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가 말하는 ‘투자하고 싶은 기업의 3가지 조건’

초기에는 더 그렇겠지만 스타트업에게 가장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는 역시 자금 조달이다. 그렇다면 벤처캐피털이 생각하는 투자하고 싶은 기업의 조건은 뭘까.

스마일게이트 남훈곤 팀장은 투자를 결정할 때 3가지 기준이 있다고 말한다. 남 팀장 역시 해외 벤처캐피털로부터 공유를 받은 것으로 “산업의 성장성, 주도성 그리고 수익성”이 그것이다. 남 팀장은 이제까지 투자를 진행한 곳은 이 3가지 기준에 부합하는 곳인지 여부를 따진 결과라고 말한다.

“첫째는 해당 산업의 성장성이죠. 기업 자체의 성장성만큼 중요한 건 기업이 몸담고 있는 산업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느냐죠.” 남 팀장은 실제로 한 기업이 성장하는 배경에는 해당 산업이 함께 성장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또 유관산업으로 얼마나 확장성이 있는지도 중요한 지표라고 귀띔한다.

“둘째는 주도성입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형태라고 해도 경쟁자는 항상 존재할 수밖에 없죠. 이런 상황에서 주도성이 있는 기업은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코어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장점이 있는 기업은 많지만 다른 기업이나 서비스보다 우위를 점할 지점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한 포인트라는 얘기다.

“셋째는 수익성입니다. 과거 닷컴 버블 시절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가 등장했다가 사라졌죠. 이들은 모두 수익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유저만 많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렇게 수익성이란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궁극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지 또 성장 잠재력이 있는지를 말합니다.”

남 팀장은 실제로 직접 투자를 진행한 기업 중 수공예 핸드메이드 커머스 플랫폼인 아이디어스, 인테리어 시장 1위로 성장한 집닥, 온라인 패션 커머스 분야에서 성장 중인 서울스토어, 마이리틀셰프를 서비스 중인 그램퍼스, SSD 컨트롤러를 개발하는 파두, 글로벌 보안 솔루션을 개발하는 SE웍스 등도 이 같은 조건 하에 따진 것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이들 3가지를 모두 다 합친 것보다 중요한 게 있다.

“바로 맨파워죠. 결국 구성원의 기업가정신과 추진력이 해당 기업의 미래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맨파워라는 건 측정하기가 어렵다. 남 팀장은 맨파워 자체는 정성적 가치지만 여러 방법으로 검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투자 전 해당 스타트업 대표를 10여 차례 이상 만나기도 한다. 스타트업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알 수 있는 마일스톤, 그리고 앞으로 계획에 대해 얼마나 충실하게 생각하는지도 꼼꼼하게 들어본다. 이 모든 걸 정량적으로 보여주는 IR 자료의 양과 질 역시 꼼꼼하게 살피는 것 가운데 하나다.

물론 당장 사업을 진행 중인 입장에선 비즈니스 하랴 투자 유치까지 준비하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다. 남 팀장 역시 좋은 초기 기업이라도 그들 입장에서 벤처캐피털 투자 유치를 향한 문턱은 상당히 높을 수 있다고 말한다. 숫자로 검증되어 있지 않은 초기 기업 입장에선 더욱 그렇다. 남 팀장은 “그럼에도 우리 회사가 투자할 만한 기업이라는 걸 증명할 방법을 전략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 남 팀장은 일반 대중에게 투자를 받을 수 있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통해 성공을 보여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펀딩을 통해 얼마나 자금을 모으느냐도 시장 반응이라는 것”이다. 남 팀장은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했다고 하면 벤처캐피털 입장에서도 의미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크라우드펀딩 종료 이후 후속 투자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생기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조건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위 조건을 모두 만족한다면 열정 하나쯤 더하면 좋을 듯싶다. 남 팀장은 어떤 기업인지 실명을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기관투자자가 계속 반대를 했던 사업 아이템이었는데 창업자가 지치지 않고 열정적으로 설득을 계속 하더니 결국엔 투자를 받아내는 걸 감명 깊게 기억한다. 남 팀장은 이 아이템을 론칭했을 때 “우리의 판단이 틀렸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판단이 틀렸지만 굉장히 기분 좋은 틀림이었다는 것. 남 팀장은 스타트업 대표에게 손쉬운 포기보다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이라면서 지금 단계에서 자신의 기업이 할 수 있는 스텝을 하나씩 밟다 보면 투자 유치의 길도 보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이 글은 와디즈캐스트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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