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드 보통이 말하는 “불안”, 그 근원과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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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안에서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을 읽었다. 2004년도에 출간된 책인데, 한국에 번역본은 이제야 나왔다. 좀 의아하다. 왜냐하면 이 책이야말로 평소 내가 생각하던 보통의 사회에 대한 생각이 참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가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부의 축적, 관심과 사랑, 혹은 사회적 지위 등에 대한 갈망, 혹은 주변 집단들과 나의 상태를 비교하는 상대적인 비교에서 오는 절망감, 그것도 아니면 내가 생각하는 성공적인 지위와 현재의 지위 사이의 격차에서 오는 다양한 종류의 ‘불안 (상태)’ 에 대해서 그 원인과 해결책을 서술하고 있다.

일단 그 원인이 어디서 오는지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 만으로도 불안의 감정은 어느 정도 해소된다고 말할 수 있겠다. 보통은 그 원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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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결핍
– 속물근성
– 기대
– 능력주의
– 불확실성

에서 찾고 있으며, 그 해결책은

– 철학
– 예술
– 정치
– 기독교
– 보헤미아

로 제시하고 있다.

아무래도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 중에 하나는 현대 사회의 능력주의가 어떤 허무한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며 (vs. 중세의 지위의 세습이나 그 사람의 도덕성 등에 비해서), 그러한 능력주의 사회에서 도태되는 것의 의미를 철학적으로 풀고 있는 부분이다.

능력주의가 중세 이후에 많은 이들에게 ‘능력이 있으면 신분을 상승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반면, 만약 그 경쟁에서조차 도태되고 나면 얼마나 부끄러운 감정을 주게 되는지, 그리고 이러한 현상이 인간에게 어떠한 잔인한 작용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잘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내용들은 내가 여러번 인용했던 그의 TED Talk 에도 잘 나타나 있으므로, 아직도 혹시 못 보신 분들이 계시면 아래 동영상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개인적으로 보통의 책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다른 서적들은 훑어 읽기를 하지만, 보통의 책은 한줄 한줄 음미하며 읽게 되고, 그 의미가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것 같다.

지난 한 해를 뒤돌아보고, 또 다가온 한 해를 계획하면서 보통의 책을 읽으니 감회가 남달랐다. 앞으로 종종 보통의 책들을 다시 꺼내보며, 생각에 잠기기를 즐기게 될 것 같다.

줄쳐가면서 읽었던 몇 구절을 옮기고 맺으려 한다.

 

능력주의 사회의 이상 덕분에 다수가 자신을 실현할 기회를 얻었다. (중략) 출신, 성별, 인종, 연령은 개인의 발전에서 넘을 수 없는 장애가 되지 않았다. 보상의 분배에 마침내 정의의 요소가 들어오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낮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불가피하게 어두운 면을 드러낸다. 성공을 거둔 사람이 그럴 만한 자격이 있다면, 실패한 사람 역시 그럴 만해서 실패했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능력주의 시대를 맞아 정의는 부만이 아니라 빈곤의 분배에도 관여하게 된 것이다. 이제 안타까운 것이 아니라, 그래 마땅한 것처럼 보이게 되었다.

경제적인 능력주의 사회에서 상속이나 다른 유리한 조건없이 경제적으로 성공을 거둔 개인은 과거 아버지에게서 돈과 저택을 물려받았던 귀족은 결코 경험할 수 없었던 개인적 정당성의 요소를 확보했다. 그러나 동시에 경제적 실패는 과거에 삶의 모든 기회를 박탈당했던 농민은 다행스럽게도 겪을 필요가 없었던 수치감과 연결되었다. <훌륭하고, 똑똑하고, 유능한데도 왜 여전히 가난한가 하는 문제는 새로운 능력주의 시대에 성공을 거두지 못한 사람들이 답을 해야 하는 (자기 자신과 남들에게) 더 모질고 괴로운 문제가 되었다.

p 107-108 ‘능력주의’ 중에서

(생략) 이들 사회의 기반은 ‘능력주의’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 성취는 그럴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 거둔 것이라고 이해한다. 부를 축적한 사람은 일단 주요한 미덕이 적어도 네 가지는 있다고 칭송을 받는다. 그 네 가지란, 창의성, 용기, 지능, 체력이다. 다른 미덕, 예컨대 겸손이나 경건은 이제 눈길을 끌지 못한다. 성취는 이제 과거 사회에서처럼 ‘행운’이나 ‘섭리’나 ‘신’ 때문이라고 이야기되지 않는다.

이것은 현대 세속 사회의 개인의 의지력에 대한 믿음을 반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경제적 실패 역시 능력에 따른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실업자는 전사들의 시대에 육체적으로 허약한 사람들처럼 수치를 느끼게 되었다. 돈에는 윤리적 가치가 부여된다. 돈은 그 소유자의 미덕의 증거다.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도 마찬가지다. 쿠베오 부족의 재규어 이빨처럼 부자로 살아가는 것은 그 사람이 훌륭하다는 증거이며, 낡은 차나 허름한 집을 소유했다는 것은 그 사람이 도덕적으로 결함이 있다는 증거다. 부는 단지 높은 지위를 제공했을 뿐 아니라, 늘 변하는 광범위한 소비재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하여 행복을 보장한다는 이유로 장려되기도 한다. 그런 소비재를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이전 세대의 제한된 삶을 연상하며 동정심과 의아함을 느끼게 된다.

p 230. ‘정치’ 중에서..

현대 세속 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한 입장에 따르면, ‘다른 모든 사람처럼’ 끝나고 마는 것보다 더 창피한 운명은 없다. ‘다른 모든 사람’이란 평멈하고 순응적인 사람들, 따분한 교외 거주자들을 포괄하는 범주이기 때문이다. 올바른 생각을 하는 사람의 목표는 군중으로부터 자신을 떼어내, 자신의 재능이 허락하는 어떤 방법으로든 ‘튀는’ 것이다.

p 304, ‘기독교’ 중에서

지위에 대한 불안이 아무리 불쾌하다 해도, 그 불안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좋은 인생을 상상하기란 어렵다. 실패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창피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는 두려움은 야심을 품고, 어떤 결과들을 선호하고, 자신 외의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는 데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결과일 뿐이기 때문이다. 지위에 대한 불안은 성공적인 삶과 성공적이지 못한 살 상이의 공적인 차이를 인정할 경우 치를 수 밖에 없는 대가다.

p 356. ‘보헤미아’ 중에서

글 : MBA Blogger
출처 : http://mbablogger.net/?p=2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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