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력 높이는 팁 5

지난 4월 8일 제가 운영하고 있는 두 개 회사의 직원들과 함께 워크숍을 다녀왔습니다.


이날 직원들에게 여러가지 발표를 시켜놓고 CEO랍시고 점수나 매기는 못된 경영인이 되기 싫었는지 그동안 짧지만 작든 크든 여러 회사를 다녀 본 경험으로 직원들에게 업무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급하게 자료를 만들었죠.


이른 바 업무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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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문제 없는 회사는 없죠. 담배 피러 직원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있으면 없던 문제도 창조해내는 세상이 직장인의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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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내에는 여러가지 문제가 상존하는데요. 이 문제는 사실 대부분 알고 있고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아요. 왜? 우린 다 바쁘니까요. 문제 해결에는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데 지금 우린 당장 해야 할 일이 참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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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나 많은지, 일의 양만 많은 것도 아니죠. 위에서 시킨 일 아래서 펑크낸 일, 바깥에서 제안 달라는 일 등… 일의 종류는 또 왜 이렇게 일관성이 없고 하나씩 해결하기 힘든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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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문제를 다 인지하고 있는데 이 문제를 야기한 사람이 누구인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르네요. 미팅은 하고 있는데 누가 결론을 내려주는 사람인지도 몰라요. 문제제기만 두 시간 하다 미팅은 끝나고 다음주 미팅 스케줄만 잡습니다. 쉬운 일은 그냥 아무나 했으면 좋겠고 어려운 일은 정말 알아서 누군가 해줬으면 좋겠네요. 우리에겐 ‘리소스’가 부족합니다. 라고 사장님에게 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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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제가 그동안의 경험으로, 최소한 대표에게 잘 보이는 법이 아니라 남들에게 ‘일 잘하는 직원’ 소리 좀 들을 수 있는 비법을 알려드리죠. 뭐 비법이라고 하기엔 좀 우습긴 합니다. ‘업무력’은 나의 ‘능력’에서도 ‘직장 내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모르고 있던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그러니 가볍게 ‘맞아, 맞아’를 외쳐가며 진행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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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미팅은 왜 이리 지루한 걸까요. 만일 미팅 자리에 리더가 있다면 그의 잘못이 가장 큽니다. 그가 빠른 결정을 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산만한 문제제기와 대안을 놓고 토론을 합니다. 이 때 손쉬운 해결책은 책임자가 책임 있는 결정을 빠르게 하면 되는 겁니다.

하지만 반드시 리더가 참석한 회의가 늘상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고객과의 실무자 미팅, 단순한 팀 미팅, 타 부서와의 사내 미팅, 일상적인 아이디어 쉐어링 미팅 등은 모두 결론 짓기 힘듭니다. 특히나 문제가 복잡하게 보이면 서로 문제 해결에 매달려 솔루션은 저만치 떼어 놓고 누구 탓인지만 이야기합니다.

기억하세요. 결정은 ‘속도’에 비례해 성과를 냅니다. 실제로 우리가 내린 빠른 결정은 빠른 실패를 줄 수 있지만 그만큼 회복과 수정의 시간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느리게 내린 결정은 그냥 그것으로 끝입니다. 그래서 결과에 대한 리스크가 더 커지죠. 의식의 속도를 빠르게 갖고 ‘문제 분석’에 매달리기보다 ‘문제 해결’에 매달리세요.

무엇보다 이런 빠른 결정은 미팅 전, 또는 업무 개시 전 준비량과도 큰 관련이 있습니다. 풍부한 자료습득을 통한 통찰이 결정을 빠르게 하니까요. 그렇게 빠른 결정으로 작은 성과를 쌓아가면 직장 내에서 ‘능력자’ 소리를 듣거나 ‘스마트한 사람’ 정도는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경솔하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지만 ‘성과’가 그 부실함을 희석시켜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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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에게는 이렇게 이야기하세요.

“팀장님, 오늘 미팅에서 나온 이야기를 내일 오전까지 정리해서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실행 방안은 다음주 초까지 준비하겠습니다. 그 사이에 자료를 조사해야 해서요. 자료 조사가 늦어지더라도 다음주 수요일까지는 준비해드리겠습니다.”

만일 당신이 팀장이라면 ‘어, 그래’ 또는 ‘그래, 근데 좀 더 당겨봐’라고 대답하겠죠? 그렇다면 아래 처럼 이야기하면 어떨까요?

“팀장님, 만만치 않겠는데요. 시간이 많이 걸리겠습니다. 하는데까지 해보겠습니다만 아시다시피 자료 조사가 장난 아니거든요. 어쨌든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팀장은 물어보겠죠. ‘그래서 언제까지 할건데?’ 또는 ‘하겠다는 거야 말겠다는 거야?’ 좀더 심하면 ‘싫으면 하지마’라고 쏘아붙일 수도 있겠네요.

업무 소통에 있어서 ‘시간’과 ‘마감’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마감이 정해져 있고 마감을 지키는 습관을 갖고 있다면 그 준비 상황이나 완성도와는 상관 없이 ‘정해진 마감까지 일을 마치는 사람’으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하루나 이틀 늦어질 때도 반드시 마감을 지정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해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말도 없이 그냥 늦어지면 일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게으름뱅이”능력부족’ 등의 꼬리표를 달게 될겁니다.

저는 이 ‘마감’에 대해 매우 민감했습니다. 잡지는 기자들의 기회과 집필 취재 등을 통해 만들어지는데 완성도와는 상관 없이 정해진 날짜에 인쇄를 넘겨야 하거든요. 그것은 약속이고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그 잡지는 ‘휴간’을 거쳐 사실상 ‘폐간’의 수순을 밟습니다. 오죽하면 ‘데드라인’이라고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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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일할 때의 기록은 정말 중요합니다. 흔히 많은 회사에서 담당자가 자리를 비우거나 퇴사하고 나서 모든 협력 업체와의 일이 초기 세팅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는 뒤에 후임이 업무의 히스토리를 정확하게 인수인계 받지 못했을 경우입니다. 잘잘못을 따지기 위해 남기는 기록이 아니라 업무의 진행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최소한 검색해서 찾을 수 있을 정도의 게시판이나 위키를 확보하고 있는 조직이 나중에 더 큰 조직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기록하는 습관은 개인의 ‘업무력’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면서 조직의 ‘생존’에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또한 대부분 관리자 이상은 짧고 간결한 ‘결론’부터 듣길 원합니다. 만일 그 결론에 대한 모든 과정이 기록돼 있다면 나중에 관리자가 결정을 바꾸거나 판단이 흐려질 때 당시의 상황을 다시 끄집어 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록이 없다면 우리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다시 닥치게 될 겁니다.

특히 외부인과의 미팅이 있은 후 미팅 보고는 꼼꼼하게 참석자까지 기록하고 뒷 부분에 요약겸 ‘개인 의견’을 첨부하면 업무를 장악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그 개인 의견을 통해 상사가 새로운 결정을 내리거나 그대로 진행하게 된다면 그의 결정과 같다는 뜻이기 때문에 역시 그의 사내 가치는 상승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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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다시 직장생활의 중요한 포인트가 나옵니다. 우리는 언제나 혼자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와 일을 함께 나눠서 하게 됩니다. 그때 일의 초기부터 업무를 장악하려면 ‘내 일’을 먼저 찾아서 자원하는 것이 최고입니다. 때로는 오지랖 넓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지만 내가 잘 하는 일이고 반드시 성과를 낼 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면 아주 좋은 일이겠죠. 사내에서 외국어 번역 일이 있는데 그나마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임에도 상사가 시키기 전까지 손을 들지 않는다면 어떻게 비쳐지겠습니까.

어차피 해야 될 일은 빨리 자원하고 일단 나보다 특정 업무를 더 잘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추천하거나 그 사람에게 일을 넘기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업무 성과도 좋고 서로 보람 있게 일할 수 있을테니까요. 그리고 서로 백업 플랜(조력 계획)을 짜두는 것도 좋습니다. 원래 A의 일이지만 B가  그 업무의 진행상황을 알면서 백업을 하는 것만으로도 회사에서 B는 두 가지 업무를 할 줄 아는 사람으로 비쳐집니다. 할 줄 아는 것이 많은 직원이 어디나 우대 받습니다. 상사는 늘 게으르거든요.

그리고 협업할 때 회의를 하면 기획을 하는데 대부분 실행에 집중하지 않고 현상에 집중하거나 과거 원인을 따져 들어가는 상황에 집중하게 되는데요. 이것은 아마도 업무를 서로 지금 배우고 있는 것 처럼 느껴지게 될 겁니다. 만일 상사가 있는 자리라면 ‘원인은 이렇구 저렇구’를 늘어놓는 것보다 ‘해결책’을 단도직입적으로 제시하고 그 해결책을 수행하기 위한 계획 마련까지 제언한다면 ‘카리스마’를 획득하거나 상사의 오른 팔인 ‘참모’ 계급으로 등극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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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건 업무력과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어보입니다만 ‘직장생활’을 대한 ‘태도’ 같은 것입니다. 물론 업무력과도 중요한 연관성을 갖고 있죠. 대부분의 직장에서 ‘문제’에 집중해서 해결책을 내놓는데 바쁘다보니 ‘우리가 누구이고 우리는 원래 무엇을 하기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는지’를 까먹게 됩니다.

가령 내가 지금 이 일을 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나의 2년 후 1억 연봉을 받기 위한 과정이다 라고 상상해보는 겁니다. 또는 2년 후 나는 창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주어진 일과 해야 할 일과 내가 못하고 있는 일에 대해 감이 오기 시작할 겁니다.

그런데 무턱대고 ‘계획’을 잡으면 거의 전 인류가 경험한 ‘작심 3일’에 빠지게 됩니다. 작정한다는 것 자체가 아주 피곤한 일이거든요. 하지만 상상한다는 것은 다른 겁니다. 상상은 유희이며 오락이고 현재 나의 가치를 판단해주는 중요한 기준점이 되어줍니다. 동기 유발에도 좋죠.

최소한 2년 후에 우리 회사와 내가 어떤 모습일지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직원이야말로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잘 알고 좀더 적극적으로 업무를 장악하려는 태도를 갖게 될 겁니다. 상상하는 직원은 늘 앞서갑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린 수없이 많은 계획을 세워보지만 계획대로 되는 것은 없고 패배의식만 일깨워주는 반복적인 경험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상상은 즐길 수 있는 유희이기 때문에 강박증 해소에도 좋습니다.

결국 우리 모두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것이고 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일하는 겁니다. 세상 너무 거룩하게 살지 맙시다. 남탓으로 일관하고 혼자만 거룩한 직원은 성과도 없이 미간 주름만 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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