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해봤니, 모바일로 장보기

어지간한 물건은 모바일로 모두 구매할 수 있는 세상이다.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는 일이 어색하지 않는 시대, ‘장보기’도 모바일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급증하는 분야는 신선식품 시장. 신선식품은 오프라인 매장이 강세를 보이던 영역 중 하나였다. 생필품, 공산품과 달리 상품의 질과 신선도를 눈으로 확인하고 구매하는 구매행태 때문이다. 모바일에서 유통업계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이라고 불리는 신선식품, 모바일로 어디까지 가능할까. 2017년 1월부터 슈퍼마트 내 신선식품 서비스를 시작한 티몬 슈퍼마트 장보기로 체험해봤다.

모바일로 옮겨온 마트, 10분이면 장보기 끝=티몬 애플리케이션을 켜고 장보기를 시작했다. 슈퍼마트 장보기를 누르니 대량 할인관, 과일·채소·두부, 수산·축산·계란, 쌀·잡곡, 유제품, 베이커리 등 총 14가지 카테고리 상품이 펼쳐진다. 전체 상품은 대략 1만 4,000여종, 마트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상품 군이 마련돼 있다고 보면 된다. 이 중 신선·냉장·냉동 상품은 과일, 채소, 수산, 축산, 유제품 등 세부 카테고리로 구성돼 있다. 총 상품 수는 1,600여 종이다.

장보기 전 해야 할 일은 특가 행사 확인. 카테고리 윗 단에 주말 특가, 요일 행사, 브랜드 위크가 준비돼 있다. 어디서부터 무얼 살지 모르겠다면 ‘주말 장보기’, ‘살림9단 저녁 장보기’ 등 일종의 장바구니 큐레이션 서비스를 활용해도 좋다. 살림9단 저녁 장보기의 경우 저녁상에 올라갈만한 음식 재료들을 한데 모아 놨다. 장을 보던 날에는 두부, 콩나물, 돼지고기 등 된장찌개 재료가 특가로 준비돼 있었다.

가격은 평균 시중가의 10%할인된 가격이다. 여기에 슈퍼전용 쿠폰, 장바구니, 골라담기, 대량할인관 쿠폰을 적용하면 추가 10%정도 할인된다. 주문한 제품은 생존 식량인 육개장 사발면과 잼류, 살림9단 저녁 장보기에 올라온 구이용 냉동 삼겹살 500g, 친환경 쌈채소 200g, 유기농 바나나 1.1kg, 자두 1.1kg, 아이스크림이다. 앱을 켜고 장을 보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10분이 채 안됐다.

슈퍼마트의 장점 중 하나는 원하는 시간에 물건을 집 앞까지 배송 받을 수 있다는 점. 슈퍼마트에서 신선·냉장·냉동식품 포함 주문 시 아침 7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에 받을 수 있다. 오전 10시 이전에 주문하면 당일 7시 이후에 배송이 완료된다. 아침 출근시간에 장을 보면 퇴근 후 집 앞에서 받을 수 있다. 10시 이후에는 다른 날짜로 지정해서 받을 수 있다. 주문 시간대는 이미 10시를 넘긴 시간. 다음날 11시~2시 사이 배송 예약을 신청했다.

정해진 시간, 꽝꽝 얼은 아이스크림이 녹지 않은채로 =다음날 아침, 약속의 시간이 다가왔다. 티몬 측이 밝힌 슈퍼예약 배송완료 성공률은 99.3%. 지정시간 배송률은 93%다. 주문 제품도 성공 범위 내에 있었다. 9시 30분경 이미 물건 배송이 시작됐다는 알람이 왔다. 주문을 마친지 약 15시간 만이다. 배송이 완료된 시간은 12시 반 경. 물건은 예약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주문한 상품은 공산품, 냉동, 냉장·신선 식품으로 각각 포장돼 배달왔다.

공산품의 경우 상자로 배달이 됐다. 주문한 잼 같은 경우는 유리병으로 되어 있어 깨지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에어캡으로 꼼꼼하게 포장돼있다. 과일, 쌈 채소와 같은 신선채소는 보냉 봉투에 담겨있다. 가장 중요한 건 신선도. 청상추와 쌈추, 적근대로 구성된 유기농 쌈채소는 시들거나 상한 흔적 없이 신선한 상태로 배달됐다.

자두 1kg 팩에는 9알이 담겨있다. 외관으로 봤을 때 시들거나 멍든 것은 없다. 실제로 맛을 봤을 때 충분히 단 맛이 흘러나왔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역시나 사람마다 다른 선호도. 자두라도 다 같은 자두는 아닐터. 크기, 성숙도가 각기 다르다. 자두를 보고 있자니 눈으로 보고 샀다면 알이 큰 자두를 구매했을까하는 의문이 생겼다. 함께 주문한 유기농 바나나도 상하거나 부딪힌 흔적 없이 샛노란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바나나 꼭지가 랩으로 쌓여있다. 수분과 색소 증발을 막아 신선도를 더 오래 유지하는 방법이다. 한 꼭지에 달린 바나나 개수는 9개가량이다.

아이스크림은 구입 후 바로 먹거나 빠른 시간 안에 냉동 보관해야 한다. 배달을 통해 구입하기 어려웠던 것도 이 때문이다. 배달 제품은 정말 녹지 않고 배달됐을까. 보냉 봉투를 여니 주문한 아이스크림과 냉동 삼겹살, 얼음팩 두 개가 담겨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아이스크림은 막 냉동고에서 꺼낸 듯 딱딱하게 얼은 상태였다. 냉동 삼겹살의 경우도 마찬가지. 여러겹의 비닐로 포장된 냉동 삽겹살은 냉동실에서 막 꺼낸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신선도 면에서 대형마트와 결코 뒤지지 않는 제품을 공수할 수 있는 비결은 공급자에게 직접 농수산물을 제공받고 있기 때문. 티몬 측은 “특히 신선식품의 경우 가락시장의 대형 도매상들과 직접 계약을 체결하고 공급받고 있다”고 밝혔다. 신선식품의 경우 3일 이내에 모든 상품이 소진되며 상품 군에 따라 하루하루 새롭게 입고하는 제품들도 있어 선도가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공수한 제품은 콜드체인 시스템으로 관리된다. 티몬은 송파구 장지동 물류센터 내부에 상온센터 및 600평가량의 저온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서 채소, 정육, 수산 등 신선상품과 냉장·냉동 상품을 관리한다. 운영 중인 배송 차량 내부에도 냉장, 냉동 시설이 설치돼 있어 최종 배송지까지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손 안에서 장보고 집 앞으로 배달받는 시대. 손 안에 슈퍼가 들어왔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언급했다시피 신선제품에 대한 취향과 선호도는 제각각이라 좀 더 세심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점. 더불어 사야할 물건을 정하지 않고 장을 볼 때 막상 사야할 것이 떠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실제 진열된 물건을 봤을 때 비로소 ‘필요하다’고 느끼는 심리적 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가지 않아도 질 좋은 신선, 냉장, 냉동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편리함은 아쉬움을 뛰어넘는 장점으로 남았다.

슈퍼마트는 현재 서울, 과천, 구리 등 경기도 11개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충모 티몬 마트매입본부장은 “티몬 슈퍼예약배송 이용가능 지역을 확대하고 올해 안으로 서부경기지역에 물류센터를 추가해 수도권 전지역에서 티몬 슈퍼마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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