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구웬지압 장군의 3불 전략과 스타트업 생존법

[엔슬칼럼] 필자에게는 존경하는 두 사람이 있는데 다 무인(武人)이다. 한 사람은 이순신 장군이고 또 한 사람은 베트남의 보구웬지압 장군이다. 이순신 장군은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구국의 영웅이다.

출처=gettyimagesbank

보구웬지압 장군은 원래 역사 선생 출신으로 호치민과 의기투합해 외세를 물리치고 베트남이 독립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인물로 20세기 최고의 전략가이며 베트남에서는 군신(軍神)으로 불리고 있다. 이순신 장군과 보구웬지압 장군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올바른 전략을 수립해 승리를 이끌어낸 전략의 달인이라 할 수 있다. 보구웬장군은 한자 이름도 武元甲(무인 무, 으뜸 원, 첫째 갑)으로 무인이 될 팔자였던가 보다.

전략(strategy)의 사전적 의미는 ‘전쟁을 전반적으로 이끌어 가는 방법이나 책략’이다. 주로 경쟁이나 전쟁에서 상대를 이기기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책략이나 전술보다 상위 개념이다. 필자는 창업기업 멘토링 시 전략과 전략적 사고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전략을 명확히 수립하고 그에 따른 전술과 로드맵을 작성하고 진행하는 기업과 사전에 치밀한 전략 수립 없이 상황에 따라 전략과 컨셉트가 계속 바뀌는 기업과는 성공 가능성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창업기업이 보구웬지압 장군의 3불 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하는 것은 창업 초기 인적, 물적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 처한 약자의 입장에서 반드시 공부해야 할 중요한 전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보구웬지압 장군의 3불 전략은

  1. 적이 원하는 방식으로 싸우지 않고
  2. 적이 원하는 장소에서 싸우지 않으며
  3. 적이 원하는 시기에 싸우지 않는 것이다.

이런 전략은 독립을 추구하고자 하나 병력과 물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베트남이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전략이었으나 또한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었다. 이런 전략 하에 땅굴과 야간에 인력으로만 대포를 인접 고지로 이동시켜 난공불락인 프랑스군 요새를 공격, 항복을 받고 만명에 달하는 프랑스군을 포로로 잡은 전투가 그 유명한 디엔비엔푸 전투다. 프랑스군이 항복 조건으로 내건 것이 ‘제발 백기만 들지 않게 해 달라’고 해 더욱 유명해진 전투다.

이렇게 해 프랑스를 내몰고 독립을 하려했으나 미국이 통킹만 사건을 일으켜 다시 개입하는 바람에 미국을 상대로 힘겹게 전쟁을 계속해 결국 미국도 물리치고 통일된 베트남을 수립할 수 있었다. 물론 이 3불 전략이 미국과의 전쟁에서도 그대로 적용됐다.

수 년 전 베트남을 방문해 땅굴로 유명한 쿠치 터널 안에 들어가 볼 기회가 있었다. 쿠치는 사이공(지금의 호치민시티)에서 약 30km 정도 떨어진 전원 마을인데 사이공까지 침투하기 위해 호미와 소쿠리만 가지고 20년 동안 팠다고 해 놀랐던 기억이 있다. 땅굴 속은 마치 개미집 구조 같이 되어 있어 그 안에 식당, 상황실, 병원, 회의실 등 지하 땅굴 속에 거의 모든 것을 다 갖춰놨고 입구는 철저히 위장되어 육안으로 찾아내기 힘들었다. 나중에 미군이 그 위치를 파악해 B52로 폭격을 했지만 무너지지 않아 불가사의하다고 한다.

이 3불 전략을 비즈니스에 적용하면

  • 적이 원하는 방식으로 싸우지 않는 것은 혁파 전략으로 사업 차별화에 적용할 수 있고
  • 적이 원하는 장소에서 싸우지 않는 것은 우회 전략으로 시장 차별화로 볼 수 있으며
  • 적이 원하는 시점에 싸우지 않는 것은 회피 전략으로 시점 차별화로 볼 수 있다.

창업 기업도 초기에는 모든 것이 부족하고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는데 이런 상황 속에서 시장을 개척하고 경쟁사와의 경쟁을 통해 교두보를 확보하고 점차 마켓 쉐어를 넓히기 위해서는 이 3불 전략을 잘 숙지해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 전략의 활용으로 보다 많은 창업기업, 벤처기업이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엔슬협동조합은 대기업과 공공기관 등에서 은퇴한 조합원으로 구성된 청년 창업 액셀러레이터다. 조합원의 풍부한 경험과 폭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에 필요한 자금과 네트워크, 멘토링을 제공하고 있다. 엔슬협동조합은 경험과 전문성이 담긴 칼럼을 매주 벤처스퀘어에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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