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문화예술계 “사업다각화로 극복할 것”

전 세계에서 화재가 된 러버덕 프로젝트를 한국에 처음 소개하며 이름을 알린 앰허스트는 키스 해링전, 1600판다 세계여행 프로젝트 등 굵직한 해외 공공전시 프로젝트를 기획한 문화예술마케팅 기업이다. 주로 후원 기업을 통해 이벤트성 공공 전시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앰허스트는 최근 사업 방향에 큰 변화를 줬다. 국정농단사건 이후 침체된 문화예술계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다.

최진한 앰허스트 대표는 “국정농단사건 이후 기업의 문화예술 쪽 후원이 위축된 것이 사실”이라며” 기업의 후원을 받던 갤러리 같은 경우 문을 닫은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스폰서로 나서던 기업들이 문화예술과 관련된 행사를 하기만 해도 욕을 먹는 상황이라 더 이상 스폰서에 의존하는 사업을 하는 것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런 환경적 요인을 탓하기보다는 시장의 상황에 맞게 유연하고 능동적으로 사업의 방향을 맞춰가고 있다. 이벤트 같은 단기성 프로젝트 대신 중장기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사업 분야도 국내외로 다각화하고 있는 것.

국내에서는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있는 일보다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가진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건축 단계 전부터 건물의 컨셉을 잡아주거나 테마파크를 구성하기 전 컨셉을 미리 설계해주는 등 결과물의 가치를 더하고 향후 운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근본적인 작업을 도와주는 일이다. 최 대표는 “건축으로 예를 들면 우리나라는 건축 설계가 나온 후 디자인이 진행되는데 컨셉 디자인은 문화와 일체가 되어야 하는 작업으로 설계 전부터 진행해야 하는 일”이라며”우리나라는 컨셉 디자인이라는 것 자체가 없는데 우리가 하는 일이 여기에 해당된다”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국내 글로벌 기업의 해외 진출 프로모션을 기획하는 일을 돕는다. 이름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국내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의 해외 진출 전략부터 현지 프로모션까지 일련의 과정을 모두 기업과 함께 기획하고 실행하고 있다.

과거 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이벤트성 공공전시프로젝트는 기회가 주어지는 데로 진행하고 있다. 규모는 작았지만 올해 SBI 저축은행과 함께한 은행저축프로젝트는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있는 행사로 기억된 프로젝트였다.

은행저축프로젝트는 은행나무에서 풍기는 고약한 냄새에 대한 민원으로 모두 잘려나가게 될 은행나무를 새로운 보금자리로 옮기는 캠페인으로 엠허스트는 은행나무 위에 전시될 아이볼(eyeball)아트 전시물을 기획했다. 최 대표는 “영국의 아티스트와 함께한 작은 행사였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좋아해 준 의미 있었던 행사였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지금까지 줄곧 해왔던 해외 명품 패션 브랜드의 한국 전시도 틈틈이 진행하고 있다.

최 대표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세상을 바꾼다는 큰 포부를 가졌지만, 지금은 나와 직원들이 만족하는 것, 또 보람을 느끼는 것에 더욱 집중하는 것 같다”며”항상 목표대로 되는 것은 없었기 때문에 즐겁게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최 대표는 “올해 열심히 뛰며 발굴한 프로젝트들의 구체적 실행은 내년에 본격화될 것”이라며”국내외 프로젝트를 운영할 인력을 30~40명 정도 충원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시장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문화예술마케팅 분야에서 우리의 위치는 독보적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직원들도 이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며”한국에는 없는 시장, 새로운 것을 개척한다는 마음으로 회사를 운영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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