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문화를 통해 젊은이들과 사회에 희망을 나누는 ‘기브(G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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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로 나눔을 꿈꾸다

인터넷 산업에 몸을 담고 있다 보면 가끔 오랜만에 소식을 듣는 지인들이 사업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많다. 진입 장벽이 낮은 인터넷 산업의 특성상,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와 스케일업이 가능한 기술만 있으면 신생업체들도 일시에 큰 기업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한동안 연락을 하지 못했던 지인 김준호씨가 사업을 시작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크게 놀랍지 않았다. 요즘 창업하기 좋다는 말이 많이 나오고 있으니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시작했나보다 생각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부(Give)의 CTO인 김준호씨>

그런 내게 반전으로 다가왔던 것은 그가 만든 서비스가 ‘기부’를 목적으로 한다는 것이었다. 이름부터 대놓고 ‘기부톡’이었다. 핀터레스트 UI가 국내외 소셜 서비스의 표준 디자인으로 굳혀가고 있듯이, 어떻게 보면 돈 되는 사업 모델에 따라서 누구나 비슷비슷한 시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박 성공’도 아니고 ‘기부 문화’라는 비전을 들고 사업에 뛰어든 그는 확실히 별종이었다.

그리고 어떻게 그가 그렇게 특이한(?) 행동을 하는 지도 분명했다. 스카이프로 진행한 한시간 남짓한 인터뷰에서 그는 그가 공동 창업한 회사 기브(Give)가 지난 4월에 출시한 안드로이드 기부통화 앱 기부톡과 기부톡이 만들어낼 더 나은 사회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에겐 애초부터가 사업을 하는 궁극적 목적이 돈을  버는 것이 아니었다. 그에게 사업이란 빈부격차는 날로 심해지지만, 상호 갈등은 더 심해지는 이 사회에서, 나누는 문화를 확산시키고, 젊은 세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좋은 도구였다.

통신시장의 빈틈을 노린 사업 모델

물론, 그에게도 이상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역시 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사업을 확장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 기부톡은 기본적으로 사용자가 기부톡으로 전화를 걸면 별정통신사업자인 기브가 이통사로부터 ‘통화 유발 수수료’을 받아서 (1분당 3원, 20초당 1원이 누적된다.) 그 돈의 일부를 사용자가 지정한 굿네이버스, 코피온 같은 기부단체에 기부하는 형식으로 운영이 된다.

여기서 회사의 수익은 이 과정에서 수수료의 일부인 나눠가지는 것으로 발생한다. 티끌모아 태산인 것 같지만, 통신사가 통화료로 앉아서 버는 돈을 생각할 때, 사실상 통신사의 이윤을 나눠가지는 형태이기 때문에 분명한 시장은 존재한다. 남은 관건은 이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현실화하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지지를 얻어 시장에서 신뢰를 확보해나가는 일이다. 그를 위해서 현재 기브는 인천시 등 정부기관과 기부 활동 등과 관련 협약을 맺고, 연예인 등 명사들과 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통화 품질 향상 등 기술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특허를 3개 출원한 상태이며, 관련 특허 2개를 출원 준비 중이다.)

대표인 안종철씨와 CTO인 김준호씨 모두 통신분야에서 박사 과정까지 공부한 사람들이니 기술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사용성’이란 관점에서 기부 문화를 해결하겠다는 접근법과 취지 역시 모두 훌륭하다. 기부톡에서 출발하여 기부와 관련된 애플리케이션을 패키지로 제공한다는 장기전 비전도 설득력이 있었다.

착한 기업의 약점과 강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뷰 중에 내 마음에 걸린 부분이 하나 있었다면 그것은 이것이 ‘착한 서비스’라는 점이다. 이 서비스는 수익을 창출한다는 영리적 목적 외에 기부 문화에 기여한다는 비영리적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다. 이것은 쉽게 생각하면 장점처럼 들릴 수도 있다. 착하다는 것이 호감을 가질 만한 원인이고, 그렇다면 사람들이 더 쉽게 서비스를 지지해줄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어떤 서비스를 택하는 원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착하다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윤리적 소비’가 문화로 정착되지 않은 국내 상황에서는 그렇다. 단적으로 말하면, ‘서비스’로 ‘문화’를 바꾸려고 하기 전에 ‘서비스’ 자체로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서비스에 가장 기본인 결국엔 ‘사람들이 쓰고 싶은’ 나아가 ‘써야만 되는’ 서비스 품질에 도달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기부톡을 통해서 사용자들은 통화라는 일상의 행위를 통해 쉽게 기부하고, 기존 자선단체들은 지속적이고 안정된 자금원을 제공받고, 사각지대에 있는 국내 복지와 국제 개발과 관련된 활동가들, 단체들이 활동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든다는 김준호씨, 그리고 기브의 꿈은 이제 첫 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이 기업과, 이 사업가들의 장래에 대해서 희망적이다. 그 이유는 돈 이상의 것이 목적인 사람들은 매출이 당장에 나오지 않는 경우 막연한 기대가 무너져 낙망하기 쉽지만,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그 비전이 이루어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도전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나눔이 쉬운 세상을 꿈꾸는 기부톡, 그들의,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갈 미래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글 : 비전 디자이너

About Author

/ jaeykim2@gmail.com

오픈 인터넷을 지지하는 인터넷 정책 오타쿠. Cizion의 전략 매니저이며, 작가로 쓴 책으로는 "소셜 웹이다"(네시간, 2010)와 "소셜 웹 혁명"(두드림, 2011)이, 번역한 책으로는 "드래곤플라이 이펙트"(랜덤하우스코리아, 2011)와 "열린 정부 만들기"(에이콘, 2012)가 있다. 예측이 불가능한 시대에는 경험보다 비전이 더 중요하다고 믿고, 사람답게 사는 디지털 세상을 만들기 위해 행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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