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위기관리]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니션 시스템의 얼개

다양한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의 얼개들을 하나 하나씩 들여다 보자. 재미있는 증상들을 보면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먼저, 위기 발생 시 CEO께서 여러 이유로 위기관리에 관여하지 않으시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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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위기시 해당 기업은 전혀 움직임이나 대응이 없다. 무언가 고민하는 것 처럼 보이는 데 내부나 외부로 공유되는 아무런 커뮤니케이션이 없다. 내부적으로는 중소규모의 회의들만 계속되고, 실무자들은 상황보고를 위한 문서작업으로 시간을 보낸다.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일선에서는 자기 마음대로) 하지 못할 것도 없는 상황.

두번째는 CEO가 직접 위기관리는 지휘하시는데 위기관리 위원회가 존재하지 않아 전략적인 의사결정과 통합적인 실행이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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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부서장들이 CEO에게 따로 따로 각각 보고한다. CEO 룸 바깥에 각자 보고하기 위해 줄을 선다. 전체적으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내부 구성원들은 아무도 모른다. CEO 혼자만 모든 상황을 알고 있다. 부서들은 CEO께서 단편적으로 시키는 대로만 한다. 부서간에 다른 부서의 활동이나 메시지를 서로 모르고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보면 회사가 중구난방의 위기관리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세번째는 위기관리 실행을 담당할 부서들의 R&R(역할과 책임)이 배분되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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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이해관계자 접점들은 모두 열려 있는데 이를 통해 실제 실행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언론은 부정적인 기사들을 마구 써대는 데 그에 대한 대응이 힘들다. 아무 임원이나 아는 데스크들을 만나고 다닌다. 정부기관에서 회의를 하자고 하는데 누가 들어가야 하는지 고민하면서 미팅을 미룬다. CEO와 위기관리 위원회가 워룸에 모여서 무언가는 하시는데 일선에 명령이 떨어지거나 실행이 진행되는 것들이 별로 없어 보인다. 일부 이해관계자 접점에서는 당황스러운 각개 전투가 벌어진다.

네번째는 이해관계자 접점에 대한 관리 개념이나 체계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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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불만제로나 소비자고발 같은 프로그램이 매장이나 상담사, 지점이나 공장을 마구 방문해 취재해 간다. 일선에서는 기자들이나 PD들을 밀치고, 때리고, 욕지거리를 한다. 마음대로 인터뷰 해서 회사에 임팩트를 준다. 본사에서는 무언가 열심히 논의를 하는 듯 보이는 데…일선에서는 마구잡이 방어 본능이 판을 친다. 외부에서 보면 해당 회사가 마치 실성한 것(정상이 아닌 것) 처럼 보인다. “어떻게 저런 회사가 오래 갈 수 있지?”하는 반응들이 나온다.

다섯번째는 최근에 목격되는 상황인데, 회사에 기업소셜미디어 채널이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해도 통합적으로 관리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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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오프라인에서의 기존과 같은 위기관리는 어느정도 되어가는 것 같은데, 소셜미디어상에서 어떤 위기가 발생하면 손을 놓게 된다. 마땅히 대응할 채널도 없고, 윗분들이 이해도 못하시고, 심지어 우리의 공식 SNS 채널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의사결정권자들이 실시간으로 알지도 못한다. (가끔 핵심 임원 자제분들이 SNS 모니터링을 해서 아버지에게 보고한다!) 소셜공중들에게 법적으로 대응하려 하고, 오프라인 언론을 대상으로 보도자료를 내서 소셜미디어에 영향을 미쳐보려 시도한다. 일부는 그러다 위기가 지나가면 그 후 부랴부랴 소셜미디어 채널을 만들고,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강의를 듣는다.

여섯번째도 최근 종종 목격되거나 시도되는 상황인데, 기업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시스템이 기존의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과 완전하게 분리되어 있는 상황이다. 오프라인 따로 온라인 따로 소셜 따로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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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기존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에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시스템이 완전하게 병합되지 못해서 따로 따로 움직인다.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시스템을 위기관리 전문가가 아닌 소셜미디어 전문가들이 설계하고 구축한다. 대부분의 체계가 실행 중심이고, 비법(!)이 판을 친다. 공학적으로 모니터링하려하고, 연구자 처럼 분석하려 시도한다. 바이럴과 밀어내기 그리고 좀비 계정들을 활용하는 밑작업을 한다. 문제는 위기시 이런 모든 활동들이 기존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에서 결정된 전략이나 포지션과 상관없이 움직이는 부분이다. CEO나 위기관리 위원회에서 소셜상에서 우리가 무슨일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기도 힘들다.

마지막 일곱번째는 정상적인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의 얼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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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 위기관리 위원회, 위기 실행을 위한 명확한 주관/유관팀의 존재, 오프라인과 온라인 이해관계자 접점에 대한 창구정리 및 통합적 실행이 진행되는 구조다.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시스템도 평시와 위기시 완전히 변환(convert)되는 통합적 체계로 기존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에 병합되어 있다. 이런 시스템의 경우 빠르다. 그리고 최고의사결정그룹의 위기관리 의사결정이 이해관계자 접점에서 대부분 그대로 구현된다. 모든 이해관계자 접점의 창구들이 유기적으로 통합적으로 협업된다. 외부에서 보면 일사분란하고 일관성 있는 모습으로 보여진다.

이상의 일곱가지 상황들을 하나 하나 들여다보자. 우리는 어디에 있을까? 무엇을 보완해야 할까?

글 : 정용민
출처 : http://jameschung.kr/2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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