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살까요?” 코리빙 시장의 이유있는 성장

이제는 라이프스타일이다.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물건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삶까지 공유하는 코리빙의 문화가 국내에도 확산되고있다. ‘함께 살면 더 좋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운영되는 코리빙하우스 커먼타운은 최근 5층 규모 건물 전체를 쉐어하우스로 꾸민 이태원점 ‘아인슈페너’를 오픈했다. 이곳은 여성 전용 공유 하우스로 입주자 32명이 함께 살 수 있다.

코오롱하우스비전이 2017년 첫 오픈한 쉐어하우스 커먼타운는 지금까지 압구정, 삼성동, 서래마을, 청담동 등 누구나 살아보고 싶은 지역이지만 비싼 임대비용 때문에 거주하기 어려웠던 곳에 쉐어하우스를 오픈했다. 1년간 코리빙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실험한 이들은 올해 1월 리베토라는 법인으로 사업을 분리하고 본격적으로 코리빙 시장에 뛰어들었다.

해외에는 국내보다 한발짝 앞서 코리빙 주거 문화가 자리잡았다. 특히 살인적인 주거 비용 때문에 룸메이트 없이는 살기 힘든 뉴욕, 런던,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나 상권발달지역에 콜렉티브(Collective), 위리브(WeLive), 커먼(Common), 올리(Olie) 같은 스타트업이 새로운 주거 방식으로서 코리빙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국내도 다르지 않다. 우주쉐어하우스, 디웰, 로컬스티치 등의 쉐어하우스가 운영되면서 코리빙개념은 알려졌지만 아직 그 수는 많지 않은 편이다. 최근 이 시장에도 자본력을 가진 소수의 대기업들이 뛰어들면서 국내 시장 역시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리빙 주거형태의 성장은 여러 사회적 현상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도심지에 살고자 하는 인구는 늘어나고 있지만 비싼 임대료가 가장 큰  문제다. 혼자서는 도심지의 주거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것. 커먼타운 연대중 사업본부장은 “상권 발달 지역일수록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인해 주거난이 극심하다”며”커먼타운은 이같은 문제의식으로부터 시작했다”고 전했다. 비싸진 거주 비용으로 과거 세대가 거주할 수 있었던 지역에 기존 세대는 더이상 살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지금의 2030세대는 도심지나 부촌이라 불리는 좋은 동네에 살 기회조차 아예 갖기 어려워진 상태다. 연 사업본부장은 “쉐어하우스는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N포세대를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는 문화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의 삶의 방식도 코리빙 문화와 일치한다. 이들 입장에서는 비싼 임대료는 나눠 내고 공간은 공유하면서 풍요로운 삶을 즐길 수 있는 도심에서 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쉐어하우스 대부분은 입주민 모두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과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공간을 분리해 ‘따로 또 같이’라는 개념으로 운영된다. 키친, 커피 라운지, 루프탑, 세탁룸, 수영장 등의 공간은 공용으로 이용하고 침실은 개별로 이용하는 식이다.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가 147국 약 7,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공유하우스 관련 설문에 따르면 침실과 화장실을 제외한 키친, 업무공간, 정원 등은 공유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쉐어하우스는 밀레니얼 세대의 취향을 공략한 세련된 인테리어 디자인은 물론 가구, 주방시설, 청소서비스, 기타 제반 서비스들까지 무료로 제공한다. 한 곳에 머물지 않는 디지털노매드의 삶을 즐기는 젊은 층에게는 몸만 들어가서 살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인 셈이다. 실제로 해외의 경우 다른 지역에서 일을 하기 위해 찾아온 외지인 또는 타국가에서 온 외국인이 단기적으로 쉐어하우스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외로움을 호소하는 이들을 위한 대책으로서도 코리빙은 적합하다. 혼자의 삶은 즐기고 싶지만 또 혼자만 살고 싶지는 않다는 밀레니얼 세대의 마음을 대변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코리빙 전문기업이 개별적으로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강연, 교육, 파티 등을 주최해 입주자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소셜활동을 지원해주는 것이다. 위워크가 운영하는 코리빙 서비스 위리브의 경우 멤버십을 통해 위커뮤니티가 제공하는 모든 지역, 글로벌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코리빙은 늦어지는 결혼 시기와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좋은 옵션이 될 수 있지만 임대 비용이 생각한 것만큼 싸지는 않다. 쉐어하우스가 도심 위주로 형성되어있기 때문이다. 도심에 가까울수록 또 세련된 인테리어디자인으로 꾸며진 공간과 편리한 시설들을 제공하는 쉐어하우스일 수록 임대료는 비싸진다. 해외도 쉐어하우스 거주비용이 아주 저렴하진 않은 편. 뉴욕 도심 기준 약 1,500~2,000달러 정도다. 1인실은 더 비싸다.

국내 쉐어하우스 커먼타운의 임대료는 1인실 기준 약 80~120만원 선이다. 2인실은 80만원선, 3~4인실은 60만원선이며 보증금은 150만원이다. 비싼 금액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청담, 압구정, 삼성동 등 최고급 지역에 관리비를 포함한다면 이 금액으로는 개별 공간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 커먼타운측의 설명이다. 이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해 이보다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는 ‘커먼타운 스탠다드’라는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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