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10마리를 키울 수 있다면

[엔슬칼럼] 얼마전 CB 인사이트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9월 기준 전세계 213개의 유니콘 기업이 있고, 그 중 미국이 107개로 가장 많고, 중국이 56개, 인도, 영국이 각각 10개씩 배출한 것으로 나왔다. 한국은 쿠팡과 옐로 모바일 2개로 나타났다.

출처=GettyImages

사실 유니콘은 “일각수”라고 해서 뿔이 하나 달린 상상 속의 동물로, 스타트 업들이 상장 전 10억불의 시총을 달성한다는 것이 굉장히 이례적인 현상이라 14년 처음으로 이런 기업에 대해 유니 콘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나 유니콘 수가 14년에 45개에서 15년 83개로, 16년 147개에서, 17년 213개로 지속 늘어나는 것을 본다면 이제 유니 콘을 하나의 이례적 현상이 아닌 큰 비즈니스의 흐름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이 4차 산업 혁명 위원회 1차 회의를 주재하면서 “혁신성장”을 강조했다. 유니콘 기업의 평균 가치가 ‘16년 기준 40억 7천만불인데, 현대자동차의 시총이 36조로, 유니콘 10마리를 키울 수 있다면 현대 자동차와 같은 회사가 하나 더 생기는 것이니 유니콘 10마리야 말로 혁신 성장과 맞아 떨어지는 것이 아닐까?  아니 이런 수치적인 얘기를 떠나 꿈과 열망에 대한 얘기는 어떨까? “만일 당신이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을 불러모아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일을 지시하고 일감을 나눠주는 등의 일을 하지 말라! 대신 그들에게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줘라” 생택쥐베리의 이야기이다. 창업의 열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엄청난 노력과 자금을 쓰기 보다는 사람들 마음에, 청년들 마음에 창업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동겸심을 키워주라는 이야기이다. 유니콘 10개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정부가 변해야 한다=유니콘의 탄생을 보면 미국은 우버나 에어비앤비처럼 세상에 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고안하여 새로운 시장 및 수익구조를 창출 하는 창조적 혁신(제로 투 원) 에서, 중국은 디디추싱 처럼 선진시장에서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을 빠르게 모방하며 시장규모의 이점을 최대한 살리는 창조적 모방(원 투 엔)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은 미국과 같은 창조적 혁신으로 가면서 가장 빨리 세계로(최소한 동남아로)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가 현재의 포지티브 규제에서 “금지할 것만 정하고 나머지는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로 빨리 변해야 한다.. 세계 100대 스타트 기업 중 57개 업체는 한국에서는 각종 규제 때문에 사업을 시작 하지도 못했거나 조건부로 시작했어야 한다는 스타트업 코리아 보고서는 새겨 들어야만 한다.

◇대기업이 역할을 해야 한다=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순환은 굉장히 느리다. 왜냐하면 Exit이 현실적으로 막혀있다 보니 피에 해당하는 돈이 돌지를 못해 전체 창업 생태계의 흐름 자체를 느리게 하고 있고, 이것은 어떤 면에서 혁신의 속도가, 성장의 속도가 느리다는 말과 같다. 벤처투자 회수 100%중 미국은 M&A가 86%인데 한국은 M&A가 3%로 거의 없으면서, IPO는 평균 13년이 걸리면서 그 사례도 많지 않다. 글로벌로 보면 61.7%의 스타트업이 하나 이상의 대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고, 구글, 텐센트, 소프트 뱅크등은 활발하게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물론 한국의 경우 대기업이 순환 출자 법등 여러 가지 투자에 대한 규제로 자유롭지 않지만, 더 본질적인 것은 스타트 업들을 혁신의 파트너로 인식하고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우리나라 스타트업들에 대해 더 많은 M&A나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트업들이 변해야 한다=융합과 공유 경제로 대변되는 4차 산업 혁명시대는 누군가의 얘기처럼 100억짜리 기업이 시총 100조짜리 기업을 이길 수 있는 시대이다. 에어 비앤비는 방이 하나도 없지만 힐튼의 시총을 추월했고, 카카오 뱅크는 은행 지점 하나 없이 단 1달만에 300만개 계좌 개설을 통해 기존 은행들을 위협하고, 우버는 차가 하나도 없지만 가장 가치가 높은 유니콘이 되었다. 지금은 혁신적 사고와 민첩성만 가진다면 세상에 있는 공짜 자원을 활용해 누구나 유니콘에 도전 할 수 있는 스타트업 전성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국(OECD)이 최근 발표한 창업기업 비중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기회형 창업비율이 54%이며 생계형은 26%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창업기업 중 도소매 업이나 숙박 및 음식업 등 생계형 창업의 비율이 64%, 기회형 창업은 21%에 불과했다. 필자는 생계형 창업이 불 필요 하다 거나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좀더 큰 기회가 열려 있을 때 기회를 인식하고 담대하게 도전 할 필요가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물론 유니콘 10마리보다는 창업 생태계를 잘 구축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그러나 “이번 10년안에 인류를 달에 보내겠다” 처럼 때로는 누군가는 쉽고 손에 잡히고 가슴을 뛰게 하는 목표를 얘기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엔슬협동조합은 대기업과 공공기관 등에서 은퇴한 조합원으로 구성된 청년 창업 액셀러레이터다. 조합원의 풍부한 경험과 폭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에 필요한 자금과 네트워크, 멘토링을 제공하고 있다. 엔슬협동조합은 경험과 전문성이 담긴 칼럼을 매주 벤처스퀘어에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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