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데이터 혁명

유통 혁명이라는 것은 ‘내가 어떤 재화 서비스를 선택하느냐’하는 문제인데 이를 뒷받침해 주는 맞춤 광고를 가장 적합하게 제공하는 기업이 미래 시장경제의 승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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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http://www.flickr.com/photos/mrflip/5150336351/
빅데이터(Big Data) 혁명이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2012년 전 세계 데이터는 35ZB(제타 바이트=조 기가 바이트)를 넘어 설 것으로 추정된다. 매년 생성되는 새로운 데이터의 양이 인류가 지금까지 만든 데이터 양을 추월한 지 오래다.

세계는 복잡해지고 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발달의 결과로 개인의 욕구가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 시장은 날이 갈수록 세분화되고 있다. 바로 스마트와 소셜로 촉발된 개인화 혁명이 빅 데이터 혁명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이 복잡해지면서 이제 경제 중심은 제조에서 유통으로 완전히 이동하고 있다. 제조 기술의 경쟁력이 아니라 빅 데이터를 통한 유통 역량의 경쟁력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개인의 취향, 학벌, 거주 지역, 친구 그리고 인터넷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들이 상호작용해 바로 이 시점에(天) 여기에서(地) 이 사람(人)에게 가장 적합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미래의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모습일 것이다. 천지인(天地人)의 통합 경제가 되는 것이다.

복잡한 빅 데이터들의 분석 결과는 ‘개인이 어떤 가치를 선택하느냐’하는 단순한 문제로 귀결된다.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은 구글이 보유한 정보를 가지고 특정한 시간 뒤에 특정인이 할 일을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IBM의 제프 조단 사장은 특정 인물이 다음 주 오후 몇 시에 어디에 있을지를 90% 가까운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페이스북에서는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사진 몇 장으로 누구인지를 알 수 있다고 했다. 빅 데이터를 통해 이제는 나의 행동 자체가 예측 가능해진다.

결국 시장경제에서 유통 혁명이라는 것은 ‘내가 어떤 재화 서비스를 선택하느냐’하는 문제인데 이를 뒷받침해 주는 맞춤 광고를 가장 적합하게 제공하는 기업이 미래 시장경제의 승자가 된다. 이러한 알고리즘이 만들어지는 과정에는 ‘떼 지능’이 작동하고 있다. 사전에 기획된 것이 아니라 수많은 시도를 하고 스스로 배워 나가는 것이다.

아프리카 얼룩말은 아프리카의 누(소와 유사)에 비해 개체 수가 10분의 1이다. 얼룩말은 스스로의 개체 알고리즘으로 판단한다. 누는 수많은 개체들이 시행착오를 한다. 언뜻 보기에 얼룩말이 악어를 피해 강을 더 쉽게 건너갈 것으로 보이지만 누의 성공 확률이 더 높다. 알고리즘 그 자체도 수많은 빅 데이터의 시행착오를 통해 더 정교하게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70억 개인의 24시간, 그들이 존재하는 장소, 그곳에서 발생하는 숱한 상호작용, 이 모든 것이 융합돼 나간다. 필연적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정보 처리 기술이 필요하게 된다.

그러나 만약 이러한 엄청난 데이터가 빅 브러더에 의해 독점되고 악용된다면 공상과학영화에서 보듯이 지능적으로 통제된 사회에 들어서게 될 것이다. 구글의 모토인 ‘악마가 되지 말자(do not be evil)’가 무섭게 다가오지 않는가. ‘구글의 휴대전화 이름인 안드로이드의 의미가 무엇일까’는 질문을 던지면서 빅 데이터 얘기를 마무리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글 : 이민화

약력 :이민화 카이스트 초빙교수·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1985년 국내 벤처기업의 효시인 (주)메디슨을 설립, 세계적 의료 기기 회사로 성장시켰다. 1995년 벤처기업협회 초대 회장으로 벤처기업특별법 제정, 코스닥 설립 등 수많은 벤처 정책을 입안, 한국의 벤처 입지 형성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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