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참가권이 주어지는 크라우드펀딩, 가능할까?

“이런 저라도 괜찮습니까” 한 여성이 자신의 프로필을 공개했다. 그녀의 키는 178cm, 평균보다 큰 키로 이성을 만나기 어렵다고 판단한 그녀는 데이트 상대를 공개모집했다. 모집 공간은 바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었다. 펀딩을 한 사람에 한 해 데이트 참가권이 리워드로 구성된 프로젝트였다.

‘이게 과연 될까’ 하는 우려도 잠시, 모집기간 동안 70여 명의 남성이 참가했다. 그녀는 데이트를 통해 솔로탈출을 실현하고 현재 결혼을 앞두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로 자신이 펀딩을 진행한 캠프파이어에 입사하게 되는 행운도 거머쥐게 됐다.

프로젝트가 진행된 곳은 일본 최초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캠프파이어이다. 3월 한국 진출을 선언하고 한국을 방문한 이이에리 대표는 “크라우드펀딩은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성공과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 참여자가 프로젝트를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를 응원한다. 우리는 한 개의 프로젝트 성공을 노하우를 전수하고 프로젝트를 돕는 일을 지속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에이리 카즈마 캠프파이어 대표

소개팅 프로젝트와 같이 캠프파이어는 다수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중에서도 프로젝트 참가 문턱이 낮은 플랫폼으로 손꼽힌다. 음악, 도서,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상품과 함께 중소기업, 스타트업에서 개발하는 다양한 형태의 소비재 품목을 펀딩하고 있다. 반사회적 성격을 지닌 프로젝트가 아닌 한 누구나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할 수 있다.

동네 유원지를 온천으로 바꾸는 지역활성화 테마, 형편이 어려운 고등학생에게 교육비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는 이런 배경에서 탄생했다. 캠프파이어는 현재까지 1만1천여 건에 달하는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 성공사례를 남겼다. 38만 명의회원을 보유한 캠프파이어는 프로젝트 건수 기준 일본 크라우드펀딩 시장 최대 점유율(67%)을 자랑한다.

이이에리 대표는 “프로젝트 안의 내용물을 플랫폼 사업자가 판단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적은 금액을 모아서 자신만의 갤러리를 만들고 싶다는 프로젝트도 다수다. 장르별 마니아층이 존재하는데 그 세계관을 잘 모르면서 반려하지는 않는다”며 ”실제 프로젝트를 시도했을 때 유의미한 결과를 거둔 프로젝트가 많았다”고 전했다.

일본에서의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한국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일본 진출을 희망하는 스타트업이 캠프파이어 플랫폼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이이에리 대표는 “누구나 일본시장에 도전하고 글로벌 진출의 발판을 만들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경제교류를 통한 한일간 가교역할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성공사례를 통해 롤모델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한다. 파트너사인 코코아와 협력을 통해 일본진출 시 반복하는 실패요소를 파악하고 일본 정서와 트렌드와 부합할 수 있도록 조율한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에 부적합한 프로젝트가 선별된다. 이이에리 대표는 이에 대해 “한국 스타트업이 해외 시장 진출 실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컨설팅 작업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캠프파이어와 코코아가 프로젝트 작성 시 페이지 작성은 물론 프로모션, 유통을 맡는다. 코코아는 아시아 소셜 유통기업으로 캠퍼파이어의 글로벌 유통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이에리 대표는 “일본 내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 예능이나 엔터테인먼트 관련 프로젝트, 뷰티, 패션, 코스메틱 브랜드가 일본과 궁합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본격적인 홍보 마케팅도 지원한다. 캠프파이어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라인 등 소셜네트워크는 물론 신문, TV 등 다양한 형태의 온・오프라인 미디어를 통해 프로젝트를 총력 지원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온・오프라인 교육도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달 캠프파이어는 서울산업진흥원과 일본 크라우드펀딩 진출 설명회를 개최했다. 프로젝트 사전 교육과 실행이 이루어지는 2개월 단위마다 온오프라인 교육을 실행할 예정이다.

이에이리 카즈마 캠프파이어 대표(右)과 송기동 코코아 대표(左)

일본 진출 성공사례가 마련되면 카카오, 와디즈 등 국내 대표 크라우드펀딩 브랜드와 연계도 추진한다.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은 물론 일본 성공 프로젝트를 국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송기동 코코아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에게 일본 시장 진출의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관과 단체 등의 협업을 통해 유망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일본 시장에 언제든지 문을 두드릴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21살에 페파보를 창업하고 29살에 최연소로 자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스타트업에 뛰어든 이이에리 대표는 “스타트업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존재”라고 말한다. 그가 한국 스타트업과 이루고 싶은 목표 또한 이와 맞닿아있다. 이이에리 대표는 “한국 기업의 성공사례를 통해 한일 간 경제적 시너지는 물론 캠프파이어가 불씨가 되어 한일 간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목표”라며 거듭 강조했다. 캠프파이어는 5월 크라우드펀딩 교육을 시작으로 2019년까지 한국 제품과 서비스 크라우드펀딩을 100억 대까지 끌어올리고 일본 진출의 대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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