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ul Graham 에세이 (2)] 스타트업에게 말해주고픈 13가지 (Startups in 13 Sentences)

Y Combinator의 창립자 Paul Graham의 에세이를 번역한 글입니다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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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http://www.flickr.com/photos/500hats/137174626/
2009년 2월

내가 스타트업들에게 항상 말해주는 것 중 하나는 Paul Buchheit 에게서 배운 원칙이다. “다수의 사람을 적당히 행복하게 해주는 것보다 소수의 사람을 완전히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더 낫다”. 최근 기자와의 대화에서 스타트업에게 10가지만을 말해줄 수 있다면 그 중 한가지는 위의 원칙일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러고 나서 “그렇다면 나머지 9개는 무엇일까?”라고 생각했다.


막상 리스트를 만들고 보니 총 13가지가 되었다.

1. 좋은 공동창업자를 골라라.
 
스타트업에게 있어서 공동창업자는 부동산의 입지와도 같다. 집을 구입한 후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지만 입지만큼은 바꿀 수 없다. 스타트업의 경우, 당신은 아이디어를 쉽게 바꿀 수는 있겠지만, 공동창업자를 바꾸는 것은 어렵다. 그리고 스타트업 성공의 방정식은 창업자들에 달려 있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2. 빨리 출시해라.
 
빨리 출시해야하는 이유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시장에 일찍 내놓는 것이 중요해서라기 보다는, 출시 이전에는 일을 제대로 시작하지도 않은 것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출시 해봐야지만 당신이 무엇을 만들어왔어야 했는지를 깨달을 수 있으며 당신이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즉, 출시의 가장 큰 가치는 고객을 접할 수 있게 해준다는데 있다.

3. 아이디어를 진화시켜라.
 
이 부분은 ‘빨리 출시해라’의 후반부이기도 하다. 빨리 출시하고 수정하고 반복해라. 최초의 멋진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것이 전부인 것처럼 스타트업을 대하는 것은 큰 실수이다. 에세이를 쓸 때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구현하면서 나온다.


4. 유저를 이해해라.
 
스타트업을 통해 창조할 수 있는 ‘사회의 부’를 사각형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세로축은 유저수로, 가로축은 ‘당신이 그들의 삶을 개선한 정도’라고 해보자. 여기서 당신이 제어할 수 있는 것은 가로축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당신이 얼마나 가로축을 잘 늘리느냐에 따라 세로축의 길이가 늘어난다. 과학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항상 어려운 것은 ‘답하기’가 아니라 ‘질문하기’ 이다. 어려운 부분은 바로 유저들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갈망하는 것을 찾는 것이다. 유저를 잘 이해할수록 그것을 찾아낼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대다수의 성공적인 스타트업은 창업자들이 스스로 필요로 한 것을 만들었다.


5. 다수의 애매한 유저보다 소수의 열광적인 유저를 만드는 것이 낫다.
 
많은 수의 유저가 당신의 제품을 좋아하는 경우가 이상적이겠지만, 이런 것이 바로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하긴 어렵다. 초반에 당신은 잠재적 유저 중 ‘일부’가 원하는 니즈를 ‘모두’ 만족시키는 것과 ‘모든’ 잠재적 고객의 니즈 중 ‘일부’만 만족시키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첫번째를 택하라. 고객수를 늘리는 것이 만족도를 올리는 것보다 쉽다. 그리고 아마도 더 중요한 것은 첫번째를 택함으로써 당신은 스스로를 속이기 어려워 질 것이다. 당신이 최종 목표에 85% 도달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이게 정말 85%인지, 70%인지 10%인지 어떻게 알 수 있나? 반면, 현재 유저가 몇 명인지는 쉽게 알 수 있다.


6. 놀랄만큼 좋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해라.
 
고객들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것에 익숙하다. 고객들이 접하는 대부분의 회사는 형편 없는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준-독점기업이다. 이러한 형편없는 고객 서비스를 받은 경험으로 인해 당신은 무의식중으로 기업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의 기대수준을 낮추게 된다. 고객 서비스를 적당히 좋은 수준이 아니라 놀랄만큼 좋은 수준으로 제공해보아라. 고객들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라. 그러면 고객들은 감동의 쓰나미를 받을 것이다. 해보면 안다. 스타트업 초기 단계에서는 확장된 이후에는 제공하기 힘들 정도의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그 값어치를 한다. 이것이 바로 당신의 유저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7. 당신은 측정하는 것만을 만들 수 있다.
 
나는 이것을 Joe Kraus 에게서 배웠다. 단지 무언가를 측정하는 것만으로도 그걸 향상시키고자 하는 경향이 생긴다. 만약 당신이 유저 수를 늘리고 싶다면, 벽에 큰 종이를 붙이고 매일매일 유저 수를 그래프에 표시해봐라. 유저 수가 늘면 기쁠 것이고 줄면 실망할 것입니다. 아마 얼마 안 되서 당신이 무엇을 할 때 유저 수가 늘어나는지 깨닫게 될 것이고, 당신은 ‘그 무엇’을 더 자주 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무엇을 측정할지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8. 돈을 많이 쓰지 마라.
 
스타트업이 절약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기 전에 망한다. 그리고 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을 다 써서이다. 그리고 절약하라는 것은 사실상 빨리 수정하고 반복하라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엄밀히 말하면 그 이상이다. 운동이 사람을 젊게 유지시켜주는 것처럼 절약하는 문화는 기업을 젊게 유지시켜준다.


9. 먹고 살 수 있을 정도의 돈은 빨리 벌어라.
 
창업자들의 생활비는 충당할 정도의 돈을 벌어라 (Ramen profitable). 이는, 빨리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라는 얘기가 아니라 투자 유치 과정을 더 유리하게 가져가는 방안이다. 일단, 돈을 벌어서 운영을 할 수 있는 정도가 되는 순간, 투자자와 당신 사이의 관계에 큰 변화가 생긴다. 또한 회사 내 사기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10. 집중을 방해하는 것들을 피해라.
 
집중을 방해하는 것만큼 스타트업에게 해로운 것은 없다. 최악의 유형은 당장 돈을 벌게 해주는 것들이다. 다른 직업, 컨설팅 수행, 이익이 나는 곁가지 프로젝트 등. 이런 것들은 스타트업을 더 장기적으로 유지시켜주는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당장 당신에게 돈을 지불하는 고객들의 전화를 받느라 스타트업 일을 하는데 계속 방해를 받게 될 것이다. 역설적으로 투자를 받는 것도 집중을 방해하는 것들 중 하나이기에, 가능하다면 최소화해라.


11. 사기가 저하되지 마라.
 
스타트업이 망하는 직접적인 원인은 돈이 떨어져서 이겠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대개 ‘집중력 결핍’ 입니다. 이는 (충고로는 고칠 수 없는)멍청한 사람들이 회사를 운영하거나, 사람들은 똑똑한데 사기가 저하되어 있는 경우이다. 사실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것은 정신적인 측면에서 엄청난 부담감이다. 이 점을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무거운 박스를 들기 전 신중하게 무릎을 구부리고 땅에 앉은 뒤 박스를 들어 올리듯이, 이 부담감에 짓눌리지 않도록  의식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12. 포기하지 마라.
 
사기가 저하됐더라도 포기하지 마라. 포기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놀랄만큼 멀리 갈 수 있다. 물론,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얼마나 끈질기게 계속해왔는지와는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훌륭한 수학자가 되지는 못한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수학과는 다르다. 당신이 아이디어를 계속해서 진화시키기만 한다면 대부분의 경우 순전히 노력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13. 딜(Deal)은 부러지기 마련이다.
 
Viaweb에서 배운 가장 유용한 스킬 중 하나는 기대치를 높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약 20개의 딜이 부러지는 것을 경험했다. 첫 10여개의 딜이 성사되지 않은 후 우리는 딜은 완결될 때까지는 무시해야하는 백그라운드 프로세스처럼 대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딜을 성사시키는 것에 의지하기 시작하는 것은 사기 측면에서 아주 위험하다. 성사되는 거래가 드물다는 측면에서만이 아니라 그렇게 딜 완료에 신경을 곤두서다 보면, 딜 성사 가능성 자체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총 13개의 문장을 적고 나서 단 하나의 문장만을 남겨둬야 한다면 무엇을 선택할지를 스스로에게 되물어봤다.


유저를 이해해라. 이게 핵심이다. 스타트업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부를 창조하는 것이다. 부의 크기와 관련해서 당신이 제어 할 수 있는 부분은 ‘유저들의 삶을 개선한 정도’ 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힘든 부분은 유저를 위해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다. 일단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안다면, 그 다음은 단지 만들어 내면 되는 것이며 괜찮은 수준의 해커(개발자) 대부분은 이를 충분히 할 수 있다.


이 글의 목록중 절반은 유저를 이해하는 것과 연관된다. 빨리 출시를 하는 것도 유저를 이해하기 위함이다. 당신의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진화시켜나가는 것 자체가 유저를 이해하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유저를 잘 이해한다면 소수의 사람을 정말 행복하게 하는 것을 만들게 될 것이다. 놀랄만큼 좋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장 큰 이유 역시 유저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저를 이해하는 것은 심지어 당신의 사기진작에도 도움이 되는데, 당신 주변의 모든 것이 망가져 가더라도 10명의 유저만이라도 당신의 팬이라면 당신은 계속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본 에세이의 초벌번역은 노승환님께서 도와주셨습니다. 승환님은 서울대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하고, KEBT를 거쳐 현재는 금융결제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KEBT에서 ex-로티플 CEO인 이참솔님과 함께 근무하기도 했고, 스타트업에 매우 높은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승환님 트위터는 @rodok 페북HwanRoh 입니다.

글 : 임지훈
출처 : http://www.jimmyrim.com/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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