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스타트업을 묻는다

투자자와 스타트업 종사자는 올 한해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벤처스퀘어가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2017년을 물었다. 2017년 트렌드와 정책, 다가올 2018년과 향후 트렌드를 중심으로 정리했다.  투자자 중 일부는 의사에 따라 익명 처리했다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2017년 스타트업 이슈는?=스타트업과 투자자 모두 내부적으로 정권교체가 가장 큰 화두였다고 꼽았다. 지난 11월에는 중소기업벤처부가 출범하면서 미래창조과학부와 중소기업청, 산업부, 금융위원회 등이 담당하던 창조경제•스타트업 정책을 일원화했다. 안창주 엔슬협동조합 이사는 “중소벤처기업부가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에 필요한 입법을 제시하고 정책 관련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정권교체를 통해 관려 정책이 활성화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스타트업 분위기가 근본적으로 바뀔지에 대한 의문을 표하는 경우도 있었다.

인공지능에도 스타트업과 투자자 시선이 집중됐다. 투자자 대부분은 “인공지능은 이미 빅트렌드”라고 답했다. 임성원 노틸러스벤처스 디렉터는 “최근 인공지능이 메가트렌드가 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접목한 스타트업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대표들 역시 인공지능은 스타트업이 혁신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도 비트코인, 블록체인, 창업펀드 결성, 여성창업가, 지능형 애플리케이션 등이 올해 이슈로 거론됐다.

◇2017년 정부 정책 평가=격동의 2017년,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는 5점 만점에 평균 3.46점을 기록했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중간 점수에는 응원과 견제의 목소리가 동시에 담겨있다. 양홍춘 전무는 “이제 시작이다. 특별히 잘한 것도 잘못한 것도 없기에 중간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투자자 대부분은 “새로 시작하는 정부에게 힘을 주고 응원하는 차원”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규제 완화 노력은 있지만 기존 규제를 혁파하려는 의지는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건전한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연대보증과 같은 규제를 폐지하고 규제완화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한 것. 김광현 디캠프 센터장은 “창조경제와 뚜렷한 차이점이 보이지 않고 규제 혁파 의지가 기대한 것보다 약하다”며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규제를 심의하고 개선할 수 있는 강력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나친 정부 주도의 벤처 생태계 육성을 견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일부 투자자는 민간 주도 벤처 생태계가 육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주도하는 직접 투자보다는 간접투자를 통해 민간 자금을 활성화하자는 의견이었다. 이와 함께 임성원 디렉터는 “벤처기업 육성을 통한 성장 동력 확보라는 정책기조에는 동의한다”며 “정부 주도의 벤처 생태계 육성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더 나은 생태계 조성을 위해 “실적 위주의 벤처 투자 자금 관리와 벤처기업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가올 2018년을 바라보는 스타트업의 시선=“2018년 스타트업 트렌드는 인공지능“ 설문 참가자의 41%가 이같이 답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 인공지능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는 의견이었다. 인공지능은 데이터, 블록체인과 함께 투자 유망 업종라는 것이다. 길창군 더벤처스 디렉터는 ”프로그래밍 모델에 인공지능 시스템이 접목해 상호작용하는 서비스로 확장될 것“으로 내다봤다.

익명의 투자자는 “기존 애플리케이션과 IT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포화로 내년에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타트업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투자가 활성화되면 투자자에게 인기 있는 스타트업과 그렇지 않은 스타트업이 갈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여성창업자와 사회적 기업,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진출, 스타트업 밸류업, 블록체인, 바이오 등이 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답변이 있었다.

◇스타트업, 이 기술 잡아라=앞으로 스타트업을 이끌 기술 트렌드를 묻는 질문에는 인공지능이 83%로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가 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사물이 데이터를 주고받으면서 축적된 정보와 이를 가공하는 기술은 인공지능 서비스의 질을 결정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산업 전 분야에 걸쳐 데이터 기반 딥러닝 등 산업 고도화와 관련 기술이 각광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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