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를 운영하는 오픈AI가 ‘코드레드’를 외쳤다.
챗GPT 성장 둔화와 생성형 AI 경쟁 심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이 ‘2막’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도주자였던 오픈AI는 여전히 막강한 사용자 기반을 유지하고 있지만, 구글, 앤스로픽, 메타 등 경쟁사의 추격 속에 성장 속도와 시장 지배력 관리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했다.
고속성장 멈추나? 챗GPT 성장세 둔화 징후
업계 분석에 따르면 챗GPT의 글로벌 이용자는 여전히 수억 명 규모를 유지하고 있지만, 월간·주간 활성 사용자 증가율은 한 자릿수대로 내려앉으며 초기 폭발적 성장 국면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모바일 앱 다운로드 증가율 역시 둔화 조짐이 뚜렷해지며, 특히 미국 등 핵심 시장에서는 체류 시간과 세션 수 감소가 관측되고 있다.
이용 행태를 보면 업무·생산성 용도 비중이 크게 늘면서 사용 강도는 높아졌지만, 신규 유입 속도는 시장 포화와 맞물려 점차 완만해지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초기 탐색 수요’가 소진되고, 보다 정교한 활용을 원하는 수요가 늘면서 기대치와 실제 성능 간 간극이 드러난 결과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제미나이 약진, 클로드와 라마는 ‘야금야금’, 중국 AI 깜짝 등장 등 챗GPT 시장 잠식. 경쟁 구도 재편
성장 둔화와 맞물려 경쟁사 약진도 두드러진다. 구글은 멀티모달 성능과 검색·생태계 통합을 내세운 ‘제미나이’ 시리즈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월간 이용자 수 역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앤트로픽의 ‘클로드’, 메타의 ‘라마’ 계열 모델, 검색·Q&A 특화 서비스 등도 가격, 통합성, 특화 기능을 앞세워 틈새 수요를 흡수하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중국의 인공지능 모델이 등장하며 바짝 추격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는 여전히 챗GPT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제미나이, 클로드, 퍼플렉시티 등 경쟁 서비스가 두 자릿수 비중을 나눠 갖는 다극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는 보안·온프레미스·커스터마이징을 요구하는 수요가 늘면서, 특정 워크플로에 최적화된 모델이나 에이전트형 솔루션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오픈AI ‘코드레드’ 발령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오픈AI 경영진은 내부적으로 ‘위기 경보’를 공유하며 챗GPT 경쟁력 재정비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일 오픈AI 샘 알트먼은 오픈AI 내부의 3단계 경보 체계 중 최고 수준인 회사 차원의 ‘코드 레드’를 선언했다. 그는 사용성 개선, 개인화, 글로벌 보급 확대를 핵심 축으로 삼고, 모델 성능 고도화와 경험 품질 향상, 가격·상품 구조 재설계를 병행하는 전략으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동시에 오픈AI는 기업용 솔루션, 에이전트·자동화, 로봇·하드웨어 등 새로운 접점을 모색하며 수익 다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챗GPT가 여전히 ‘트래픽·브랜드 파워 1위’인 만큼, 신뢰 회복과 제품 혁신에 성공할 경우 성장 곡선을 다시 끌어올릴 여지는 충분하다는 관측과, 구조적 경쟁 심화로 고성장 시대로는 돌아가기 어렵다는 시각이 공존한다.
이에 따라 오는 9일 출시하게 될 챗GPT 5.2로 오픈AI가 시장 장악력을 유지하게 될지 주목된다.
이 회사는 2025년 상반기에 43억 달러(약 6조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주로 연구 비용과 챗GPT 운영으로 인해 78억 달러(약 11조 3천 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오픈AI는 연간 매출이 200억 달러(약 29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2028년까지는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IPO 등 다각적인 투자재원 마련에 시급한 상황에 시장 점유율까지 내려간다는 건 이만저만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생성형 AI 시장 너머를 새로운 사용처는?
전문가들은 이번 성장 둔화를 개별 서비스의 한계가 아니라, 생성형 AI 시장이 초기 실험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사업화·경쟁 단계로 진입했다는 신호로 읽고 있다. 이용자 측면에서도 ‘한 개의 범용 챗봇’에서 업무·도메인별로 최적화된 복수의 AI를 조합해 쓰는 방향으로 사용 패턴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생성형 AI 시장의 중장기 경쟁력은 단일 모델 성능을 넘어 데이터·플랫폼·생태계·규제 대응을 아우르는 종합 역량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챗GPT 성장 둔화는 이러한 전환기의 단면으로, 향후 몇 년간 빅테크와 독립 AI 기업들이 어떤 전략적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시장 구도는 다시 한번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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