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판 특수부대’ 그로스팀이 필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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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GettyImages

애플 공동 창업자이자 CEO였던 스티브 잡스는 이런 말을 했다. “그 무엇보다도 고객에게 가장 가깝게 다가가라.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깨닫기 전에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말해줄 수 있을 정도로 가깝게 말이다.”

사람들은 애플이 세계에서 가장 사랑 받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잡스의 이런 고객에 대한 통찰력을 꼽는다. 잡스는 사람들이 정확하게 뭘 원하는지 파악하고 있었고 단지 이를 애플 제품을 통해 고객에게 보여줬을 뿐이다. 이처럼 성공한 스타트업을 만들려면 고객을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 그림은 고객 라이프사이클 퍼널(Customer Lifecycle Funnel)이라는 모델이다. 인식(awareness), 획득(acquisition), 활성화(activation), 유지(retention), 결제(revenue) 그리고 제품 추천(referral) 6단계로 이뤄져 있다. 이 모델은 고객이 어떤 과정을 통해 퍼널, 깔대기의 끝에 도착하는지 보여준다. 이를 통해 고객을 어떻게 유치하고 지속적으로 자신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게 할 것인지 제시해준다.

퍼널의 가장 아랫 단계인 제품 추천까지 도달한 고객은 스타트업 제품을 구입해 이익을 올려줄 뿐 아니라 자발적으로 주변에 제품 홍보를 해주기 때문에 이는 결국 스타트업의 폭발적 성장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퍼널이 넓을수록 스타트업 성장률은 크게 증가한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이 모델을 기반 삼아 스타트업에서 마케팅팀과 영업팀, 프로덕트팀, 그로스팀의 역할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스타트업은 과거 존재했던 스프리그(Sprig)처럼 따뜻하고 건강한 음식 같은 오프라인 제품을 팔수도 있고 음악 서비스인 스포티파이(Spotify)처럼 구독(subscription) 모델을 통해 온라인 제품을 팔수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상품을 취급하지만 여기에선 온라인 제품을 만드는 스타트업을 기준으로 4가지 팀의 역할과 중요성을 살펴본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마케팅은 초기 경제학의 한 분파인 응용경제학으로 여겨졌다. 이런 마케팅이 독립 학문 지위를 획득하게 된 건 1902년 처음으로 미시간대학에서 마케팅 수업이 개설된 이후. 이어 일리노이대학과 펜실베이니아대학이 차례로 마케팅 수업을 개설하면서 마케팅이라는 학문은 단순한 경제학 분파가 아닌 하나의 학문으로 미국에서 입지를 굳히게 됐다.

마케팅의 주요 업무는 크게 ① 마켓 리서치 ② 고객 요구 파악 ③ 다양한 형태의 온오프라인 광고를 통한 제품이나 브랜드 홍보로 이뤄진다. 간단히 말하면 마케팅은 판매하려는 제품과 브랜드를 다양한 광고를 통해 잠재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소개, 이들의 구매욕구를 형성하고 자극시키는 과정을 말한다. 나아가 잠재 고객 뿐 아니라 자사 제품에 관심이 없는 사람조차 다양한 마케팅 전략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면 금상첨화.

따라서 스타트업 마케팅팀은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 수, 소프트웨어 다운로드 수, 새로 유입된 고객 수 같은 수치 향상을 목표로 모든 전략을 수립한다. 이는 위에 제시한 모델 중 첫 단계인 인식과 두 번째 단계인 획득에 해당한다.

마케팅팀이 찾아낸 잠재 고객을 활성화시키고 유지하는 역할은 대개 프로덕트팀이 맡는다. 온라인 제품이라면 프로덕트팀은 엔지니어링팀과 밀접하게 일하게 된다. 이들은 제품 UI(User Interface)나 UX(User Experience) 향상을 통해 이용하기 쉽고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 더 많은 소비자가 최대한 빠른 시안 안에 제품 가치를 이해하고 지속적으로 쓸 수 있게 만든다. 따라서 이들이 하는 역할은 위에 제시한 모델 중 세 번째 단계인 활성화와 네 번째 단계인 유지에 해당한다.

이런 4단계를 모두 거쳐 온 고객은 스타트업이 제공하는 제품 가치를 깨달은 상태다. 영업팀은 이런 고객이 최종적으로 제품을 구입해 이익을 올릴 수 있게 노력한다. 결국 마케팅팀이 고객의 구매 결정을 위한 초석을 만들고 다시 영업팀의 구매 유도로 연계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모델 중 5번째 단계인 결제 단계에 해당한다.

정리해보자면 마케팅팀은 인식과 획득 단계, 프로덕트나 엔지니어링팀은 활성화와 유지, 영업팀은 결제 단계를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팀마다 담당하는 단계는 음악이나 금융 등 스타트업 종류, B2B나 B2C 등 고객 관계에 따라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지만 스타트업에서의 성공은 마케팅과 프로덕트, 엔지니어링 그리고 영업팀이 한 목표를 향해 얼마나 유기적으로 상호 작용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분리된 여러 팀이 유기적으로 일하기는 쉽지 않다는 걸 조금이라도 일해본 사람이라면 다 알 것이다. 예를 들어 마케팅팀이 엔지니어링팀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달라고 요청한다고 치자. 엔지니어링팀은 본인이 하는 일과 비교해 마케팅팀이 부탁한 기능이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자연스럽게 마케팅팀이 부탁한 일의 우선순위를 낮게 둘 것이다. 마케팀은 엔지니어링팀이 자신들이 요청한 기능을 추가할 때까지 끊임없이 닦달할 건 물론이다. 이런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는 결국 스타트업에게 큰 손실로 다가올 것이다.

이런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게 바로 그로스팀이다. 그로스팀은 위에 제시된 모델 일부를 맡는 게 아니라 인식, 획득, 활성화, 유지, 결제 그리고 제품 추천이라는 소비자의 구매 결정, 홍보와 관련한 모든 걸 모두 담당하게 된다. 마케팅팀처럼 본인이 맡은 단계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요소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다. 그로스팀은 전체적인 퍼널, 소비자층을 지속적으로 넓힐 전략을 수립하는 걸 목표로 한다. 그로스팀은 퍼널 안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성격의 문제를 이해하고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마케팅과 프로덕트, 엔지니어링, 영업 등 여러 개념을 두루 섭렵하고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팀 안에는 엔지니어와 마케터, 디자이너, 데이터 애널리스트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이 존재한다.

이렇게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은 위에 제시한 분업화된 조직 구조를 갖고 있을 때와 달리 효율적인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마케팅팀이 제품에 기능을 추가하려면 엔지니어링팀에 요청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로스팀은 이미 프로덕트와 엔지니어링 지식을 겸비한 인원을 보유해 엔지니어링팀에 요청할 필요 없이 팀 내에서 해결책을 찾고 제시하는 게 가능하다. 덕분에 효율적인 문제 해결 과정을 시스템화하고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시도를 통해 회사의 성장을 극대화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이는 실리콘밸리에서 자주 강조되는 “빨리 실패하고 자주 실패하라”는 정신과도 부합된다.

이런 그로스팀의 문제 해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어떤 경우라도 근거 없이 전략을 수립하는 게 아닌 항상 측정 가능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행할 전략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만일 특정 스타트업의 그로스팀이 근거 없이 이판사판으로 전략을 수립하는 문화를 갖고 있다면 엔지니어와 디자이너, 마케터 등이 제각각 이유를 들어 본인만의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다. 결국에는 어떤 해결책이 적절한지 판단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 결정을 하는 게 일반화된다면 모든 인원은 그 결정을 객관적인 것으로 여겨 의사 결정 과정을 효율화할 수 있다.

그로스팀은 일종의 스타트업 특수부대다. 그로스팀은 회사의 성장률에 직접 영향을 주는 노스스타메트릭(North Star Metric)을 정확하게 설정한다. 참고로 노스스타메트릭은 예전 사람들이 북극성을 기준으로 집으로 가는 길을 찾은 것에 비유, 스타트업 성장에 직접적집 영향을 끼치는 가장 중요한 메트릭 하나를 노스스타메트릭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에어비앤비에서 방을 예약하는 고객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메트릭은 고객의 재예약율(Rebook rate)과 고객당 숙박 일수(Nights booked per user)다.

그로스팀은 스타트업 관련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창의적이고 기존에는 생각해내지 못한 해결책을 제시해 노스스타메트릭을 향상시킬 수도 있다. 이는 결국 스타트업의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이끌어내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현재 스타트업이 적절한 상품 시장(Product Market Fit)을 찾는 단계는 지났다고 생각된다면 스타트업의 특수부대 격인 그로스팀의 등장이 필요한 시기일 수도 있다.

About Author

라이언 킴 Lyft Growth Engineering Manager
/ ryankim.me@gmail.com

FoundVisa의 창업자이자 CEO로서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Make School에서 Country Manager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덕트(Product)와 그로스(Growth) 두 분야에 큰 관심을 키우게 되었고 Lyft에서 그로스 엔지니어링 매니저로 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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