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블로그는 더 겸손해야 한다.

기업 블로그를 운영하겠다는 곳이 많이지고 있다는 것을 현장에서 더욱 실감하고 있다. PT도 다녀보고, 다양한 현장에서 기업
블로그에 대한 컨설팅 및 여러 이야기들을 하고 다니는데, 단 한번도 내 이야기가 먹힌 적은 없다. 오히려 내 이야기를 듣고
불편해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도 그럴 것이 기업의 입장에선 전혀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 블로그가 기업의 입장을 생각하기 시작하면 소통은 단절되고, 입소문은 더욱 안 좋게 나기 시작한다. 소셜 미디어라는 것이
측정이 애매한 곳이고 아직까지 측정툴이 정확하게 개발되지 않은 상태라 (어떤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냥
남들이 하니까 따라 하는 정도?) 섣불리 도전한 기업블로그는 기업 이미지에 더욱 악영향을 끼치고, 매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악소문의 근원지가 될 뿐이다.
 
돈 들여 블로그 만들어서 자신의 발목을 붙잡는 애물단지로 만들어버리는 기술은 정부의 예산 쓰기 전략과 비슷한 것 같다. 그냥 돈만
쓰고 말겠다는 것인데, 그 결과 정도는 상부에 보고해야 하기 때문에 조회수, 검색엔진 노출양, 스크랩수에 집중하는 수 밖에
없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에게보게 해 놓았지만, 그 수많은 바이럴은 겉으론 기업을 찬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독이 되어
서서히 퍼져 기업의 목을 조여올 것이다.
그럼 어떻게 기업 블로그를 운영해야 할까?

보통 사회 생활을 할 때 잘난 척하는 사람보다 겸손한 사람이 더욱 인정을 받고 호감이 가게 된다. 잘난 사람도 이왕이면 겸손한
사람이 더욱 인정을 받기 마련이다. 이런 원칙은 블로고스피어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겸손한 블로그가 더욱 인정받고 호감을 받기
마련인 것이다. 그 영향력 또한 클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는 기업 블로그는 블로고스피어에 뿌리내리기는
커녕 배척 당하기 일쑤다. 그렇기에 기업블로그는 소통을 위해 남들보다 더욱 겸손해야 한다.

삼성이야기 블로그를 이야기하려 한다. 국내 1위의 기업, 세계적인 기업인 동시에 1위를 유지하기 위해 우리나라 최고의 보수적인
기업이 된 삼성은 최근 삼성이야기를 통해 보수적이지 않고 소통을 원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했다. 블로고스피어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하지만 삼성이야기 속에는 삼성의 이야기가 정말 그대로 드러나있다. 보수적인 문화 자체가 그대로 드러나 있어서 기업 문화가
블로그를 통해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블로그에 적힌 글을 보고 있으면 참 기가 찬다. 글이야 주관적인 글이기에 그렇게 쓸 수
있다고 해도, 댓글들을 보면 더 가관이다. 한눈에 딱 봐도 “나 삼성 직원”이라고 쓰여있는 댓글들이 삼성을 찬양하기 위해 줄
짓는다. 안 좋은 댓글에 대해서는 조직의 쓴 맛을 보여주겠다는 듯이 대응을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미도리님의 글(http://www.midorisweb.com/361)
을 보았다. 참 인상적인 글이었다. 블로그에 대한 열정이 큰 미도리님의 진심어린 충고에 대해 삼성의 반응은 “두고 보자”였다.
치사하고 옹졸한 반응이었다. 기업 블로그를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 지 망각한 듯 보인다.

기업 블로그가 접하는 독자들은 경쟁업체가 아니라 고객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기업이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 블로그를 만든 것이라면
고객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할텐데 니들이 1등의 설움을 알아?라는 식으로 잘난 체를 하고 있으니 참 못나보인다.

만약, 삼성이야기가 삼성 직원들에게 절대로 댓글을 달지 못하게 사칙을 정해놓고 달리는 악플에 대해 겸손하게 대처했다면 어떠했을까?

삼성이야기의 글이 우리의 잘못이 아니야!라고 변명하고 상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우린 이만큼 잘났어! 라고 말하지 않고, 우리가
부족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 질책해달라든지, 기업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는 단계이니 많은 블로거들의 도움을 바란다는 글을 썼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나타내지 않았을까? 난 그랬을 것이라 확신한다.


기업블로그는 더 겸손해야 한다.

기업이 블로그를 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매출을 높히기 위해서… 이미지를 좋게 하든, 제품 광고를 하든 매출을 높히기 위해 기업 블로그를 운영한다.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해도 보는 독자들은 그렇게 인식한다. 그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고, 진입장벽이다. 그 걸림돌을 깨고, 진입장벽을 넘어서는 방법은 단 한가지 밖에 없다. 머리를 숙이는 것이다.

참 쉬운 방법인데, 참 어렵게 돌아간다.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는 말이 생각난다. 기업 블로그에는 사람 냄새가 나야 한다. 나아가서는 고객의 마음을 미리 읽는 독심술도 보여야 한다. 때로는 고객의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자사를 불평하기도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 기업 문화가 되어있지 않다면 기업 블로그는 오히려 독이 될 것이다. 의사결정권자의 마인드도 중요하다. 아무리 아래서 그런 의지가 있어도 위에서 커트하면 어쩔 수 없는 곳이 기업이니 말이다.

성공한 기업블로그와 실패한 기업블로그. 그건 얼마나 더 많이 노출되고 검색 페이지에 걸리느냐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과 얼마나 친하고, 독자들의 블로그 글을 얼마나 많이 읽고 얼마나 많은 댓글을 달았는지, 그리고 직원들을 대동하지 않아도 악플에 대해 알아서 대응해주는 독자들이 얼마나 많은가에 들려있다.

허참… 말도 안되는 이야기군. 현실을 모르는 순진한 글이네…라고 생각한다면 기업 블로그를 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진심 어린 충고로 말이다. 그냥 하던대로 TV광고나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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