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실무 담당자를 무시하지 마라

벤처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사업 파트너들과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실무 담당자의 중요성을 간과하시는 벤처기업 경영진들이 가끔 계신 것 같습니다. 어떤 벤처기업의 경영진께서 “nhn 담당 이사가 내 친구니깐 걱정 안해도 돼. 진행한다고 했어” 라고 말씀을 하시는 것을 듣고 화들짝 놀란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실무자와의 미팅 때 실무자가 구체적인 사항들을 물어보니깐 “누구누구 이사와 다 얘기가 되어 있으니깐 자세한 것은 이사님께 들으시면 되고 그냥 진행하시면 됩니다.” 류의 얘기를 하는 것을 들은 적도 있습니다. 임원급의 강력한 ‘우군’이 있다는 것은 너무 좋은 일이지만, 그것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심 또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가 생각할 때 가장 바람직한 진행 방법은 임원급과 미리 공감대를 형성했을지라도 실무담당자를 최대한 존중해서 마치 실무 담당자가 스스로 느끼기에는 본인이 주도적으로 일을 한 것 같고, 때마침 임원도 강하게 지원을 해주는 형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업협력도 결국엔 사람이 하는 것이고, 사람은 항상 이성적인 것이 아니고 때로는 감성도 작용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사실 그래서는 안되겠지만 담당자가 마음을 먹으면


(1) 일을 이유 없이 지연시킬 수도 있고
(2) 일이 안되는 이유를 찾을 수도 있고 (일이 안되는 이유 찾는 것이 되는 이유 찾는 것보다 훨씬 쉽습니다)
(3) 압력을 넣는 임원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을 수도 있습니다.

일이 되게 하는 것은 어렵지만, 일이 안 되게 하는 것은 상당히 쉽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협력을 하는 접점에 있는 실무자를 무시하면 안되는 것이죠. 그리고 또  많은 기업들이 실무 담당자의 의견을 존중하는 문화가 생겼고, 경우에 따라서는 구조적으로 임원이 하고 싶더라도 담당자가 동의 하지 않으면 진행이 어려운 곳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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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에게 투자 유치를 하러 오신 대표이사분들 중에서도 아주 가끔, 투자담당 임원분과 함께 미팅을 할 때 담당 심사역을 ‘투명인간’ 취급하시고, 나중에 심사역이 상세 검토를 할 때 “임원분과 이미 말씀을 다 나눴습니다” 류의 답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신데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좋은 회사인데 기분 나쁘다고 억지로 투자 검토를 안 좋게 할리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한 부정적 효과를 유발시킬 필요는 없잖습니까? 또한, 벤처캐피탈마다 투심을 진행하는 원칙이 모두 달라서 case by case이긴 하지만, 저희 소프트뱅크의 경우에는 나름 민주적인 프로세스로 투자 의사 결정이 일어나다 보니 담당자의 의견에 힘이 꽤 실리곤 합니다. (참고로 저희 사장님께서 당신께서도 혼자서 결정 못하시고 1개의 표만이 있을 뿐이라고 블로그에 적으신 “딸랑 1표의 철학” 도  재미있으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너무 당연한 얘기고 쉬운 얘기지만, 사업협력을 할 때에는 ‘모든 접점’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봅니다!

글 : 임지훈
출처 : http://www.jimmyrim.com/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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