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쌍방향 영화의 시대가 시작된다.

간혹 전자책의 미래와 관련한 이야기를 할 때, 이야기의 전개에 따라 내용이 분지가 되는 새로운 형태의 소설 등이 인기를 끌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사실 PC 시절부터 인기가 있었던 비주얼 소설(Visual Novel)이라고 부르는 쟝르의 게임에서 이미 그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는데, 최근 전자책이 인기를 끌면서 그 가능성에 대해서 더욱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 듯 싶다.


그런데, 영화에서도 이런 종류의 시도가 나타나는 것 같다. 이는 동영상 플랫폼에도 쌍방향 기술이 도입되면서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미 유튜브에서는 API를 활용해서 이런 형태의 분지 동영상 등이 게임의 형태로 제공되는 것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TV나 영화 등에서는 아직 이런 쌍방향적인 시도가 대단히 낯선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상황이 조금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관련된 기술이 점점 성숙해가고 있다. 이스라엘의 텔아비브 대학의 교수인 Nitzan Ben-Shaul 은 실제로 이런 기술을 이용해서 쌍방향 영화인 “Turbulence”를 공개하였다. 영화를 보고 있다가 특정한 순간에 사용자들이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되고,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영화가 진행된다. 아이패드를 주된 타겟 플랫폼으로 하는 이런 기술은 앞으로 동영상과 영화를 즐기는 경험을 상당부분 바꾸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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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http://www.flickr.com/photos/z6p6tist6/500048151/


Turbulence는 80분에 이르는 스릴러 영화이다. 뉴욕에서 20년 만에 만난 3명의 이스라엘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영화가 진행되면서 다양한 순간에 반짝이는 불빛이 어떤 물체를 감싸게 되는데, 이 물체와 영화를 보는 사람이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2008년 말에 촬영을 마치고, 버클리 비디오/영화 페스티벌에 상영이 된 바 있는데, 이 떄만 하더라도 감독의 와이프가 관객들에게 어떤 판단을 내릴 지에 대해서 묻고, 그에 따라 영화를 상영하는 감독이 해당 방향의 필름을 상영하는 방식을 이용하였다. 관객들의 반응은 매우 좋았고, 영화제에서 “가장 실험적인 영화상(Best Experimental Feature)”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위의 방식으로는 현실적으로 일반적인 영화상영관에서 진행시키기도 어렵고, TV 역시도 쌍방향성이 없기 떄문에 그냥 단순한 시도로서 남았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바뀌려고 한다. 아이패드와 같이 동영상 콘텐츠와 쉽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가진 멀티미디어 콘텐츠 소비기기가 보급되면서, 새로운 방식의 쌍방향 콘텐츠들이 실제로 인기를 얻고 구현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이런 종류의 쌍방향 콘텐츠를 제작할 때에 필요한 노하우라는 것이 있는데, Ben-Shaul 교수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지적한다.


◦ 시청자가 자신이 약간 호기심이 생긴다고해서 그의 행위가 지나치게 스토리를 간섭하는 것을 허용하지는 말아야 한다
◦ 시청자가 드라마를 경험을 더 높일 수 있는 절묘한 시점에 자신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준다.

현재 Ben-Shaul 교수는 아이패드에 적합한 영상을 사용할 수 있는 편집 및 시청 소프트웨어를 작성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영화를 찍고 쌍방향 편집을 하게 되는 작업을 하나 더 거쳐서 영화나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것인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개인 또는 집단의 관객들의 의사가 실시간으로 파악이 되어서 영화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이런 기술들이 쉽게 적용이 된다고 생각할 때, 우리들이 드라마를 보거나 영화를 보는 경험은 보다 다채로워지지 않을까?  예를 들어, 지난 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인셉션(Inception)”과 같은 영화를 볼 때, 영화를 보러온 관객들의 성향에 따라 서로 다른 형태의 스토리와 영상이 전개된다면 어떨까? 개인의 선택에 의한 엔딩을 여러 번 볼 수도 있겠지만, 사람들의 전체적인 결정에 따라 의도하지 못했던 방향의 전개를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될 것 같다. 아래 동영상은 이스라엘 방송에서 “Turbulence”를 새로운 기술로 재탄생시킨 작업에 대해 방영한 내용으로, 아이패드에서 어떤 터치를 바탕으로 영화가 변경되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Turbulence on Channel 10 News from Ryan Stouffer on Vimeo.


글 : 하이컨셉
출처 : http://health20.kr/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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