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에서 슬럼프가 찾아 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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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http://www.flickr.com/photos/johncurrie/4523755509/

야구에서 잘 나가는 타자들이, 인터뷰 때 잘 치는 이유를 물으면 흔히 하는 답변이 있습니다.

공이 축구공만하게 보여요.

이런 대답을 듣고 있으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조그만 야구공이 축구공만하게 보이는데, 야구 방망이로 치지 못할 타자는 없을 것이란 생각 말이죠. 심지어 야구의 문외한인 저도, 야구공이 축구공만하게 보이면, 광속구를 던지는 투수의 공이라도 일단 쳐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에 반해 경기력이 갑자기 떨어진 타자에게 실력 부진의 이유를 물으면 이렇게 답하죠.

공이 도대체 안 보여요.

아무리 실력이 좋은 타자라 하더라도 투수가 던지 공이 보이지 않으니, 짐작으로만 방망이를 휘두를 수밖에 없죠. 이러다 보니 당연히 타율이 나빠집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공이 안 보인다고 대답하는 선수들 가운데, 한때 잘 나가던 선수들도 있습니다. 흔히 말해서 야구공이 축구공만하게 보이다가 공기처럼 보이지 않을 때를, ‘슬럼프’라고 합니다.

슬럼프를 이야기할 때 플래토(plateau)를 흔히 같이 언급하죠. 슬럼프와 플래토는 어떻게 다를까요? 플래토는 입문자가 어떤 스포츠나 분야에서 새롭게 시작해서 한 단계 실력이 향상되기 직전에 실력이 한동안 정체될 때를 말합니다. 어떤 스포츠건 마스터해 보신 분들은, 플래토의 의미를 아실 겁니다.

처음에 시작하면 실력이 느는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제자리 걸음하는 것 말이죠. 스포츠를 즐기지 않으면 대개 이 상태에서 포기하고 관두고 말죠. 하지만 그 운동에 흥미를 느끼고 꾸준히 하다 보면 플래토를 넘어서 실력이 갑자기 붙기 시작합니다. 따라서 초심자들은 플래토를 만나면 자신의 실력이 한층 업그레이되기 위해서 역량이 축적되는 시기라고 생각하면 결국 좋은 결말을 볼 수 있죠.

그렇다면 슬럼프는 무엇일까요? 슬럼프는 한마디로 실력이 퇴보하는 것을 말합니다. 어느날 잘 나가던 타자가 선동렬 방어율의 타율을 보일 때를 흔히 말하죠. 표면적으로 보이는 슬럼프는 선수의 기량이 떨어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슬럼프의 원인은 흔히 말하는 하드웨어적인 게 아닙니다. 즉 선수의 팔에 이상이 생겨서 제대로 된 스윙을 하지 못하거나, 시력에 문제가 있어서 공을 제대로 보지 않는 이상, 슬럼프는 육체적인 원인 때문에 발현되는 것은 아니죠.

3할을 치는 타자는 기본적으로 육체적인 면이나 기량 면에서 3할을 칠 수 있습니다. (신체적으로 문제가 없는 이상) 어느날 3할 타자가 1할 타자가 된다는 것은 심리적인 문제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잘 사귀던 애인과 헤어졌거나 도박에 빠져서 빚쟁이에게 시달리거나 부인과 불화가 생기는 것처럼 선수가 야구에 전념할 수 없는 이유 때문에, 선수의 멘탈을 흔들고 그것 때문에 실력 부진이라는 표면적인 현상이 발생합니다.

직장생활에서도 플래토와 슬럼프가 있습니다. 플래토는 흔히 직장생활 초반에 많이 나타나죠. 신입사원으로 들어와서 앞가림하기도 힘들었는데 어느날부터 선배사원들에게 일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플래토를 넘어서 자신의 기량을 발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3, 6, 9로 대표되는 년마다 찾아온다는 직장인 사춘기, 이 시절에 슬럼프가 많이 찾아오죠. 직장생활에서 슬럼프도 야구 선수가 걸리는 슬럼프와 그 매카니즘이 동일합니다. 직장생활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스킬이 어느날 업무에 맞지 않거나 일정수준 퇴보하는 일은 없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는 게 힘들고, 회사에서 평소에 그냥 넘어갈 상사의 충고가 잔소리처럼 들리고, 하는 일마다 실수투성이에 결과가 형편이 없다면, 필시 직장생활에서 슬럼프에 빠지게 하는 요인이 있다는 겁니다. 즉 그 원인이 직장인의 마음을 흔들고 흔들린 마음 덕분에 슬럼프에 빠지게 되죠.

슬럼프를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심리적인 불안을 해결하면 되죠. 그런데 문제는 무엇 때문에 심리적 격동기를 겪는지 그 원인을 찾기 쉽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는데 직장생활의 위기를 넘기고 예전의 실력을 되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심리적 불안 요소가 사라졌을 수도 있고, 그것이 있더라도 마음이 잘 이겨낼 수 있게 강인해졌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불시에 찾아오는 슬럼프가 운좋게 넘어간다면 다행이지만, 그러지 못했을 때를 대비해서, 슬럼프를 만날 때 심리적인 불안요소가 무엇인지를 빨리 파악해내는 게 중요합니다. 이렇게 하면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게 한결 쉬워지겠죠. 때때로 찾아오는 슬럼프야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만, 그 슬럼프를 얼마나 슬기롭게 극복해내느냐가 중요하겠죠. 그럴려면, 자신에 대해서 평소에 잘 알고 있느냐가 정말 관건이겠습니다.

이 글은 제가 쓴 책인 ‘시지프를 다시 생각하다’ 에서 다루지 못한 이야기의 일부입니다. 이 책에세는 제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경험한 슬럼프와 그 극복과정이 기술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책의 샘플을 MP3파일로도 들으실 수 있습니다.

글 : 신승환
출처 : http://www.talk-with-hani.com/archives/1376

About Author

/ root@talk-with-hani.com

신승환은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 관리, 프로세스 컨설팅 등의 업무를 십 년간 수행했으며, 현재는 차량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다. 읽은 것과 생각한 것을 블로그(http://talk-with-hani.com)와 트위터(http://twitter.com/talkwithhani)에 꾸준히 남기려고 노력한다. 지은 책으로는 '시지프스를 다시 생각하다',‘겸손한 개발자가 만든 거만한 소프트웨어’와 ‘도와주세요! 팀장이 됐어요’가 있으며, 다수의 IT서적을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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