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뉴욕에서 379불로 창업했다”

나라마다 도시마다 창업 환경은 천지 차이다. 창업하고자 하는 국가와 도시에 맞는 창업 전략을 짜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우리만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찾아볼 수 없는 뉴욕의 보통 스타트업은 어떤 방식으로 설립될까

여기 회사에 다니면서 달랑 379불(한화 40만원대)로 창업에 도전, 설립 첫해 약 1억 5,000만 원 매출을 올리며 성장 중인 교육 스타트업이 있다. 창업자를 위한 교육 플랫폼 프로그래스 플레이북을 운영하고 있는 로이드 캠브리지 대표를 만나 그가 자신의 회사를 설립하기까지의 과정을 단계별로 들어봤다. 그의 방식이 뉴욕 스타트업 모두를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이야기를 들으면서 뉴욕의 예비 창업자가 회사를 설립하는 과정을 대략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었다.

뉴욕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유복한 환경에서 성장하지 못한 탓에 어린 시절부터 창업가가 돼 많은 돈을 벌고 싶었다고 한다. 언젠가는 내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고. 뉴욕 대학 경제학과를 졸업 하고 JP 모건 체이스를 거쳐 뉴욕시 공무원으로 일하게 되면서 마침내 그는 꿈을 현실로 만드는 일에 도전하게 된다.

“공무원으로 일하며 창업가와 예비 창업가의 사업을 도와주는 업무를 하다가 시작하게 됐어요. 뉴욕에는 일상 생활과 관련된 사업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데 정작 이들에게 어떻게 사업을 시작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서비스는 없다는 걸 알게 됐죠.”

창업자를 위한 교육 플랫폼 프로그레스 플레이북을 설립하게 된 계기다. 창업을 결심한 그가 첫 번째로 실행한 일은 바로 잠재 고객 모으기. 타깃 고객을 설정한 후 이들이 어디에서 많이 어울리는지를 조사했다. 그리고는 네트워킹 모임을 직접 주최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의미 있는 관계를 쌓기 위해 노력했다. 당시 관계를 쌓기 위해 관련 기관과 잠재 고객에게 3만 통 이상 메일을 발송했다고 한다. 이후에는 참고 기다리는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고.

두번째 단계는 브랜드 자산 만들기. 회사 이름과 로고를 만들고 웹사이트를 구축해 소셜미디어와 연동했다. 웹페이지는 직접 20불을 지불하고 만들었다. 다음은 사업계획서 작성. 우리가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있는지 중점적으로 드러내는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다. 사업계획서까지 작성하고 나서야 그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다. 뉴욕 창업자들은 투자를 받는 것이 쉽지 않아 본업은 유지한채로 창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로이드 대표는 회사를 관둔 것을 기념하고 앞으로의 험난한 여정에 대한 각오를 다지기 위해 위해 영상까지 찍어 공유했다고 한다.

회사를 그만둔 후 드디어 매출을 올려줄 첫 고객을 확보하게 된다. 발품을 팔면서 열심히 네트워킹한 결과였다. 이제는 사업자 등록을 할 차례. 약 125불을 지불하고 개인 사업자로 등록, 법인 통장까지 개설한다.그는 이후 1년 만에 뉴욕 대학교,브루클린커뮤니티파운데이션 등 굵직한 클라이언트 6곳을 유치하고 설립 첫해 1억 5,000만원 매출을 기록한다. 이렇게 고객을 만나러 다닐 때까지도 비즈니스카드는 없었다. 회사 로고를 넣은 비즈니스 카드를 만들고 필요한 업무만 도와줄 프리랜서 직원도 고용한다.

마지막 단계는 바로 사무실 얻기. 회사를 설립한 지 1년이 지나고 매출이 나는 시점에서도 집과 커피숍을 오가며 일을 했다고 한다. 사무실을 코워킹 스페이스로 잡은 이유는 네트워킹 기회와 여러 창업자를 만나면서 자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끝으로 그는 “이제는 투자 유치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전에는 아예 생각하지도 않았지만 이제는 어느정도의 실적을 내고 있기에 투자자를 만날 준비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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