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가 찜한 SW스타트업

“설립 후 2년 동안은 코어솔루션만 개발했습니다. 몇 번의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결국 기술에 집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소프트웨어 개발사 민코넷 김태우 대표는 “좋은 기술이 좋은  제품을 만들고 좋은 제품이 자연스럽게 좋은 레퍼런스를 만들고 그것이 또 매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코넷이 개발한 솔루션의 핵심은 3D데이터 캡처 리플레이(3D리플레이)라고 불리는 기술이다. 3D리플레이는 게임 기능 중 자신이 했던 플레이를 그대로 다시 볼 수 있는 기능으로 민코넷의 솔루션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 배틀그라운드 데스캠(Death cam), 리플레이(Replay)등에 활용되고 있다.

민코넷의 3D리플레이는 일반 리플레이처럼 게임 플레이를 비디오로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데이터로 저장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데이터로 저장하기 때문에 재생 시 플레이어 시점 외에 다양한 카메라 시점에서 리플레이를 실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슬로우 모션, 확대, 축소 등 다양한 옵션을 선택해서 시청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게임 플레이 전체를 복기하면서 내가 알지 못했던 주변 정보를 다양한 시점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김 대표는 3D리플레이와 일반 리플레이와의 차별점을 네 가지로 꼽았다. 첫째는 호환성. 기존 리플레이는 대부분 자체엔진으로 개발된다. 하지만 3D리플레이는 언리얼,유니티와 같은 범용엔진을 기반으로 개발돼 다양한 장르와 게임에 적용가능하다. 둘째는 최적화. 기존 리플레이기술의 경우 작은 맵에만 적용됐고 배틀로얄 장르게임 같은 곳에는 활용되지 못했다. 민코넷의 솔루션은 배틀그라운드 처럼 8X8km의 방대한 지도가 사용되는 곳에서도 게임의 성능과 데이터량 부담 없이 최적화할 수 있다. 셋 째는 재현성. 게이머가 했던 플레이를 가장 흡사하게 재현하는 것이 중요한데 민코넷은 재현성 확보를 위한 기술과 경험에 강점을 갖고 있다. 마지막은 확장성. 3D리플레이는 리플레이라는 일차적 사용 용도를 넘어 시네매틱 리플레이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가능하고 안티핵&치팅솔루션으로써의 역할과  e 스포츠 시청시 하이라이트 영상을 더 역동적으로 표현하는 등 다양한 사업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우리 솔루션이 안티 치팅으로 활용될지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게이머가 본인 시점으로는 물론 상대방 시점에서도 플레이를 볼 수 있으니 부정행위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여겨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민코넷은 처음부터 글로벌스타트업을 목표로 탄생했다. 김 대표를 비롯해 맴버들은 EA, 소니온라인, 넥슨, 인텔,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 출신 엔지니어들로 구성됐으며 직원의 80%가 각 분야에서 10년이상 경험을 가진 엔지니어들이다. 2014년 국내 법인을 설립한 후 2년동안은 기술개발에 몰두하다 배틀그라운드를 첫 대형 파트너사로 얻게된 시점인 지난해 말 엘에이에 민코넷 아메리카를 설립, 글로벌 시장에서 먼저 이름을 알리고 있다.

김 대표는 “배틀그라운드의 파트너사가 되면서 해외에서부터 관심을 받게 됐지만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R&D 기반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처음에는 어려움도 많았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가진 게 정말 기술뿐이었어요. 그런데 기술쟁이들만 모아놨더니 비즈니스모델도 안나오더라고요. 일단 미국에서는 BM 보다 코어기술을 물어보고, 한국에서는 매출을 물어서 혼란스러웠죠. 그래도 글로벌 비즈니스로 가려면 기술력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게 결과적으로는 맞는 답이었어요. 지금은 기술적 리더십도 가져가면서 매출도 낼 수 있는 상황이 된거죠. ”

민코넷은 올해 배틀그라운드를 제외하고 4개 정도 트리플 A 게임사를 파트너사로 확보할 계획이다. 또 F2P(free to play) 게임에 활용 가능한 아이템 형태로 확장도 고려하고 있다. 또 헐리우드가 있는 LA에 전략적으로 미국지사를 설립한 만큼 엘에이 현지 게임스튜디오, 영화사와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

“지금으로써는 저희의 경쟁사는 없다고 봐요. 저희 기술을 베낄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먼저 선도한 점이 있고 또 특허로 장벽을 쌓았기 때문입니다. 핵심 특허 7개에 원천 특허도 있고 올해가 지나면 특허는 15개가 넘습니다.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특허에 걸릴 확률이 있죠. 저희는 국내 유일무이한 R&D 소프트웨어로써 글로벌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설 계획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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