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에세이 (12)] 디지털 병원 수출을 구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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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한국 강점 살려 병원을 통째 팔아보자”
의료장비 위주 전략으론 세계최고에 한계 절감
디지털 병원 전략 세우고 벤처사와 연합군 편성
수많은 시행착오 겪었지만 ’10년 내공’ 자산 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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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장비를 통합한 PACS가 병원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의료비 절감에 획기적으로 기여하자 병원들이 앞다퉈 이를 도입했다. PACS가 구축된 한 병원에서 방사선 전문의들이 MRI 영상을 지켜보고 있다.

2000년이 시작되면서 메디슨의 세계화 전략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에 봉착했다. 3 차원 디지털 초음파 등 차별화 된 기술로 세계 시장을 열고 사내 벤처와 사외 벤처 육성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지속적 발굴해 성장 동력을 확대한다는 장비 위주 전략의 한계를 느끼게 된 것이다. 2000년, 2,500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대한 민국 유수의 의료기 회사로 성장했으나 소위 GPS(GE, Phillips, Siemens)에 비하면 30분의 1 이하 규모의 변방 기업에 지나지 않았다. 야심 차게 돌진했던 MRI, 내시경, 환자 감시 장치, 디지털 엑스레이 등의 병원 시장 진입 장벽은 통곡의 벽과 같이 높고도 높았다. 과연 메디슨은 이러한 추종 전략으로 GPS를 뛰어넘어 세계 의료산업의 강자가 될 수 있을 것인가? 결론은 “아니다” 였다. 적어도 지금까지 시도했던 개별 의료기 단위의 시장 공략은 너무도 높은 장벽을 뛰어 넘기에는 2% 모자랐다. 결론은 이러한 경쟁 구도를 뒤엎는 새로운 사업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 마침내 완성한 것이 ‘디지털 병원 전략’ 이었다.

디지털 병원 전략은 개별 의료기가 아니라 IT 융합으로 효율성이 극대화된 병원을 통째로 수출하자는 전략이었다. 의료 기기, 의료 정보 시스템, 병원 관리 시스템, 건축 등을 융합한 복합 산업화로 경쟁하는 것이다. 한국의 강점은 IT와 건설에 있다. 병원 산업을 100이라 볼 때, 의료 기기 5%, 소모품 5%, 그리고 의약품은 15%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75%는 의료 서비스 영역이다. 가장 IT융합이 안된 분야인 의료 서비스를 IT화 함으로써 병원 산업 경쟁력을 극대화 할 수 있다고 생각을 바꾼 것이다.

세계 시장을 바라보니 전세계 개발도상국과 산유국 등 신규 병원 시장 수요는 2,000억 불을 넘는데 비해 시장의 뚜렷한 강자는 없었다. 의료 산업의 블루 오션이 바로 디지털 병원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병원의 장비, 환자, 물류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경쟁 우위를 확보함으로써 의료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본 것이었다. 이중 10%만 장악해도 200억 달러가 아닌가.

디지털 병원 전략 완성을 위해 필요한 수 많은 분야들을 메디슨 단독으로 수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도 도출됐다.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여러 분야를 개척해 나갈 회사를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설립한 회사들이 메디페이스, 메디다스, 메디링스 ,IT벤처, 써텍, 메디카드, 이컴, M2컴(대표 조병일) 등이었다.

병원 운영의 3대 축은 환자, 의료 장비, 의약품과 소모품 등 물류라고 볼 수 있다. 이 세 가지 요소를 통합 관리하는 IT융합 서비스를 각각 EMR, PACS, SCM이라 한다. 우선 이 3대 분야의 세계적인 기업을 만든다는 결론에 따라 메디페이스, 메디다스, 메디링스가 설립된다.

의료 장비를 통합하는 IT 융합 서비스인 PACS는 MRI, CT, X-ray, 초음파 등의 필름을 만들지 않으므로 운영비 절감, 분실 방지, 신속한 진단 등 의료 서비스의 질을 한 단계 올리게 된다. 메디슨의 전설적 프로그래머인 최승욱(이턴CTO)군이 기술 개발을 담당하고 방사선과 의사인 최형식 사장이 영업을 맡아 설립된 메디페이스는 한국을 PACS 보급률 세계 1위 국가로 끌어 올리게 된다. 전 세계가 놀란 한국 PACS의 성공은 병원 경영의 효율화로 바로 연결돼 의료비 절감에 획기적 기여를 하게 된다. 이 메디페이스란 회사는 이후 인피니트(이선주 대표)로 사명을 바꾸고 코스닥에 상장돼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소프트웨어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환자의 의무기록을 IT융합하는 EMR(전자의무기록) 분야는 메디다스와 비트컴퓨터가 각각 개인 병원과 중소 병원을 담당해 역시 한국을 소형 EMR 보급률 1위 국가로 끌어올리게 된다. 하루 300명 이상의 환자를 볼 수 있는 한국 의원의 효율성은 외국에서 상상 할 수 없는데, 이것은 바로 EMR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메디다스는 상장사로 유비케어로 회사명을 바꾸어 개인용 EMR의 세계화를 주도하고 있다.

한편 디지털 병원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과 병행해 병원 수출역군을 양성하면서 시장을 개척하는 일련의 영업 프로젝트를 전세계에 전개하게 된다. 박병욱, 황한웅, 함철만, 서원군, 김태형 등 이 사업을 위한 특수 요원들이 양성되었다. 이들은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키르기스탄, 러시아, 베트남 등에서 좌충우돌 하면서 생소한 개념을 전파하고 급기야는 수출입은행 등의 지원으로 여러 건의 수주까지 성공하게 된다. 사실은 당시 한국의 디지털 병원은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였으니, 실제 구현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했겠는가 상상해 보시라. 지금 생각해도 끔찍한 일들이 연속으로 터져 나왔다. 가장 아쉬운 점은 내부 갈등을 유도하는 종합상사들의 끼어들기 작전으로 결국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구조로 전락하는 것이었다. 수 백 개 기업이 동참해야 하는 종합 병원 프로젝트에서 문제를 통해 많은 교훈을 얻게 된다. 이후 이들 5인방은 10년 동안 내공을 갈고 닦아 지금은 이 분야의 고수 경지에 도달하였으니, 한국 디지털 병원 수출의 부활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지금 돌이켜보면 2000년 메디슨의 디지털 병원 전략은 상식을 뛰어넘는 획기적인 발상이었으나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해외 진출함으로써 많은 시행착오를 하게 되었다고 본다. 수많은 장비 회사 다수의 IT 서비스 회사들의 복합 시너지로 디지털 병원이란 블루오션을 개척하려는 메디슨의 마지막 전략은 2002년부터 2009년까지 7년간 잠들게 된다. 2009년 이후의 디지털 병원 전략 부활 이야기는 이 연재의 마지막 이야기로 다루고자 한다.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이제는 퍼스트무버(First Mover) 전략으로 가야 한다. 남들과 달라야 한다. 비록 실패가 있을지라도 우리는 계속 도전해야 한다.

글 : 이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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