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전야 태블릿, MS가 보이지 않는다

아이패드가 처음 출시된 건 4월 3일인데 발매 28일 만에 벌써 100만대를 넘어설 만큼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RBC캐피탈마켓츠의 마이크 아브람스키 애널리스트는 아이패드의 판매 전망치를 기존 500만개에서 800만개로 상향 조정했고 로열뱅크오브캐나다 역시 같은 판매 예상치를 내놨습니다. 현재 일주일에 20만대에 이르는 아이패드가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예상 판매량의 상향 조정에는 해외 판매 호조가 한 몫 합니다. 지난 5월 28일이죠. 아이패드가 해외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일단 호주와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스페인, 스위스, 영국까지 9개 국가에서 시작됐습니다. 오는 7월부터는 홍콩과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멕시코, 네덜란드, 뉴질랜드, 싱가포르, 오스트리아, 벨기에 10개국이 추가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직껏 우리나라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물론 기사를 보니 조율만 잘 되면 국내 출시는 금세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KT 관계자는 아이패드가 설계 단계부터 한글화 등 여러 작업을 이미 거친 상태여서 세부사항만 조정하면 출시가 (바로) 가능하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애플코리아는 아이패드 구매 상담 코너를 개설하기도 했고 한국 앱스토어에도 아이패드 코너가 생긴 상태입니다.

공식적인 건 아니지만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아이패드는 2,000대 가량이라고 합니다. 출시가 임박했든 아니든 이미 아이패드를 구입한 얼리어답터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지금 당장 한글이 안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커뮤니티나 카페 등 수많은 곳에서 자체적으로 한글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마 아이패드를 이미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관련 커뮤니티를 찾아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애플아이패드클럽(http://cafe.naver.com/MyCafeMain.nhn?clubid=16624720) 이 대표적인 곳 가운데 하나인데요. 얼마 전 기사로 뜨기도 했지만 이곳에선 이미 아이패드 한글화가 90% 가량 이뤄졌다고 합니다. 한글 키보드 빼곤 거의 다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인데요. 후배가 취재를 하러 갔다가 제 아이패드를 한글화해서 가져오는 덕에 그간의 성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일단 설정 같은 곳에 가보면 완전 한글 아이패드로 착각할 지경입니다. 모든 메뉴 명칭이 한글로 바뀌어져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화면이 잠겨 있는 상태에서 잠금 해제 표시 같은 것도 ‘밀어서 잠금 해제’ 식으로 한글화했고요. 아이북스의 메뉴 명칭이나 ‘사전, 책갈피, 검색’ 같은 것도 마찬가지. 사전까지 영영에서 한영으로 바꿨습니다.

하지만 90%가 한글화됐다고 해도 아이패드를 쓰면서 가장 불편한 건 여전히 키보드입니다. 당연하겠죠. 메뉴 명칭이야 간단한 영어로 되어 있을 뿐이어서 사실 지금 아이패드를 쓰는 사람이 불편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키보드의 경우 현재 유료 2종과 무료 1종이 나와 있는 상태입니다. 한글을 입력한 다음에 복사해서 다른 곳에 따다 붙이는 식이죠. 정식 아이패드가 나오면 아이튠즈를 통해 한글 키보드도 업그레이드가 된다고 하지만 그래도 당장은 뭔가 필요할 수밖에 없죠.

아이패드를 한 달 정도 써본 느낌은 뭐랄까 잘 만든 장난감이라고 해야 하나요? 하지만 비싼 것도 분명한 장난감(한글 키보드가 안 된다는 건 아무튼 많은 부분이 봉인되어 있는 셈이어서 아직까지 제대로된 활용을 했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건 아이패드를 처음 본 아이들의 반응이었습니다. 큰 아이가 아이패드 처음 본 다음부터 이걸 찾을 때면 “아빠. 큰 아이폰 어디 있어요?”라고 물어보더군요.

하지만 이 커진 아이폰으로 즐길 만한 건 아이폰과는 분명 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주목할 만한 건 이미 관련 시장과의 전쟁(?)에 돌입한 전자책 외에 게임 그리고 교육 시장이 아닐까 합니다. 아이패드로 몇 가지 애플리케이션을 내려 받아 둘째 아이에게 보여줬는데 몰입도가 상당한 것 같습니다(이미 간단한 영문 교육용 애플리케이션도 몇 가지 나와 있기도 하고). 터치를 이용해 아이들이 써도 인터페이스 제약이 없고요.

국내 업체도 아이패드의 대항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르면 8월이면 아이패드에 맞설 태블릿PC인 가칭 S-패드를 내놓을 것이라고 합니다. 7인치 AMOLED 디스플레이에 무선랜과 3G 접속을 동시 지원하고 운영체제는 구글 안드로이드OS를 쓴다고 합니다.

블랙베리는 물론 구글도 버라이즌과 손잡고 아이패드와의 경쟁을 위한 태블릿PC를 내놓을 계획이라는 소식이 올라와 있습니다. 이미 화제가 된 위패드(사진 위)도 물론 있습니다. 위패드 역시 안드로이드OS를 탑재한 것으로 인텔 아톰 1.66GHz를 썼습니다. 재미있는 건 아이패드에 없는 웹캠과 USB를 갖췄고 플래시도 지원한다는 것이죠. 아이(I)가 아닌 위(We)라는 건 마치 애플의 독선 혹은 독주에 대한 경고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일단 아이패드가 또 다른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 첫째겠지만 둘째는 역시 애플과 경쟁 구도를 만들어 가는 안드로이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시장을 저가와 고가, 애플과 반애플로 만들면서 빠르게 휴대폰과 태블릿까지 자신의 영역을 늘리고 있으니 말입니다. MS의 영역에 말이죠. 늘 주인공이었던 MS가 보이지 않는군요(MS는 최근 아이패드의 대항마로 유력하던 태블릿 프로젝트인 쿠리에(사진 위)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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