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비하인드 스토리 (6-1)] 스타트업 “굿닥”의 사업전략이란?

스타트업을 성장시켜 본 경험이 있는 분께서 말씀하시길 “하루가 하루 같지 않다. 일주일 같다.”라고 하셨는데요. 하루에도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생기고 감정기복이 큰 과정임을 역설적으로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적은 자원으로, 체계 없이 한발짝씩 나가기만 해야 하는 스타트업에서 일상을 자주 공유하고 주변에 신경 쓰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희소성이 있어 벤처성장스토리 – 티몬이 간다가 그렇게 많은 인기를 얻었나 봅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스타트업이 성장한 이후 정리하여 책으로 발간하는 것과 매일매일 실제 터진 일, 뛰고 있는 사람들의 진솔한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것은 조금 다를 것입니다. 아무래도, 드라마를 매일매일 시청하는 짜릿함과 다 끝난 후 각색된 스페셜을 보는 것이 다른 것처럼요.

미국에는 PatientsLikeme 라는 의료 소셜 네트워크가 있습니다. 서로의 질병정보를 공유하고 관계를 맺도록 하는 성공한SNS 사이트인데요. 현재 12만 명의 가입자가 제공한 1,200 여 개의 질병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습니다. 이 사이트는 단순한 사람 심리에 기반을 둡니다. ‘내가 아픈데, 나랑 똑같은 환경에 있는 사람은 누가 없을까? 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까?’ 즉 외롭고 힘들 때, 비슷한 누가 있다는 것은 큰 정신적 위안이 됩니다. 그 사람이 내 질병을 고쳐주는 것도 아닌데, 내 옆에 있는 게 아닌데도 그냥 그런 사람을 알고 소통한다는 게 따스한 힘이 됩니다.

스타트업을 꾸려가는 과정은 고달플 때가 많습니다. 맨주먹으로 성을 세우는 과정. 바람도 불고 흙도, 삽도 부족한 데 있는 사람들끼리 어떻게든 해결해야 합니다. 이때 나랑 비슷한 환경에 있는 사람의 목소리, 하루하루의 솔직한 경험을 소통할 수 있다면 조금이나마 서로에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굿닥’이라는 프로젝트를 소재로 하지만, 사실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 겪어 본 얘기를 하루하루 연재할 계획입니다. 첫 출발로 ‘스타트업 사업 전략’이라는 딱딱한 주제로 시작하여, 굿닥이 커가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 내부 사람들의 목소리와 생각들을 ‘가능한’ 가감 없이 벤처스퀘어와 함께 풀어가 보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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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비하인드 스토리 (6-1)] 스타트업 “굿닥”의 사업전략

사실 스타트업의 사업전략은 명문화 되기 힘든 것 같습니다. 임대표님이 초기에 공유해주신 사업계획 문서가 있지만, 지금 실행하고 있는 모습은 상당부문 다른 점도 많습니다.

스타트업의 전략은, 아마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을 것 같습니다.
핵심 2~3개 집중 – 가설을 세우고 행하며 계속 수정 – 실행 중심의 단계별 전략 – 사람 성장에 기반을 둔 전략

# 핵심 2~3개에만 집중

스타트업의 사업 전략은 ‘스타트업이 처한 상황’을 절실히 반영해야 합니다. 스타트업의 제약요인은 ▲자원(인력, 돈, 시간 등) 부족 ▲경험 부족 – 모두가 처음 해보는 일 ▲실행이 최우선, 정도가 있을 텐데요. 이렇기에 사업전략은 특정 단계에서 정말 중요한 2~3가지 요인에 집중하는 것, 이 돼야 합니다. 선택한 사업아이템을 가지고 주변 지인들, 해당 분야 사람들하고 얘기하다 보면 저절로 무엇이 핵심요인인지 틀이 잡힙니다. 그리고 그 사업을 정말 고민한다면 어떤 사람이든 집중해야 할 영역을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3가지 요인에 집중한다고 해도 실제 세부적으로 내려가면 정말 많은 일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누가 어떠한 영역에 All-in하고 있고 그 영역을 책임질지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명이면 모든 것을 다해야 하지만 예를 들어 4명이면 나는 이것을 선방하고, 너는 저 부분을 뚫고 나가고 등등. 물론 동시에, 다 같이 달려드는 것과 빈 구멍은 보는 사람이 부탁할 겨를 없이 빨리 매우는 식의 진행도 병행되야 합니다. 패스트트랙아시아 박표순 재무팀장은 실제 밤을 꼴딱 센 적이 있는데, 다음날 달리기에 앞서 DB가 정리되어 있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 아침에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밤새 정리하는 작업을 수행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또한, 임진석 대표는 개발팀이 일정을 맞추기 위해 밤을 새우고 있어 같이 등잔불을 밝히며 업무를 하곤 했습니다.

처음에는 임진석 대표님, 김기풍 이사님이 정신없이 다양한 영역을 생각하고 고민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임 대표님은 A, B 영역을 담당하고 있고, 김기풍 이사님은 C 영역을 선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또 들여다보면 임 대표 역시 C 영역에 일손이 필요할 때는 늘 같이 나가 챙기고 있고, 김 이사 역시 C를 하면서 생긴 이슈, 고민을 A, B와 연계해 해결합니다. 또한, 점점 C영역에서 C1, C2, C3 영역을 구분하여 팀멤버분들이 이를 하나씩 담당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핵심 2~3가지에만 집중해도, 실제 한가지씩 제대로 하려면 엄청난 노력과 장벽을 헤쳐가야 합니다. 임 대표님, 김 이사님에 이어 멤버로 처음 합류하신 유웅기님은 초반에

머리로 계산하고 두려워 망설일 여유조차 없이 다만 맡은 부문에서 실행하고,또 실행합니다. 그렇게 부딪히고, 터지면서 실행했을 때, 무언가 ‘내 것’이 만들어져 간다는 보람에 즐거운 것 같습니다.

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집중 영역이 명확할수록, 맡은 사람이 실행에만 집중하여 결과물이 나올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정리하면, “팀멤버가 지금 단계에 ‘무엇에’ 전력투구를 다할지 알게 하는 것이 전략이자, 리더쉽’인 것 같습니다.

# 가설을 끊임없이 수정

해당 분야 전문가분을 뵙고 돌아오는 버스 안이었습니다. 임 대표님이 곰곰이 생각에 잠겨 있습니다. 조심스럽게 물어봅니다. “무슨 고민 하세요?” “0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저희가 너무 한쪽에만 치우쳐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0 부문 역시 정말 중요한데, 간과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임 대표님은 바로 돌아오자마자 조언을 반영하여 그림을 일부 수정합니다.

2~3일 후 “우리가 실행을 해보니까, 이 부문은 잘되지만, 저 부문은 잘 안 되고, 실제 많은 어려움이 봉착합니다.”라고 팀 멤버들의 목소리가 갑자기 모였습니다. 바로 “그러면 일단 잘되는 a 영역에 집중하고, b 영역은 조금 추이를 지켜보고 c 영역은 깔끔히 버리자!’라고 순식간에 합의가 모아졌습니다. 갑자기 실행전략이 확 수정됩니다. 문서화도 없이 그냥 어떤 식으로 발로 뛸지에 대해 서로가 인지하는 것으로 끝난 것입니다.

요약하면, 실제 발로 뛰어보고 느낀 점을 적시에 반영해 가설을 다시 세우고 다음 날 뛸 방법을 조금 더 현실적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 지금 당장은 불가능하면 서랍 속에 넣어두고 다음 단계에 반영하는 것, 즉 살아있는 전략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실행 해보며 메꾸어지는 단계별 전략

좋은 의사 찾기 서비스, 굿닥은 5월 출시! 라는 명확한 목표에 기반을 두어 모든 업무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세부 목표, 업무들은 매주 한 번씩 다 같이 모여 점검합니다. 리뷰에 기반을 둬 단계별 상세 전략은 조금씩 바뀝니다. 한 주는 일단 C가 부족해 C에 모두 몰방하며 어떻게 실행해야 하는 것인지, 어떻게 끌고 나가야 하는지 보고, 업무 방식이 자리 잡히는 것이 보이면 몇 명은 A, B로 자연스럽게 옮겨갑니다.

C에도 C1에 한 주 집중했다면, C1의 비결을 새로 들어온 팀원에게 적극 공유해서 담당자를 전환하고, C1에 집중한 인원들이 C2를 개척하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달리면서, 한번쯤 뒤돌아 보는 시간을 가지고 다시 달리기 위한 다음 단계 전략을 수정하는 것입니다.

모두 처음 해본 일입니다. 달리면서 고생하는, 한편으로 무럭무럭 성장하는 팀원들이 모습이 눈에 생생하게 보입니다. 임 대표님과 김기풍 이사님이 C 영역의 업무를 처음 해보면서, 잘 안 되어 서로 고민을 주고 받던 게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주도 채 안되 굿닥팀에 유웅기, 홍기대님이 우선 C1에 집중하여 노하우를 정리하고, 홍기대님은 C2에 자연스럽게 넘어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웅기님은 새로 들어오신 진영님, 승호님, 형태님 등과 C1 업무 프로세스 및 노하우를 공유해서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들어오시자 마자 바로 달리게 되신 진영님, 첫날을 마치고 “눈앞이 깜깜했는데 하다 보니 조금씩 빛이 보이네요. 그래서 희망이 생기고 함께이기에 힘이 납니다.”라고 말씀하신게 그저께였는데 벌써 몰두하고 계신게 눈에 보입니다. 또한, 김기풍이사님은 C1, C2에 집중하고 있을 때 C3 업무가 공백으로 남겨진 것을 발견하고 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C4 업무는 건드려보다가 잘 안 돼서 자연스럽게 사라졌습니다.

조인하자마자 C1 업무를 정신 없이 함께한 형태님, “오늘은 정신 없는 하루였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분들과 똑같았겠지요. 하지만 start-up의 진한 맛 중에 한 방울을 맛보는 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느낀 점은 C1을 하면 할수록 오기가 나고 그 오기가 패기가 되며 패기는 곧 또다시 도전으로 된다는 점을 몸소 느꼈다는 점입니다.”

C2를 직접 뛰면서 추진하고 있는 홍기대님, “생각보다 뛰어보니 반응이 좋아 힘이 납니다. 고객들의 반응이 좋으니 힘이 나고 더더욱 실제 혜택을 받을 당사자들을 위해 잘 꾸려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발로 뛰는 만큼 실제 혜택을 받을 병원들과 사용자들을 보면서 이번 서비스의 비전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느낍니다”
 
즉 정리하면 “꼭 지켜야 할 핵심 목표를 모두가 마음에 품고, 단계별로 해보면서 실행이 가능한 것 중심으로 세부 전략을 짜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 사람의 성장에 기반을 둔 전략

굿닥을 성공시키기 위해선 A, B, C가 중요하고, C에는 C1, C2, C3가 중요하다는 것은 쉽게 할 수 있지만, C1을 직접 실행하고, 프로세스를 체계화 하고, C1을 둘러싸고 있는 현실 장벽을 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또한 스타트업은 사람과 시간이 부족하여서, 다른 부문은 못 챙기고 남겨질 때가 잦습니다. 하지만 굿닥팀의 인원들이 빠르게 성장하며 한 부문씩 책임지게 되며 전체 전략 역시 견고화 되는 것 같습니다. 유웅기님이 처음 들어오셨을 때 “이런 부류의 실무는 처음이라 시야도 아주 좁고 허점투성이 입니다. 더 열심히 배워야죠. ‘닥치고 실행’ 하다 보면 틀림없이 발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미 각오는 돼있습니다.” 라고 말씀하신 게 2주도 채 안 되었네요. 지금은 새로 조인하신 분들과 함께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홍기대님은 “오늘은 아침부터 A 지역에 갔다가 B에 들렸다가 C에서 마무리했다 온종일 정신 없이 돌아다니다 보면 서울이 내 손바닥 안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네요. 이런 것이 발로 뛴다는 거구나!”라고 종종 말씀하실 정도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조인한 팀 멤버들이 무럭무럭 성장하며 특정영역을 담당하고, 이렇게 되면 임진석 대표와 김기풍이사가 놓치고 있는 다른 부문을 챙기기가 용이해집니다. 즉, 사람이 들어오고 함께 성장하며 전략도 동시에 성장하게 되는 것입니다.

꿈꾸는 사람은 반드시 변하기 마련인 것 같습니다. 제가 패스트트랙아시아 멤버로써 굿닥팀과 함께 일할 때 가장 보람차고, 마음이 찡한 순간은 함께하신 분들이 성장하시는 게 눈으로 보일 때 인 것 같습니다. 오늘의 우리의 모습은 어제의 내가 실제 노력하고, 바랬던 그 모습인 것 같습니다.

다음은 ‘스타트업 팀원들이 어떻게 동기 부여되는지에 대해 공유하고자 합니다’

글 : 서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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