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의 미래를 그리는 농업스타트업4

인류가 만든 최초의 산업 농업. 오랜 역사에 비해 농업은 아직까지 낙후된 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농촌 인구 고령화, 낮은 자급률, 1차 생산 위주의 농업경영과 같이 현재 우리 농업이 마주하고 있는 문제는 이러한 인식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는 이들도 있다. 누구나 농부가 될 수 있는 농업환경을 구축하는 엔씽, 고질적인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선 그리노이드, 노지재배 효율성을 높이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스마프, 가정에서도 쉽게 식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쉘파스페이스가 대표적인 예다. 오늘날 농업이 가진 문제를 풀고 미래 농업을 그려나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모아봤다.

모든 사람이 농부가 되는 세상, 엔씽=엔씽은 ICT 기술을 접목, 미래농업을 그려나가고 있는 대표적인 어그리테크 스타트업이다. 엔씽이 처음 선보인 건 스마트화분 플랜티로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생육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물을 줄 수 있는 가장 간편한 홈가드닝 형태다. 다음으로 내놓은 건 수경재배가 가능한 플랜티 스퀘어. 인공토양과 씨앗이 담긴 픽셀을 플랜티스퀘어어 장착하면 실내에서도 채소를 재배할 수 있다.

컨테이너 안에서 농작물 재배가 가능하도록 구성한 플랜티큐브 제작은 우연한 기회에 이뤄졌다. 스카이프 초기 투자자이자 덴마크 컨테이너 호텔 포쉬털 대표가 엔씽을 찾아 제작을 의뢰한 것. 약 400평 정도의 큐브 안에서는 무농약 공법으로 연중 재배가 가능하다. 지역에 상관없이 재배가 가능해 운송비도 절감된다. 이를 계기로 시작한 플랜티큐브는 단순히 농장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엔씽의 비전인 ‘모든 사람이 농부가 될 수 있는 세상’을 실현하는 것으로 나아간다. 이를테면 신선하고 안전한 농작물을 재배하고 싶은 개인부터 소규모 식당에 정기적으로 작물을 납품하는 상공인, 외식업체 등 모두가 농부가 될 수 있는 환경이다.

다음 단계는 자동으로 생육환경이 컨트롤되는 시스템이다. 습도와 온도 등 재배 환경에 미치는 요소를 모니터링하고 가장 적절한 환경을 찾는다. 엔씽은 이를 통해 농업을 하나의 삶의 방식으로 가져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데 힘쓴다는 계획이다.

로봇으로 일구는 친환경 농법, 그리노이드=농업현장에서 겪는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농업용 로봇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로봇과 센서,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친환경 농법을 구축, 농산물의 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한다.

그리노이드의 제초로봇은 자율주행으로 이동하며 논에서 잡초를 제거한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다리로 걷는 족형 구조로 개발됐다. 시비를 주는 방식 또한 벼 상태에 따라 알맞은 양을 투여한다, 이와 함께 센서를 통해 벼의 영양상태와 병충해 유무, 스트레스지수를 파악하고 데이터를 축적다. 이를 활용해 작물의 빅데이터를 분석, 식감 좋은 농작물을 키워내고 농법을 고도화하고 있다. 벼가 자라는 과정은 플랫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리노이드는 내년 상용화를 계획으로 하드웨어와 센서, 데이터 분석 작업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농업 경쟁력을 향상하고 친환경 농법 발달에 기여한다는 포부다.

노지재배용 스마트팜 솔루션, 스마프=노지형 스마트팜 솔루션을 제공한다. 엔씽과 그리노이드가 미래형 농업을 제시했다면 스마프는 현재 농업에 닥친 문제와 마주한다. 그 중에서도 노지재배에 집중한다. 노지재배는 우리나라에서 경작의 95%를 차지하고 있지만 기술은 여전히 낙후되어 있다. 일일이 밸브를 여닫아야 했던 관수 시스템이 대표적인 예다. 스마프는 지능형 관수관비 솔루션으로 해결한다.

스마프가 내놓은 스마트밸브는 외부전원이 불필요한 관수제어장치다. 통신모듈을 탑재해 원격으로 밸브 제어가 가능하다. 물 사용량과 시간대는 플랫폼에 저장되고 농민은 이를 통해 적절한 물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다. 플랫폼에 쌓인 데이터는 패턴 분석을 통해 작목, 지역별 최적의 관수 시나리오를 만드는데 활용된다.

스마프는 최근 오리온과 지능형 관수·관비 솔루션 협약을 맺고 감자 재배에 나섰다. 이를 통해 감자 재배 업계가 고질적으로 겪고 있는 생산성과 노동력 문제를 해결하고 노지작물 재배 최적의 시나리오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가정으로 옮겨온 농장, 쉘파스페이스=정밀농업을 위한 스마트팜 솔루션을 개발한다. 쉘파스페이스가 주목한 문제는 농산물의 맛과 영양이다. 대량생산으로 토양이 산성화되면서 질 좋은 농산품이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상품성을 유지를 위해 덜 익은 채소를 수확, 맛과 영양분이 저하되기도 했다.

쉘파스페이스의 위팜은 가정에서도 맛과 영양분에 대한 요구는 충족하되 안전하게 재배된 농작물에 집중했다. 가변광원을 통해 맛과 영양을 확보하고 마이크로 에어로코닉스 기술로 안전한 먹거리를 직접 재배하는 방식이다. 비전문가도 손쉽게 기를 수 있도록 생육 환경도 자동 제어된다. 생장 상태 피드백 또한 제공된다. 쉘파스페이스는 식물 종과 생장단계 별 피드백이 가능한 이미지 기반 분석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효과도 만족스러웠다. 위팜으로 고투콜라를 재배한 결과 유효성분인 아시아티코사이드  생산량은 노지대비 3.5배 증가한 걸로 나타났다. 효율성 측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노지 재배 대비 수확기간은 50% 단축한데 이어 물 사용량 또한 95% 절감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식물의 가치를 높이면 식물을 섭취하는 사람의 가치도 함께 올라간다고 믿는다는 쉘파스페이스는 가정용 재배기 위팜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이를 시작으로 연구자용 그로스챔버와 쉘파라이트로 사업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한편 블루포인트 파트너스는 첨단기술을 주제로 한 블루 새틀라이트 세미나를 선보이고 있다. 스마트 농업기술 분야를 주제로 개최한 이번 행사에는 어그리테크 스타트업 엔씽 김혜연 대표와 농업기술실용화재단 김용호 팀장의 발표와 그리노이드, 스마프, 쉘파스파이스의 기술 발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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