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기업의 기술개발과 인문학적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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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슬칼럼] 대기업도 하기 힘든 기술개발을 중소기업이?

벤처기업은 속성상 기술개발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의 완성도를 높이고 성공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많은 창업기업들이 독자 기술확보라는 벽을 넘지 못하여 실패를 경험하는 경우를 보면 안타까울 때가 너무나 많다. 창업기업의 대표들은 대체로 젊고 사회경험이 적어 자본력이 취약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일천한 자본력과 연륜으로 대기업도 하기 힘든 독자기술로 승부하는 것은 결코 녹녹치 않은 일로 보인다.

출처=gettyimagesbank

우리나라 대기업의 조직문화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무관용주의는 직장에서 한번의 실수가 있을 경우 일정 직급 이상의 경우에서는 조직에서 이탈할 수 밖에 없는 폐쇄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서 대기업은 속성상 실패의 리스크가 있는 도전적 기술 개발에 도전하는 경우는 많지 않으며 대부분의 R&D 를 운영기술개선(Operational Improvement) 에 치중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대기업이 기술개발에 총력을 다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와 21세기 4차 산업혁명에서 경쟁하고 있는 일본은 거의 2~3년에 한번씩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등 우리와는 기초연구 인프라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내막을 들여다 보면 일본의 노벨 과학상 수상자는 대학교수나 대기업 연구원인 경우보다는 이름도 잘 들어 보지 못한 중소기업에서 수상하는 경우도 많다.

이는 우리와 유사한 조직문화를 가진 일본 대기업이 하기 어려운 분야에서 중소기업의 한 우물파기 식의 기술개발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을 보면서?=2011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애플의 삼성전자에 대한 특허침해 소송을 통해 현 주소를 한번 진단해 보고자 한다. 애플이 일방적으로 특허침해 소송을 진행하자 삼성전자는 맞대응 차원에서 애플 역시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하였다는 맞소송을 제기하였다.

삼성전자가 제기한 특허는 일반인들로서는 도저히 이해조차 하기 힘든 고속 패킷 전송방식, 태더링 기술 등 고기술 분야의 특허 소송을 제기한 반면, 애플이 제기한 분야는 핸드폰 모서리 디자인 둥근 모서리, 밀어서 잠금 해제 등 어쩌면 실용신안 특허에 가까우면서 핸드폰의 사용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상상할 수 있는 분야의 기술 중심으로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 양사의 소송의 전개방향을 논할 생각은 없으나 이 소송은 한국 기업의 기술개발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부는 우리 기업들이 성장통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현 상황은 과학기술의 부족이라기 보다는 기술의 결합방법의 부족에서 발생하고 있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나는 이 격차를 인문학적 상상력의 차이로 설명하고 싶다. 우리가 1970~80년대 고도성장을 거치면서 소위 확률의 영역인 과학의 분야에서 큰 진보를 이루었고 이는 산업 각 분야에 골고루 투영되어 한국의 산업발전에 큰 밑바탕이 되고 있다.

지금의 4차 산업혁명 시기에서는 산업간 기술의 융합으로 날마다 새로운 산업분야가 탄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 형태의 기존의 패턴으로는 기술개발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려우며 고객과의 끈임 없는 소통을 통한 인문학적 상상력의 결합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흔히 문학, 역사학, 철학으로 구성된 인문학은 세계 역사의 변곡점에서 변화의 동인이 되었다. 로마의 부흥기와 근대의 탄생을 알리는 르네상스의 출발과 세계 최고 기업인 애플과 4차 산업혁명의 뒤에는 인문학적 상상력이 뒷받침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한다.

◇창업기업의 기술개발 방향은!=정리하자면 창업기업의 기술개발을 위해서는 첫째로 철저한 비즈니스 모델 수립을 통한 창업기업의 기술개발 필요성에 대한 자기확신과 이를 줄기차게 실천하는 한우물 파기 정신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로는 인문학적 상상력과 성찰을 통하여 이 분야가 변화하는 미래 고객 니즈에 부합할 수 있는지를 늘 고객과의 소통을 통하여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가를 늘 진단하여야 한다. 중세의 대항해 시대를 이끌었던 항해사들의 교훈처럼 하늘의 고정된 좌표인 북극성을 통해 나의 좌표를 확인 하는 노력에 비추어 인문학적 성찰은 나의 좌표에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자금력이나 인력에서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투자자와 시장에 대한 교감이 매우 중요하다. 현대 기술개발의 상징인 토마스 에디슨이 투자자인 골드만 삭스와의 교감에 실패하여 경영권을 상실한 이후 그 회사는 발전을 거듭한 20세기 최고 기업인 GE(General Electric)으로 성장한 사례는 창업기업의 경영자가 투자자와 소통을 통하여 안정된 투자자금과 경영권을 담보하는 노력의 중요성을 보여 주고 있다.

엔슬협동조합은 대기업 은퇴 임직원들이 설립한 비영리협동조합으로 조합원의 풍부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스타트업에 필요한 사업화와 시드투자를 제공하고 있으며 투자법인 엔슬파트너스를 설립하여 중기부 등록 액셀러레이터, 도약패키지 지원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창업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엔슬멘토단의 경험과 전문성이 담긴 칼럼은 벤처스퀘어에서 확인할 수 있다.

About Author

장종현 엔슬포럼회장
/ esjhchang@gmail.com

현 엔슬포럼회장이자 엔슬협동조합 이사. SK 네트웍스 중국사장(본사 부사장)그룹 및 SK 이노베이션 등 주요사 전략 담당 최고 책임자 역임. 재무, 인사/조직, 무역, 주국사업, 유통 등 주요사업 최고 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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