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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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슬칼럼] 안타깝게도 지금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제 친구가 한 명 있습니다. 우리 세대의 대부분이 그랬지만 이 친구도 어려운 가정 형편하에서 공부를 하여서인지, 그 친구는 명품이나 프리미엄 브랜드 업계에 종사하는 저를 보면 항상 문제를 제기하곤 했습니다. ‘지하도에서 파는 넥타이와 고급 넥타이의 기능은 똑 같은 것 아니냐? 핸드백도 C사나 L사 제품이 그렇게 비싼 이유가 뭐냐? 사기 마케팅 아니냐?’ 등 등 제가 속 터지는 질문을 많이 하였습니다. 그래서 명품이 왜 명품인지 왜 그렇게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는지를 두고 어떤 때는 장시간 강의 아닌 강의를 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그 친구가 사업상 브랜드 파워(Brand Power)의 위력을 경험하고는 명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출처=gettyimagesbank.com

역사적으로 일본 사람들은 장인 정신에 대한 ‘Respect’를 가지고 있습니다. ‘모노 쯔쿠리’라고 해서 일본에서는 품질 좋은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고 실제로 일본에서 만드는 제품들은 거의 다 품질이 우수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합의에 더하여 명품과 장인에 대한 존경심 때문에 몇 대에 걸친 식당이나 명품이 많고 지금도 해외 명품 브랜드를 계속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실례로 임진왜란을 일본에서는 ‘분로쿠 케이코의 역’이라고 부르는데 실상은 도자기 전쟁입니다. 임진왜란 직전에 일본의 각 영주들과 상급 사무라이들은 비싼 조선의 도자기에 차를 따라 마시는 것을 고급 취미로 생각했고 임진왜란을 일으킨 후에는 영주들의 명으로 조선 도공들을 경쟁적으로 납치한 결과, 수천 명에 달하는 조선 도공이 일본에 끌려가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조선 도공을 사무라이 신분으로 대접해줬는데 사무라이는 우리로 치면 양반 계급이니 신분 상승을 시켜 준 격입니다. 이 도공에 의해 결국 일본 도자기 중흥의 기반을 다지게 되고 18세기에는 유럽에 고급 도자기를 수출하여 부를 쌓는 결과로 나타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명품을 좋아하기는 마찬가지지만 일본과는 좀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장인에 대한 존경심이 일본보다는 훨씬 약하고 신분 과시용으로 명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위 ‘나 이런 브랜드 쓰는 사람이야’ 라고 과시하는 부분의 비중이 큽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명품이라 하고 명품의 조건은 무엇일까요? 명품의 사전적 의미는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 또는 그런 작품’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명품 브랜드에는 사실 패션 브랜드(Fashion Brand)와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Life Style Brand)가 혼재되어 있습니다. 브랜드의 변천 진화 과정을 보면 어떤 브랜드가 탄생하여 인기를 끌게 되면 패션 브랜드가 되고, 오랜 기간 더욱 더 인기를 끌게 되면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가 되면서 고정 매니아 소비자층을 확보하게 되어 계속 인기를 누리게 됩니다.

그러면 어떤 브랜드가 패션 브랜드일까요? 패션 브랜드는 매년 출시하는 상품에 따라 유행을 타고 소비자 선호도가 부침을 타는 브랜드입니다. 예를 들면 입생 로랑, 베르사체, 프라다 등등이 있으며 현재에도 수없이 많은 브랜드가 패션브랜드 상태에 있습니다. 패션 브랜드의 특징은 인기를 끌 때는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지만 인기가 식을 때는 소비자로부터 잊혀지는 브랜드입니다. 물론 브랜드가 패션브랜드에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에 있는 것도 상당수 있으며 구찌, 페라가모, 제냐 등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반면에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는 브랜드의 정체성이 명확하고 매니아 층도 확실합니다. 예를 들면 에르메스, 샤넬, 루이뷔통, 벤츠, BMW, 브뤼게, 로렉스, 몽블랑, 할리 데이비드슨, 까르티에 등등 상품 특성이 명확히 떠오르고 소비자층도 확연히 연상되는 브랜드가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입니다.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가 진정한 명품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패션 브랜드들은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에 진입하려고 안간 힘을 쓰고 있으나 쉽지 않습니다.

그러면 이런 명품 브랜드는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할까요?

첫째, 품질(Quality)입니다. 품질의 우수성 없이는 절대로 명품이 될 수가 없습니다.

둘째, 역사와 전통(Tradition)입니다. 짧게는 수 십 년부터 길게는 100년 이상에 걸친 소비자들의 사랑 없이는 절대로 명품이 될 수 없습니다. 짧은 기간 소비자들을 현혹하거나 속일 수는 있어도 수 십 년간 속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셋째, 현대적 디자인(Contemporary Design) 감각을 브랜드 정체성과 전통 속에 녹여야 합니다. 그래서 명품 브랜드들은 디자인을 급격하게 바꾸지 않고 현대적 감각을 살리되 조금씩 변화를 줍니다. 실제로 명품 브랜드는 한 디자인으로 수십 년간 판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국 런던의 올드 본드 스트리트에 가면 조그만 아케이드가 있는데 흥미를 끄는 아이템들이 제법 많이 있어 재미있습니다. 예를 들면 로렉스 시계(로렉스는 최고가 시계는 아니지만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입니다) 중고 제품을 1910년대부터 1970년대 제품까지 쭉 진열해 놓고 있는데 디자인이 급격하게 변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벤처 기업 창업자 여러분들도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로부터 오랫동안 사랑받는 명품 브랜드를 만드시기 바랍니다.

엔슬협동조합은 대기업 은퇴 임직원들이 설립한 비영리협동조합으로 조합원의 풍부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스타트업에 필요한 사업화와 시드투자를 제공하고 있으며 투자법인 엔슬파트너스를 설립하여 중기부 등록 액셀러레이터, 도약패키지 지원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창업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엔슬멘토단의 경험과 전문성이 담긴 칼럼은 벤처스퀘어에서 확인할 수 있다.

About Author

신윤태 엔슬협동조합 이사
/ ytshin11@naver.com

에스티 로더 사업본부장, 에르메네질도 제냐 한국지사장, 유로통상 대표이사 (몽블랑, 라프레리 화장품), (주)효성 신규사업담당 임원, 한국시세이도 대표를 역임하였음. 명품, 패션 및 화장품 등 프리미엄 제품 마케팅, 영업 및 브랜드 론칭/ 매니지먼트에 3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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