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한 대로 이루다 – 실행력, 스타트업의 생명력

생각했는가? 그대로 이루었는가? 그렇다면 실행력이 있는 조직이다.
생각은 했는가? 그런데 아직도 생각 속에 갖혀 있는가? 실행에 있어서 무언가 문제가 있다.

실행력은 스타트업에 있어서는 생명과 같다. 자전거가 속도가 나지 않으면 넘어지듯이 스타트업은 굴러가지 않으면 특히 속도가 나지 않으면 곧 넘어진다. 스타트업이 속도를 유지하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실행력이다. (그 스타트업의 방향은 맞다고 전제를 한다. 방향이 틀렸는데 속도가 빠른 조직은 그야말로 브레이크가 고장난 열차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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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http://www.flickr.com/photos/whata1derfulworld/4369179212/
많은 사람들이 실행력을 강조하지만 그게 정작 무엇인지 어떤 수준의 이야기인지 애매하게 단지 “실행력”이라는 단어만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오늘 그 실행력을 파헤쳐 보자.

1. 실행력의 첫 번째 요소는 바로 구현능력이다.

상상을 현실의 어떤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가상의 것을 손에 잡히는 어떤 것으로 만드는 능력이다.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만드는 능력이다. 소프트웨어 제품 혹은 전자제품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다고 하자. 그것을 구현 할 프로그래밍 능력이나 전자회로를 설계하고 조립하는 능력이 없으면 상상과 바램 뿐이다. 구현 할 수 있어야 그것이 현실세계의 것이 된다.

또한 단지 뛰어난 프로그래밍 능력 뿐 아니라, 서비스나 제품의 미묘한 차이를 기획하고, 설계하고, 동선을 최적화하고, 실행속도를 보장하며, 사용자의 사용경험을 즐겁게하는 능력이 구현 능력에 포함된다.
 
“뭔가 멋진” 어떤 것을 상상하는 창의적인 상상력과 저돌적인 “열정”을 주장하면서도, 정작 손으로는 뭐 하나 제대로 만드는 능력이 없는 사람을 자주 만난다. 창의력과 열정은 입 근처에서 놀 것이 아니라 손 근처에서 놀아야 한다. 열정을 말하는데 사용하지 말고 구현을 위한 기초적인 프로그래밍 능력을 배우는데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리라.

그러나 많은 스타트업 창업가들이 사업의 시작을 “프로그래밍으로 제품/서비스를 완성하는 것”과 동일시 하는 경향이 많다.  물론 제품/서비스가 있어야 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사업의 실행능력의 전부는 아니다.

2. 스타트업의 실행력 가운데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을 움직이고 설득해 우리의 지지자로 만들어 내 제품/서비스를 인정하게 하는 능력이다.

사업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주장하기만 한다고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다른 사람들의 평가와 지원(특히 돈을 지불하고 구매하는 형식의 지원)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그냥 설득되고 저절로 나를 인정해 주는 것이 아니다. 근거가 분명하고, 논리적인 설득이 있어야 하며, 외면적으로도 인정한 만한 어떤 것이 있어야 하며, 분위기 환경, 다른 사람들의 평판들이 모두 갖춰져야만,  아하! 그 사람/회사가 하는 말/일이 맞구나 인정하게 된다.

그러기위해 논리도 만들고, 그 논리를 뒷밪침하기위한 증거들도 만들고 찾아내고, 그런 것들을 묶어서 스토리를 만들어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해야 한다. 그리고 회사와 제품을 지지하는 좋은 소문들을 만들어내서(이 과정중에 신문기사나 소셜네트워킹 상의 좋은 평판들도 중요하죠) 대세를 굳히는 작업이 있어야, 그제서야 사람들이 나를 인정하기 시작한다. 한마디로 부럽게 만들어 이기는 과정이다. 한마디로 유행을 창출하는 것이다. 감성만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실용성과 논리적인 합리성을 부여해서 미래는 우리 제품과 서비스가 필수 적이라는 사실을 설득함으로 쐐기를 박아야한다.

이것은 스타트업에 있어서 중요한 실행력 가운데 하나이다. 홍보 마케팅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훨씬 더 근본적인 바닥의 분위기를 만드는 실행능력을 말하는 거다.

3. 세 번째는 실행 능력이 부족한 경우이다.

사업을 시작할때 여러 가설을 가지고 시작하면서 그 가설을 하나씩 검증하는 과정이 바로 스타트업의 과정이라고 이야기 한다. 많은 경우 우리의 가설이 틀렸다는 것을 발견하게되는데, 이때 틀렸다는 것을 발견했다는 말은, 제대로 된 방향을 발견했다는 말이다. 바로 이것을 발견하는 것이 바로 사업의 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설 그 자체는 맞았는데도 불구하고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내 머릿 속의 상상의 그림은 “이것 이것을 만들어 이 사람들에게 이렇게 설득하면 저런 모양의 결과가 나올꺼야”라는 그림을 그리고 일을 시작하지만, 막상 이것 이것의 구현도 충분하지, 사람들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하는 등 과정의 능력이 부족해서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이다. 처음 그린 가설의 그림의 30-40%만 제대로 실행해도 성공적이라 할 수 있겠다. 능력이 부족한 경우이다.

능력의 부족은 그것을 메워 줄 능력있는 사람을 채우면 된다. 그런데 아쉽게도 사람은 자신의 능력이상의 사람을 제대로 볼 줄 모르고, 자신보다 능력이 부족한 사람 밑에서 일하고 싶어하지 않는 속성이 있긴하다.

4. 어떤 경우 구현능력, 설득력, 실행능력도 다 좋은데 사업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추진력의 문제가 있는 경우이다. 추진력은 논리적인 능력이 아니라 의지이다.

두려움은 추진력을 떨어트린다. 사람도 두렵고, 내 평판이 나빠지는 것도 두렵고, 내가 가진 기존의 기득권을 잃는 것도 두렵고, 법적인 위험, 경제적인 리스크 등등 사업을 하다가보면 사방이 적이고 사방에 두려울 수 밖에 없는 요인들이 잠복해 있다. 이 두려움에 지면 추진력을 잃게 된다.

추진력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걸 이루는 힘”,  여기서 “무슨 수”가 종종 선을 넘어서 물의를 일으키지만 많은 사업가들이 그 선 위에서나 회색지대를 넘나들면서 “그걸 이루기 위해” 두려움을 극복하였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또 “안되는 걸 되게 해야만 하는 것”을 포함한다. 안된다고 보고하고 변명하는 것은 봉급쟁이들이 할 수 있는 권리다. 창업가는 안되는 것을 반드시 되게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 회사와 제품과 서비스를 살려낼 수 있는 “혁신”이기 때문이다.

게으른 창업가는 추진력이 없다. 일을 내일로 미루고,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으며, 귀찮은 일에도 의지를 다해 자료를 작성하고 데이타를 뒤지며 한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며 고객을 찾아 다니는 부지런함과 근면함 없이는 일이 성사되지 않는다. 대충하고 싶은가? 적당히 때우고 숨고 싶은가? 직원에게 맡기고 나는 더 중요한 일을 한다고 거짓말 하고 싶은가? 골프장에서 비즈니스를 한다고 우기고 싶은가? 그렇다 모든 창업가가 직면하는 도전이다. 그러나 게으름에 진 창업가가 무언가 분명한 결과를 이루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바가 없다.

5. 생각은 했고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결정하지 못하거나, 결정은 했는데 다른 이유 때문에 실행은 뒤로 밀리고 있는가? 우리 조직은 관료화된 조직이다.

대기업만 관료화 되는 것이 아니다. 인원이 많아야 관료화 되지 않는다. 두명이 있는 조직도 관료적인 조직이 될 수 있고 관료적으로 일할 수 있다. 미안한 말이지만 많은 스타트업들이 관료적으로 시작했고 이미 관료적으로 일하고 있다.

특히 직장생활을 2-3년정도 한 후에 시작한 스타트업들의 경우 직장생활에서 배운 노하우와 더불어 기존 직장의 잘못된 관행과 관료적 행동습성이 자기도 모르게 몸에 밴채로 스타트업을 시작한다는 점은 참 비극이다. 회사를 시작하면서 유급직원을 채용해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이 드는가? 이미 증상이 심각하니 조심하라. 그런 점에서 오라클 회장 래리엘리슨의 예일대학 졸업식장 연설을 한번 들어보자. 비록 대학 졸업생들에게 한 연설이지만 직장생활을 수년간 한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으며 귀담아 들어봐야 한다.

“그러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나? 나에겐 아무런 희망도 없는가? 대답은 그렇다입니다. 너무 늦었습니다. 당신은 너무 많은 것을 흡수했고,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더이상 19살이 아닙니다. 당신은 꽉 짜여진 사각모를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머리 속에는 이미 시멘트가 발라져 있습니다”

래리는 예일대학 졸업식 연설을 채 마치지도 못한채 경비원에게 끌려나갔지만 그가 한 말은 의미 심장한 말들이다. 형식과 절차가 중요함을 앞지르는가? 사람간의 입장과 체면이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가? 다음에 다시 아야기 합시다가 회의의 주인공이자 결론으로 자주 무대에 올라오는가? 사람이 더 필요하다는 말이 자주 나오는가?

이미 우리 스타트업은 관료적인 조직이 되어 화석화 되기 시작했다는 증거이다. 이미 조직의 추진력은 바닥을 기어가고 있을 것이다. 관료화의 문제를 제대로 진단하지 못한 조직과 CEO는 추진력을 얻기위해 직원을 늘린다. 직원이 늘면 늘수록 관료화의 문제는 더 깊어지고 추진력은 더 잃는다.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은 직원 숫자가 10-20명때보다 100명 일때 뭔가 새로운 일을 더 못 만들어 낸다는 것이 정설이다. 기존의 것을 지키는데 급급해 진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해서 자리를 잡기 시작한 5명, 10명, 20명 된 우리 조직을 돌아보라. 실행력이 여전히 살아 있는가? 밤을 새서 일을 하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오늘 이야기 한 것이 오늘 고객의 손에 들려졌는가? 아니면 홈페이지 단어 하나가 틀렸는데 며칠동안 혹은 몇달동안 고쳐지지 않고 있는가? 고객에게 이런식으로 제안을 한번 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이야기했는데 한두달도 안되어 고객들이 바로 그 서비스를 사용하며 즐거워 하고 있는가? 혹은 아닌가? 고객게시판에 올라온 아주 좋은 제안이 수개월이 되도록 아직도 구현되어 서비스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가? 아니면 그 게시판에 그런 글이 올라왔는지 조차 모르고 있는건 아닌가?

실행력을 잃어버린 스타트업은 이미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다. 살아서 팔팔 뛰어 다녀야 한다. 사고치더라도 뛰어다니다가 사고치는 것이 살아있는 증거이자 계속 살아있게 만드는 요소다. 뭐든 생각한 대로 실행하라. 생각한대로 이룰 것이다.

글 : 프라이머 권도균( @douglasguen)
출처 : http://on.fb.me/yksFc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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