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혁신의 산실 ‘퓨처파운데이션’

“2071년까지 세계 최고의 국가 될 것” 두바이 통치자이자 아랍에미레이트(UAE) 총리인 쉐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 (Shaikh Mohammad Bin Rashid Al Maktoum)은 지난해 열린 UAE 연차총회서 UAE의 100년 계획을 발표했다. UAE가 설립된 지 100년이 되는 2071년에 교육, 경제, 정부 개발 및 커뮤니티 화합에 초점을 맞춰 세계 최고 국가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소프트파워, 4차산업혁명, 고등 교육 및 물 안보에 집중한다는 구체적인 방향도 제시했다.

UAE의 2071 비전 달성을 위해 선두주자로 나선 국가는 UAE를 구성하는 7개의 토후국 중 하나인 두바이다. 사막에 세워진 기적으로 불리며 초고속 경제 성장을 이룬 두바이는 부르즈 칼리파, 팜 주메이라(인공 섬), 버즈 알 아랍(7성급 호텔), 두바이 마리나 등 최초와 최고 타이틀을 단 여러 볼거리로 막대한 관광 수입을 올리고 있다. 다가올 석유 고갈 시대를 대비해 관광, 레져, 쇼핑 산업 등 비석유 산업에 돈을 쏟아 부어 산유국에서 관광의 도시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한 것. 지난해 두바이를 찾은 관광객은 1580만 명으로 이는 전 세계 관광 도시 중 4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두바이는 이제  혁신 기술에 투자하며 관광 도시를 넘어 첨단 기술로 도배된 미래 도시의 모습을 꿈꾸고 있다.

10년 앞서간다…10X 프로젝트=두바이의 혁신을 견인하는 중추적인 기관은 두바이 퓨처파운데이션(Dubai future foundation)이다. 두바이 국제 금융 센터(DIFC)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에미레이츠 타워에 자리 잡은 퓨처파운데이션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4차산업혁명 기술 개발 등 두바이의 미래를 책임질 다양한 혁신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두바이 통치자 쉐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은 “미래는 가능성과 숫자가 아니라 투명한 비전, 계획, 행동, 실행에 기초해 만들어진다”고 퓨처파운데이션의 설립 취지를 밝힌 바 있다. 이처럼 퓨처 파운데이션은 두바이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짜고 실행하는 곳이다.

퓨처파운데이션 활동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10X 프로젝트는 두바이 왕세자인 쉐이커 함단 민 라시드 알 막툼 주도하에 진행되는 국가 비전 프로젝트. 10X의 10은 다른 도시보다 10년을 앞서겠다는 뜻이며 X는 생각의 틀(out of box)을 벗어나는 파괴적 혁신을 추구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해 2월 열린 세계 정부 서밋(World Government Summit)에서 공식적으로 소개된 10X 프로젝트는 8명이 모여 약 800시간 동안 정부를 혁신하기 위한 방안을 집중적으로 생각해낸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이후 교육, 문화, 에너지, 관광, 스포츠, 보안, 보건 등 36개의 정부기관이 10X팀 리더로 참여해 워크숍, 해외 견학, 프로젝트 피칭 등 여러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다. 모든 프로젝트는 두바이를 미래의 도시로 탈바꿈하겠다는 목표를 가지며 현재 이들이 고안해낸 170여개의 프로젝트 중 26개의 프로젝트가 최종 선정돼 24개 정부 기관에 의해 실제 실행되고 있다.

일례로 10X 프로젝트 중 하나인 C3 court 는 두바이 재판 시스템을 혁신하기 위한 방안으로 1심,항소,대법원의 순서로 진행된 재판과정을 동시에 진행해 305일이 걸렸던 재판과정을 단 30일로 단축한다.

혁신을 키우는 곳…퓨쳐액셀러레이터= 퓨처액셀러레이터 역시 퓨쳐파운데이션의 주도로 2016년 시작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다. 퓨처액셀러레이터는 혁신의 실험 무대로 두바이를 활용하라며 전 세계의 유망 스타트업 및 기술 기업을 이곳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AI, 빅데이터, 로봇, 블록체인 등의 신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을 유치해 국가 발전을 위한 사업에 투입하기 위함이다.

퓨쳐파운데이션 내 코워킹 스페이스

퓨처액셀러레이터는 지분을 가져가지 않는다는 점 외에도 일반적인 액셀러레이터와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된다. 국가의 발전에 기여하는 혁신 기술을 발굴한다는 취지 때문에 정부가 제시하는 국가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업을 선발하는 것. 선발된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파트너 기관은 두바이 폴리스, 두바이 홀딩스, 에미레이트항공, 에티살랏(etisalat), du, DEWA 등 교육, 이동통신, 보건 등과 관계된 정부 기관들이다.

정부가 제시하는 과제들은 공식 사이트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는데 대부분 국가의 혁신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들이다. 예를 들면 두바이 국영기인 에미레이트 항공은 관광객이 체크인을 하는 시점부터 수화물을 수거하는 시점까지 편리한 여행 경험을 제공하는 미래 공항 시스템을 개발하라는 과제를 제시한다. 각 기관들이 제시하는 과제들은 모두 혁신 기술 도입을 통해 두바이 국민은 물론 두바이를 방문하는 모든 이들이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퓨쳐액셀러레이터 졸업 기업으로는 고속 수송시스템 하이퍼루프 개발사 하이프루프원(Hyperloop One), 블록체인 기업 컨센시스(Concensys)를 비롯해 포춘 100대 기업인 허니웰(Honeywell) 등 스타트업은 물론 대기업까지 포괄한다. 퓨쳐액셀러레이터 관계자는 “선발된 스타트업들 자체가 두바이의 혁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홍보대사격인 셈”이라고 전했다.

퓨쳐액셀러레이터는 매년 1~2회의 기수를 선발하며 지금까지 약 149개 기업이 이곳을 거쳐갔다. 이 중 74%는 두바이 정부와 MOU를 맺고 지속 가능한 협력을 약속했다. 현재 퓨쳐액셀러레이터는 5기를 선발하고 있다. 선발 기업에게는 왕복 항공권, 거주 비용, 워크숍, 오피스 아워, 맨토링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퓨쳐파운데이션에 마련된 코워킹 스페이스와 카페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두바이 엑스포 2020=두바이의 혁신 실험은 2020년 10월에 열리는 두바이 엑스포에서 1차 결실을 맺을 전망이다. 엑스포를 통해 전 세계에 두바이를 첨단 기술로 무장한 미래도시로 쇼케이스할 심산인 것. 두바이는 엑스포 개막에 맞춰 미래 박물관(Museum of future) 개장, 세계 최고층 빌딩 더 타워 완공, 두바이 신규 지하철 및 국제 공항 건설, 아부다비와 두바이를 잇는 하이퍼루프 상용화 등 첨단 기술이 활용된 프로젝트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두바이 엑스포 2020은 중동, 아프리카, 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처음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등록 엑스포로 180개국 이상의 국가가 참여하고 관람객 2,500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돼 두바이의 혁신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데는 최적인 행사인 셈이다.

두바이 엑스포 건설 현장

현재 두바이 남쪽 지역에는 4.38 km2 (약 132만 평)규모로 엑스포 단지 건설이 한창이다. 곧 두바이 엑스포의 3가지 서브 테마인 기회, 이동성, 지속가능성을 표현하는 전시관은 물론 각 국가의 특색을 담은 전시관이 들어서며 혁신 기업 및 벤처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환경문제를 고려해 단지 내에는 태양광 등 환경에너지가 활용되며  엑스포 이후에는 주택단지와 업무 공간으로 재활용된다고 한다. 공사는 엑스포 개막 1년 전인 2019년 10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미래박물관(Museum of future)

마잔 프레두니(Marjan Faraidooni) 엑스포 레거시 프로그램 책임자는”엑스포의 궁극적 목적은 혁신을 지원하기 위함”이라며”엑스포는 남녀노소 모두를 위한 행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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