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분야 지식없이 기술 창업하기

“기술 창업은 어른이 유치원에 가는 것과 같다. 성인이지만 아는 게 없다고 생각하고 빨리 배워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사업에 임해야 한다.” 김현준 뷰노 CSO는 네이버 D2SF가 개최한 Tech Meets Startup 컨퍼런스에서  의료 지식 없이 의료 스타트업을 설립해 제품을 출시한 과정을 공유하며 이렇게 말했다. 뷰노는 독자 개발 AI 기술을 토대로 의료영상, 생체 신호, 음성 등의 의료데이터를 분석한다. 지난 5월 국내 최초로 식약처로부터 AI 기반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회사로 이름을 알렸다.

◇ 창업 후 산업 분야 정하기=그는 먼저 뷰노가 의료사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를 소개했다. 그는 “대기업을 나와서 딥러닝이란 기술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며 “망망대해에 내비게이션없이 떠있는 기분이었다”고 표현했다. 어떤 분야에서 사업을 해야할 지 찾기 위해 한국산업분류까지 찾아봤다. 김 CSO는 “산업분야를 살펴보며 남 좋은 일만 하게 되거나 남들이 이미 하고 있거나 세상을 바꾸는 비즈니스가 아닌 것들도 많았다”며”사용자 입장에서는 95% 만족하던것을 96%로 늘려준다는 것이 그다지 큰 의미가 아닌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의료분야에 진입하게 된 것은 필연과 우연이었다”고 말했다. 지인의 프로젝트에 참여해 기술의 가능성과 성과를 입증하게 된것.

그는 의료분야로 진입하게 된 결정적 이유를 보유한 기술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 기술로 얻은 성과에 대한 관심이 그 어떤 산업보다 크다는 점, 분야의 경쟁자가 없거나 적다는 점, 크고 중요한 문제를 다룬다는 점, 규제산업이라는 점 등으로 꼽았다. 해결해야할 문제가 크고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시장이 없기 때문에 독점할 경우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여기에 자신이 속하지 않았던 분야였다는 것도 도움이 됐다. 그는 “내가 잘 알고 해왔던 분야에서는 스스로 혁신을 찾기 어려워 한계를 느끼기도 했다”며” 모르는 문제에 집중할 수 있어서 의료로 온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 기술을 제품화 하기=김 CSO는 “어떤 제품을 만들 것인가에 대해서는 답이나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각 기업의 전략에 따라 할 것”을 조언했다. 뷰노는 폐질환 진단과 골연령 진단을 위한 제품 개발 계획을 세웠고 먼저 골연령 진단 기기를 만들기로 결정한다. 이유는 덜 위험하기 때문.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와 거리가 있고 위해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규제 당국에 대한 부담이 적었다. 시장이 이미 존재한다는 사실도 하나의 이유가 됐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것은 아니였지만 이미 다른 소프트웨어로 골연령을 진단하고 있었다. 시장의 문제가 명확했고, 시장 규모도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는 “문제가 명확하다는 것은 개발의 용이성이 있다는 것이고 연구자들의 의지도 컸다”며” 신속한 상품화도 가능해 보였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흉부, 경추, 족골, 수골 순으로 엑스레이 촬영이 많다. 뷰노의 골연령 분석은 수골 엑스레이를 통한 인공지능 골연령 분석으로 뷰노의 제품을 통해 진단 정확도는 커지고 판독 시간은 감소시킬 수 있었다. 데이터를 확보하고 제품화 가능성을 판단하는데 1개월이 걸렸고 제품 개발은 2~3개월만에 마쳤다.

그는 “제품결정 과정에서 기업들이 시장 상황에 따른 최선의 판단을 내리겠지만 설령 최선이 선택이 아니라할 지라도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먼저 실행을 하면 틀린 것을 수습할 시간을 더 버는 것과 같다”고 조언했다.

◇ 의료기기 인허가를  받기까지=의료 문제는 충분히 많지만 뷰노의 경우 의료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는 상태에서 의료를 혁신하겠다 했으니 어려웠다. 특히 데이터 접근이 어렵다는 문제와 의료 환경에서의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됐다. 김 CSO는 “데이터를 얻는 절차 하나하나가 쉽지 않고 여러 간섭과 통제도 있었다”며”데이터가 반출된 것 자체가 큰 범죄로 인식된다는 것 또 의사가 어떤 UI 원하는지, 병원 내 시스템과는 어떻게 연계시켜야 하는지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가장 큰 장벽은 인허가. 제품은 2년 전에 완성했으나 허가는 올해 5월에 받았다. 그는”인허가 절차에 대한 자세한 자료는 많지만 해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다”며”CRO 등의 업체 도움을 받으면 도움이 되지만 비싸다”고 말했다. 당시 인공지능에 대한 인허가 등급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없었기 때문에 더욱 어려웠다. 그는 “10번을 찍으니 넘어갔다”며”우리가 기여해 2편의 인공지능 가이드라인이 나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엔지니어로써 의료분야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소회도 전했다. 그는”더 빨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며”정부의 관여도 많고 풀어야 할 문제도 많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엔지니어에게 기술 창업이라고 하면 엄청난 기술아이디어로 돈을 벌고 구글에 팔 생각을 하는게 일반적이지만 실제는 남들이 다 하고 있는 사업이고 돈도 많이 벌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지만 지금 기술 창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도전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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