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음악이 필요한 모두와 작곡가를 위한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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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패럴림픽 국가대표 출정식에 공식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곡명은 ‘하나 된 열정’ 이 곡은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주최한 장애인 국가대표 공식응원가 공모전을 통해 마련됐다. 공모전에서 선정된 응원가는 축하공연뿐 아니라 뮤직비디오로 제작돼 2018평창동계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홈페이지와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장애인체육회 SNS로 퍼져나갔다.

공모전을 주관한 권재의 루나르트 대표는 “패럴림픽 기간 동안 미치도록 바빴다”고 기억했다. 공모전을 열고 응원가가 쓰이는 곳마다 권 대표도 함께했다. 거슬러 올라가면 공모전을 열기 전에도 권 대표는 대한장애인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부서를 뛰어다녔다. 이유를 묻자 “간절했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당시 루나르트는 음원을 의뢰하면 작곡가와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패럴림픽 비공식 응원가는 있지만 공식 응원가는 따로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왜 없지? 한 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권 대표는 사업제안서를 들고 관계자를 수소문했다. 주최 측의 요구도 맞아떨어지면서 공모전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루나르트는 2017년 12월 법인을 설립하고 평창 패럴림픽 공식응원가 공모전을 주관하게 됐다. 이후 루나르트는 올림픽조직위원회와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메달플라자 BGM 공모전을 개최하고 4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선 실행 후 개발을 마치고 선보인 서비스는 음악이 필요한 의뢰인과 작곡가를 연결해주는 음원 제작 플랫폼 ‘루나르트’다. 작곡, 작사, 음향, 특수음향, 마스터링, mr, 사보, 채보 등 필요한 음악을 루나르트 홈페이지에서 요청하면 이에 따른 작곡가를 연결해준다. 작곡을 의뢰하는 방법은 1:1로 의뢰하거나 공모전을 통하는 두 가지 방법으로 진행된다. 1:1 방식에서 의뢰인이 최종 승인할 경우 작곡가에게 결제금이 전달되는 시스템으로 작곡과 작사, 음향과 같은 창작물을 거래할 때는 의뢰인과 작곡가 간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대신 창작물에 대한 유통권을 받는다. 권 대표는 “수수료가 아닌 스트리밍과 공연, 방송권 등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올리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의뢰인과 작곡가와 일정비율로 공유한다. 단발성 계약관계가 아니라 루나르트와 작곡가, 의뢰인 모두 지속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모델이다. 유통권과 수수료 거래는 선택사항이다. 유통계약서에 동의했을 경우 수수료 없이 모든 결제금을 전달하고 동의하지 않을 시 수수료 및 관련 비용을 제외한 금액을 전달한다.

올해는 한 VR 콘텐츠 제작업체와 아티스트를 연결했다. VR 콘텐츠 제작업체는 도깨비를 주제로 한 뮤지컬에 쓰일 음악을 찾고 있었다. 소재 특성상 서양 팝보다는 국악이 가미된 퓨전음악을 필요로 했다. 국악과 현대음악 사이, 느낌 같은 느낌을 찾아 헤맨 업체가 작곡가 찾기를 포기할 무렵, 루나르트는 업체가 원하는 아티스트를 연결하는데 성공했다. 권 대표는 “총 6팀을 물색해서 지금은 한 곳과 작업하고 있다. 온라인 사이트에 작곡가 풀을 쌓아놓으니 의뢰인이 발품을 팔지 않아도 쉽고 빠르게 마음에 맞는 아티스트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나르트의 초기 구상은 흥얼거림(Croon)과 아티스트(Artist)를 합친 사명처럼 흥얼거리는 멜로디를 작곡가에게 가져다주면 음원으로 만들어주는 플랫폼이었다. 사업모델을 바꾼 이유는 시장 규모 차이가 컸기 때문. 권 대표는 “사업을 구상하고 작곡가와 클라이언트를 인터뷰하고 시장조사를 시작했다. 작곡가 B2C 시장은 전체 시장의 10%, 나머지 90%는 영화나 게임, 드라마, 광고 등 상업음악이 필요한 시장이었다. 작곡가가 주로 활동할 수 있는 시장은 후자, B2B 시장이었다”고 밝혔다.

조사를 하면서 시장의 비효율성도 눈에 들어왔다. 권 대표는 “영화와 공중파, 광고 음악 등 음악이 필요한 곳은 많았지만 수요만큼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지 않았다”고 말한다. 음악 작업을 하려면 작곡을 해줄 사람을 수소문하는 것은 기본, 한정된 풀에서 작곡 의뢰가 오갔다. 작업 중 수정에 대한 기준이 드물어 사고가 발생하도 책임 소지가 불분명했다. 따로 포트폴리오를 모아놓는 공간도 부족했다. 그러다보니 브로커나 에어전시를 통해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하청의 하청이 이뤄졌다. 작곡가는 먹이사슬 맨 아래에 존재하는 일이 태반이었다.

베타테스트 기간 작곡가들의 지지를 얻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소위 제 살 깎아먹는 플랫폼이 아니라 작곡가가 의뢰인을 만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지원하기 때문이다. 권 대표는 “루나르트가 창작물에 대한 정당한 보상, 합리적인 수수료, 유통을 통한 지속적인 수익모델 발굴로 작곡가가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9년 상반기 정식 서비스 공개를 앞두고 함께 할 작곡가도 모집하고 있다. 권 대표가 추산하기로 한국에만 5,000여명의 작곡가가 있다. 그 중에는 애니메이션에 들어가는 효과음만 3,000여개를 보유한 작곡가도 있고 숨겨진 재능을 모른 채 살아가는 일반인도 있을 수 있다. 루나르트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작곡가와 만날 계획이다. 권 대표는 “영화, 광고음악, 게임 배경음악, 효과음, 행사음악 등 장르는 상관없다. 최근에는 웹드라마에서도 작곡 수요가 늘고 있다. 소규모, 중소 예산규모로도 자신이 원하는 곡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도 엿본다. 케이팝의 약진으로 국내 음원시장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권 대표는 “영국 작곡가협회장과 만남 당시 한국 작곡가와 협업할 수 있다는 의사를 확인했다”며 “케이팝 작곡가와 함께 글로벌 시장 진출도 노릴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작곡가와 함께 성장한 루나르트가 궁극적으로 바라보는 곳은 처음 구상했던 B2C 분야다. 나의 이야기, 감정을 담은 곡을 작곡가에게 의뢰하면 나만을 위한 곡이 탄생하는 것이다. 권 대표는 그 순간이 오면 “1인 1음악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것을 소비하고 특정 브랜드를 이용하는 것이 정체성의 일부를 나타내는 것처럼 음악도 마찬가지”라며  “어떤 곡 가지고 있나요?라는 질문과 답이 자연스러워지는 날이 오면 나의 곡을 정체성처럼 가질 수 있는 것 1인 1음악 시대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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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화 기자
/ lee99@venturesquare.net

스타트업들과 함께 걷고, 뛰고, 부비며 이 세상에 필요한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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