 인터렉티브 3D 앱을 제작해준다. 앱을 통해 빌딩 전체 평면도는 물론 방 규모, 수치, 가격  등을 즉시 확인할 수 있다. 고객사별 요구에 맞게 제작되는 앱은 사무실, 주거공간 등 어떤 종류의 부동산 프로젝트에도 적용 가능하다.

발 데스(Val dess) 하우즈드 대표는 미국, 일본 등 여러 글로벌 메이저 게임 개발사의 개발자로 10년 넘게 경력을 쌓은 3D 그래픽 전문가다. 그는 게임사에서 근무하면서 3D 기술을 다른 분야에도 활용해보면 어떨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그가 생각한 새로운 분야는 오랜 열정을 갖고 있었던 건축 분야. “게임 회사를 그만두고 처음엔 취미로 건축물에 3D 기술을 접목하는 일을 했어요. 그러다가 결국엔 회사까지 세우게 됐네요.”

2015년 파나마로 이주한 그는 다음 해 파나마 현지에 3D 모델링 소프트웨어 기업 하우즈드를 설립한다. “파나마는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어요. 날씨도 좋고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외국인들이 집을 사서 휴가 때만 놀러 오기도 하고요. 저희 사업에는 최적인 시장이었죠. 물론 파나마 사람인 아내의 영향도 있었어요.”

하우즈드가 특별한 이유는 그 기술력에 있다. 3D 건출물 모델링 프로그램 대부분은 게임 엔진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하우즈드는 자체 개발한 3D 엔진으로 타 기업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반적인 3D 렌더링 기능은 언리얼, 유니티 같은 게임엔진으로 만들 수 있어요. 하지만 게임엔진은 건축물에 모델링에 최적화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정교하게 만들 수 없고 그 위에 기능을 추가하는 게 어렵죠. 저희처럼 고객 의견을 반영해 고품질의 결과물을 내긴 힘들다는 겁니다.” 하우즈드의 기술을 흉내는 낼 수 있지만 기술의 깊이까지는 베낄 수 없다는 것이다.

하우즈드는 설립 1년 반 만에 파나마의 주요 건축 회사 7곳을 고객사로 확보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하우즈드의 비즈니스모델은 부동산 개발업체가 원하는 요구사항을 100% 반영한 앱을 만들어 주는 B2C 사업과 마케팅 에이전시 또는 3D 시각화 작업을 진행하는 스튜디오에 하우즈드 3D모델링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판매하는 B2B 사업 두 가지다. 발 대표는”첫 번째 수익모델은 지금까지 해온 것인데 라이선스 판매는 앞으로 하우즈드의 주요 수익 모델이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4개 국가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한 하우즈드는 올해 해외 한국 시장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점칠 예정이다. 스타트업의 국내 진출을 돕는 케이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2017에 참여해 3개월간 국내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도 마쳤다.

“시장을 한번 둘러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한국에 왔는데 직접 보니 한국의 부동산 시장규모도 작지 않았고 우리의 기술에 대한 수요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한국 건축 시장이 다소 보수적이긴 하지만 한 업체와 거래를 시작하면 다른 곳들은 수월하게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한국에서 좋은 프로그래머를 찾게 되면 한국지사도 설립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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