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엑스포가 후원하는 사회적 기업”

“개발도상국의 경우 시각장애인의 90%가 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합니다. 저희는 휴대할 수 있는 토킹 컴퓨터를 저렴한 비용으로 보급해 시각장애인의 독립을 돕고자 합니다.” 페르난도 보텔로 F123 대표가 글로벌 이노베이터 서밋 2018 (Global Innovators Summit) 무대 한가운데 올랐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지팡이를 짚은 채였다. 눈빛은 허공을 향했지만, 시각장애인의 불편함을 혁신적 기술을 통해 풀겠다는 그의 선한 의지는 관중들의 마음에 와닿았다.

지난 10월 2일 (현지시각) 어드레스 두바이 마리나 호텔에 40여 개국 사회 혁신가가 한 자리에 모였다. 2020 두바이 엑스포가 후원하는 글로벌 이노베이터 서밋 2018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이번 행사는 이노베이션 임팩트 그랜트 프로그램 (Innovation Impact Grant Programme, 이하 IIGP)의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방향을 논의하는 한편, 2020년에 열리는 두바이 엑스포를 홍보하기 위해  두바이 엑스포 조직위에서 마련한 자리다.

IIGP는 창의적인 솔루션으로 삶을 개선하는 사회적 기업을 발굴해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선정팀에게는 지원금 1억 1,000만 원과 비즈니스 네트워크 및 마케팅 지원 등 사업에 필요한 것들을 제공한다. IIGP는 미화 1억 달러 규모 펀드를 보유한 엑스포 라이브 후원으로 운영된다.

IIGP 1~3기팀을 대상으로 9월 30일부터 진행된 서밋은 워크숍, 교육 세션, 토론 등을 통해 참가팀 간 교류 기회를 제공하고 2020 엑스포 후원사와의 만남을 주선해 향후 비즈니스 협력 및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했다.  후원사로는 액센츄어, 시스코, 두바이포츠 월드, 에미레이츠 NBD, 펩시, SAP, 두바이 수전력청, 이마 호스피탈리티, UPS 등이다. 

서밋 마지막 날인 2일에는 IIGP 선발팀 3곳의 성과를 공유하고 IIGP의 운영 목표를 전하는 프레스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날 IIGP 수혜팀으로 첫 무대에 오른  F123은 브라질 기업으로 시각장애를 앓고 있는 페르난도 보텔로 대표의 경험을 바탕으로 설립된 사회적 기업이다. 그는 “고등학교 때는 하위권에 머물렀던 성적이 대학에 가서 자료를 읽어주는 컴퓨터의 지원을 받고 나서 상위권으로 올라갔다”며 “스스로 의지가 있는 장애인에게 적절한 기술 지원이 주어졌을 때의 파급력이 얼마나 큰지 몸소 느꼈다”고 F123 창업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장애인 실업률은 선진국에서도 매우 높은 편”이라며 “이들을 돕기 위한 기술을 저렴한 비용에 보급하는 것은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F123은 IIGP의 도움으로 현재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영어, 아랍어권을 중심으로 각국 정부 및 시각장애인 단체 등과 다양한 파트너십을 추진하고 있다.

두 번째로 무대 오른 팀은 인도의 폐기물 처리 기업 가바디왈라 커넥트(Kabadiwalla connect). 인도에서 매립장으로 보내지는 폐기물량의 70% 감축하고 3천만 톤의 이산화탄소와 지방 정부의 폐기물 처리 비용을 감축하는 것이 목표인 기업이다.  시닷 한디 대표는”개발도상국에서는 지역 정부의 폐기물 처리 기능이 부족하다”며”지역 정부 예산의 20~25%가 폐기물 처리에 사용된다는 통계가 있는데 인포멀 섹터를 이용하면 훨씬 저렴한 방식으로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가바디왈라 커넥트는 폐기물 처리시설에 가기 전 판매할 수 있는 폐기물을 모으는 스크랩 딜러(Scrap dealer)들의 수입을 증가시키기 위한 노력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자사의  폐기물 처리 방식 검증에 IIGP가 신뢰성을 부여해줘 큰 도움이 됐다”며 “IIGP 의 다른 수혜팀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나이지리아 등 다른 지역의 인포멀 섹터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외국인 블루칼러 노동자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마트 레이버(Smart Labour)가 소개됐다. UAE 기반의 스마트 레이버는 UAE 노동인구 중 52%를 차지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겪는 어려움이 부족한 교육 때문에 발생한다는 생각에 따라 설립된 사회적 기업이다.

노동자들은 스마트 레이버 앱을 통해 영어와 아랍어 등 언어 교육은 물론 라이프 스킬 등을 배울 수 있다. 앱으로 온라인 코스를 마치면 수료 포인트를 제공하는데 이 포인트는 통신 리워드로 교환 가능해 전화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현재 두바이 택시 운전자들이 스마트 레이버 앱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교육효율이 50% 증가했다고 한다.

아부 무아드 대표는”IIGP는 전 세계 혁신가들을 연결해준다는 점에서 큰 도움이 된다”며”IIGP 선정 팀 중 하나인 ICAB와 협업해 UAE의 농부들을 위한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스마트 레이버는 앞으로 AI 등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것을 대비해 노동자들을 위한 디지털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또 UAE의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고향인 아프리카 지역에 100개 이상의 학교를 설립해 조기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오후에는 세계 각국에서 서밋을 찾은 미디어와 3기 선발팀 간의 스피드 데이팅 방식의 자유로운 인터뷰가 진행됐다. 인터뷰에 참여한 기업은 바빌 르완다(Babyl Rwanda), 누루에너지(Nuru Energy), 웨이브(WAVE), 킨트랜스(KinTrans), 고레이미(GoRaymi), 가바디 왈라커넥트(Kabadiwalla connect), ICBA, 코더도조파운데이션(CoderDojo Foundation), F123, 포사디레(PosadiLes), 에너전(Enersion)등 11곳이다.

유서프 카이레스(Yousuf Caires) 2020 두바이 엑스포 라이브 (Expo Live) 부사장은 “IIGP는 ‘혁신은 어디에서나 누구로부터나 올 수 있다’라는 모토 아래 2016년부터  130여 개 국 2,300개 팀이 지원했다”며 “우리는 이들의 혁신을 지원하며 앞으로 각국을 방문해 IIGP의 참여를 독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2020 두바이 엑스포가 후원하는 IIGP의 4기 선발은 10월 2일부터 12월 2일까지 이곳에서 지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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