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금융·IT 경계…블록체인이 혁신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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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GettyImages

최근 스탠더드앤푸어스가 만든 500개 회사 주식의 인덱스 지수인 S&P500지수를 비롯한 미국 증시가 며칠 사이 크게 조정됐다. 차트에 S&P500이라는 말만 없었다면 마치 코인 하나가 폭락한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금융은 대체적으로 보수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금본위제 시대에선 달러는 곧 금으로 태환되는 물질적 가치가 보장됐다. 하지만 달러와 금이 기축통화로 움직이던 브레튼우즈체제(Bretton Woods system. BWS)가 붕괴되면서 금융은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으로 항해를 시작했다.

선물과 옵션으로 대변하는 파생상품(derivative) 발전이 시작되어 미래에 발생할 수익을 정밀한 수학적 모델을 기반 삼아 상품으로 팔기 시작했다. 농수산물을 농부와 상인으로 연결해주던 시카고상품거래소(Chicago Board of Trade. CBOT)는 현물 상품과 금융 자산을 파생, 인류가 지금까지 갖지 못했던 새로운 금융 거래를 만들게 됐다.

S&P500 지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한 이유는 인간이 가진 불완전성과 도박성에 기인한다.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는 모습을 보면 인간의 탐욕과 근거 없는 낙관을 볼 수 있다. 확률적으로 카지노 도박은 카지노가 미세하게 우세하도록 룰이 만들어져 있다. 한 플레이어가 몇 연승으로 승리를 달리고 있는 순간을 떠올려보자. 카지노 고객은 흥분과 짜릿한 환호를 부를 것이고 언제나 이기는 챔피언인 카지노가 무너지는 모습을 상상할 것이다.

일부 카지노 고객은 연승을 달리는 도전자의 패와 같은 패에 배팅할 것이다. 인산인해 물결에서 도전자가 보이지 않는 인의 장막이 가득하다면 도전자에게 배팅한 사람의 어깨에서 사이드 배팅을 한 사람에게 배팅하는 존재도 있을 것이다.

카지노와 도전자가 싸우는 테이블 밖에서 장외 배팅이 이뤄지는 것이다. 카지노에선 플레이어가 배팅할 수 있는 상한선이 그어져 있다. 하지만 테이블 밖 배팅은 계산되지 않는다. 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파생상품에 노출된 위협이 얼마나 되는지 금융당국이 쉽게 파악할 수 없었던 이유와 같다.

현대 금융에서 투기와 투자를 구분할 수 없다=데이터를 바탕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산에 배팅한 금융가가 있었고 이들은 돈을 많이 벌었다. 사실 S&P500 역시 주식시장의 어벤저스를 모아놓은 파생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 500개 개별 주식의 방향성과 성장성으로 주식 시장을 파악하기 좋다는 점 때문에 S&P500은 주식 시장의 큰 지표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재미있는 건 S&P500 지수가 주식시장 등락에 대표성이 있다 보니 변동성을 측정하는 단위가 됐다는 것이다. S&P500 지수 옵션의 향후 30일간 변동성을 반영하는 VIX 지수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 지수는 증시 지수와 반대로 움직여 공포 지수라고도 불린다.

VIX, 공포 지수는 투자자가 얼마나 공포에 질리고 주식이나 상품을 매도하는지에 대한 정량적 데이터를 보여준다. 인간이 느끼는 감정 중 가장 큰 게 손실에 대한 스트레스, 공포라고 한다. VIX는 딱 주식 시장의 패닉을 예측하는 지표로 쓰인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우리나라의 VIX는 국가 부도 상태였던 그리스, 남미급으로 치솟았다. 사실 한국 금융이 선진적이지 않고 관치에 폐쇄적이며 뉴욕 금융가와 제대로 된 소통이 없었던 게 화를 키운 것이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관치금융의 폐해를 지적했다. 그렇다면 일본과 독일은 어떻게 이런 메인스트림에 참여하고 있을까. 금융은 돈이라는 이익과 밀접하기 때문에 이 이익을 나누는 이너서클에 들어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한국이 경제 규모를 키웠지만 사실 금융 영향력을 키우지 못해 맞았던 게 바로 IMF 사태다. IMF 당시 미국 월가의 주요 애널리스트와 금융인의 개인 연락처도 없어 한국에 대한 홍보도 제대로 못했던 상황이 지금까지 벌어지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무디스, 피치와 더불어 세계 3대 신용 평가 회사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채권과 CDS에 부적절한 신용 등급을 부여한 회사 중 하나지만 경제 위기에서 크게 처벌받지 않고 살아남았다.

VIX는 다시 포커 테이블 밖에서 사이드 배팅하듯 어깨너머도 다시 배팅했다. S&P500 지수의 30일간 변동성이라는 파생적 가치인 VIX를 다시 기초자산으로 VIX가 하락하는데 배팅하는 인버스 상품이 나온 것이다.

ProShares Short VIX Short-Term Futures (SVXY)

이미지에서 보듯 이 인버스 VIX ETF는 비트코인처럼 폭락했다. 상품 가치가 하루 사이 80% 소멸된 것이다. 이런 격렬한 변동성은 금융에서 당연히 발생할 수 있다. 금융공황은 파티로 인한 숙취처럼 비정상적인 상황을 정상적 상황으로 돌리는 극약처방이다. 과도한 탐욕은 언젠가 대가를 치른다는 경고이지 금융 제재 사항이 아니다.

현대 금융에서 투기와 투자는 구분할 수 없다. 자유로운 언론이 보장되는 국가에서 가상통화가 위험하고 폰지 사기는 가치가 없다고 말해도 된다. 경험하지 않았으니 인간은 본질적으로 손실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어 그럴 수 있다고 믿는다.

파생 금융을 가장 많이 다루는 아마존, 구글, 삼성전자는 겉으로 보기엔 이커머스, 검색엔진, 클라우드 전자 회사다. 하지만 사실상 이들이 발행하는 채권, 회사채, 파생 계약은 현대 금융 공학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미국 뉴욕에 DR로 올라간 삼성전자 주식과 한국 주식의 차익에 투자하는 게 일반적인 투자 상품이 되어 있다.

누구에겐 허락되고 누구에겐 허락되지 않는다면 누가 불균형을 바로잡고 세상을 변화시키려 노력할까. 금융은 같은 룰과 규제에서 시장 검증을 받아야 한다. 투기와 투자의 구분이 없는 현대 금융에서 다른 사람에게 그건 투기이고 비정상적이라고 말하려면 2008년 세계 금융 자산 중 3분의 1 규모, 60조 달러에 달하는 CDS(Credit Default Swap, 신용부도스와프), CDO를 당장 거래 중지시켜야 한다. 60조 달러면 사실상 전 세계 GDP와 맞먹는다.

본질 가치와 벗어나는 사이트 배팅으로 판이 너무 커졌다고 느낀 사람도 있겠지만 이게 현대 금융의 현실이다. 비트코인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대변되는 탐욕적 금융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져 탈중앙화 구조를 갖게 됐다. 발행 규모에 거품이 끼지 않게 발행량도 정해졌다. 비트코인 같은 블록체인 가상통화가 탐욕스럽고 본질 가치가 없다고 한다면 현대 금융공학 금융 상품이 먼저 거래 정지되고 폐쇄되어야 한다.

시장은 가상통화에 세금과 소득세를 걷으면서 금융에 편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 스타트업의 힙한 문화를 추종한다. 이렇게 멋진 사람들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이 정식 금융에 편입하는 가상통화를 박대하는 이유는 잘 모르면서 아는 척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본질적으로 이들은 금융 문맹이기 때문이다.

약은 악사에게. 코딩은 프로그래머에게=프로그래머가 아스피린 부작용을 얘기할 때 블로그나 위키 등을 통해 아스피린의 장점과 부작용을 얘기할 것이다. 하지만 프로그래머는 약을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은 아니다. 만일 프로그래머가 복약 지도를 한다면 바로 범죄가 된다. 약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기 때문이다.

한국인 대다수에겐 금융지식이 없다. 금융 교육은 없고 단지 저축하고 근검절약하라는 새마을 운동 시절 정도의 금융지식이 대부분이다. 이런 이유로 키코 사건 당시 그렇게나 많은 기업이 파생금융의 속성을 모르고 호되게 당하고 파산해야 했다.

금융 문맹이 SNS에서 힙스터가 되고 본인이 코딩 외에 첨단 금융에 대해 멘토링을 한다면 책임질 수 있을까. 책임지지도 못할 선동은 그만둬야 한다. 잘못된 멘토링은 의학 지식만큼 중요하게 요즘 자리 잡은 금융 지식을 오도할 뿐 아니라 큰 투자 손실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과 IT의 경계는 이미 허물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미 9,000명에 달하는 프로그래머가 근무하는 IT금융 기업이 됐고 혁신적인 IPO 플랫폼을 개발했다. 또 비트코인 거래소 오픈을 준비 중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보수적인 금융 회사가 블록체인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블록체인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금융 권력이 이동하는 주춧돌을 놓은 역사적 사건이다. 거래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개인이 언제나 열람 가능한 블록체인은 새로운 금융의 역사를 만든 것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만들어진 탐욕은 도박을 벌인 사람보다 서민의 고통을 만들었다. 금융 위기를 돌파하려고 구제 금융이 모럴해저드였던 금융회사에 투입되고 만들어진 돈을 회수하기 위한 경제 정책이 도리어 보통사람의 자산을 파괴했다.

블록체인은 이런 독과점을 파괴하는 새로운 혁신이다. 이 시대의 정신이 담긴 블록체인에 우린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미래는 이제 이 순간에 시작됐다.

About Author

김호광 IT칼럼니스트
/ gameworker@gmail.com

프로그래머. 블록체인 그리고 게임 산업 종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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