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가 3인이 전하는 기업가 정신

“우리나라에는 더 많은 사회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김봉진 우아한 형제 대표는 22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앙트십코리아컨퍼런스에서 “디자이너인 자신이 창업가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다양성을 인정해준 투자자의 한마디였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양복을 차려입은 모습의 정형화된 창업가만 창업하는 사회가 아닌 다양한 배경을 가진 창업자가 나오는 사회가 되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과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주최하고 네이버가 후원하는 앙트십코리아 컨퍼런스는 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기업과 학계 전문가 및 창업가들이 기업가 정신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로 올해 5회째를 맞았다. 이날 행사에는 소상공인을 위한 기업가 정신, 창업가의 창업 스토리, 청소년 기업가 정신 교육 등 기업과 정신과 관련된 여러 세션이 마련됐다.

창업가의 창업 스토리 세션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봉진 대표는 ‘배달의 민족 얼렁뚱땅 창업기’를 주제로 강연했다. 김 대표는 “배달의 민족은 2010년 한 까페에서 무자본으로 시작됐다”며”각자 집에서 일하다 작은 사무실을 얻으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섰다”며 설립 일화를 전했다. 김 대표는 지금의 배민의 성장에 대해 “그 누구보다 열심히 몸으로 뛰었기 때문”이라며 “대기업이 진입하더라도 우리가 이 사업을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마키아벨리의 말을 인용해 “나 스스로를 지배하지 못하면 누군가에게 지배 당한다”며” 자기 스스로 결정하면서 사는 삶을 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어 권순범 이큐브랩 대표가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하는 스마트 폐기물 관리 솔루션 이큐브랩의 창업 스토리를 공유했다. 권 대표는 “이큐브랩은 아무생각 없이 대학생끼리 시작한 회사”라며 “20대 초반의 나이에 좋은 뜻과 의지만을 갖고 무언가에 열중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었다”고 이큐브랩의 시작을 전했다. 그는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했지만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배우고 성장해 미주와 유럽지역을 대상으로 솔루션을 수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고 말했다. 권 대표는 8년 차 창업가로서 “절대 실패하지 않는 법으로 일하는 법을 배웠다”며”실패하지 않는 법은 성공할 때까지 계속 시도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좋은 스타트업이 나오기 위해서 능력 있는 청년들이 창업에 나설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며” 교육에서부터 창업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박혜란 이노마드 대표는 휴대용 수력 발전기 이노마드 우노를 개발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박 대표는 “남인도의 오지에서 만난 소년에게 카메라를 선물하려 했으나 그 마을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며”전기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경험은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이노마드는 에너지 접근성에서 소외된 지역들이 손쉽게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어 쓸 수 있도록 하는 이노마드 우노를 개발했다. 이노마드 우노는 대규모 전력이 아니라 필요한 전력만을 생산할 수 있는 휴대용 발전기로 강이나 하천 등 흐르는 물을 이용해 손쉽게 전기를 만들 수 있다.

박 대표는 “이노마드가 소셜벤처인지 아닌지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처음부터 사회적인 가치를 만들고자 한 것이 아니라 개발 도상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솔루션을 찾다 보니 결국에는 수력발전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사회적 가치란 것은 지속적으로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이노마드를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